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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1라운드 종료, ‘파격’과 ‘통상’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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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1라운드 종료, ‘파격’과 ‘통상’ 사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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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공급자 단체, 각자 입장만 고수...생중계 요구 등 의협 파격 행보 눈길

[의약뉴스] 2025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건보공단과 공급자 단체 간의 첫 협상은 ‘파격’과 ‘통상’을 오갔다.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공급자 단체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설파하는 건보공단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협은 ‘생중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반대’라는 카드를 꺼내며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주요 공급자단체들은 16일과 17일 양일간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1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16일과 17일 양일간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1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16일과 17일 양일간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1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16일 가장 먼저 협상을 진행한 한의협은 3%에 불과한 건강보험 내 한의과 점유율을 이번 협상을 통해 상승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방 수가협상단장인 정유옹 수석부회장은 “회원들이 지금 높은 폐업률과 함께 최저임금도 되지 않아 고통받는 등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며 “이번 협상은 한의계의 건강보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어 “의사가 13만명이고, 한의사가 한 3만명인데 지금 현재 우리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며 “의대증원 사태에서도 필수의료 항목이 늘어난 부분이 있어, 이를 고려해 더 높은 수가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협상을 마친 정 부회장은 “오늘 협상에서 유형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고, 한의 유형이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한 공유가 있었다”며 “조사한 바로는 한의 유형의 순위가 굉장히 안 좋았고, 그럼에도 한의계의 입장과 한의유형 환산지수 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완호 보험부회장도 “2020년 코로나부터 올해 의대증원까지 4년동안 한의 유형이 많이 소외되고, 그러다보니 수치적으로 악화됐다”며 “한의가 우리 국민들 건강증진과 의료 소비 감소에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한의 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산소호흡기 정도의 수가라도 제공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의협에 이어 수가협상을 진행한 의협은 ‘수가협상 실시간 생중계’ 등 선결요건을 두고 건보공단과 갈등을 빚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최성호 부회장(의원 수가협상단장)은 “수가협상의 한계점과 걸림돌으로 작용했던 건보공단의 연구결과에 따른 단체별 순위의 적용 배제를 요구한다”며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보험료와 진료비로 직결되는 수가협상은 법정 회의체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인 바, 일련의 협상 과정을 생중계, 언론 취재 허용 등 낱낱이 공개해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이러한 선결조건 여부에 대한 건보공단의 즉답을 원하지만, 건보공단 입장에서도 우선 재정운영위원회의 의결이 있어야 하는 만큼 우리의 뜻을 충분히 전달해 주고, 늦어도 다음 주 예정된 2차 회의 때 답변해주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건보공단 측 협상단장인 김남훈 급여상임이사가 이미 제도개선협의체가 마련돼 공급자와 가입자, 보험자가 서로 의견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 의협이 요구한 선결조건에 대한 즉답을 유예할 것을 재차 요청하자, 의협 측은 이를 받아들이고 1차 협상을 진행했다.

▲ 의협은 ‘수가협상 실시간 생중계’ 등 선결요건을 두고 건보공단과 갈등을 빚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 의협은 ‘수가협상 실시간 생중계’ 등 선결요건을 두고 건보공단과 갈등을 빚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1차 협상 종료 후 최 부회장은 “이번 환산지수협상은 의료의 위기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대통령도 적정 수가 없이는 아무리 의사를 많이 늘려도 소용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환산지수협상 체계를 고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16일 협상 일정 중 가장 마지막에 진행된 약사회는 약국의 어려운 상황과 지난해 처음으로 결렬된 협상 결과를 언급하면서 건보공단 협상단을 신뢰한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약국 협상단장을 맡은 박영달 부회장은 “이번 협상은 의사정원과 의사 집단행동으로 대외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작돼 예기치 않은 환경변화와 분위기가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며 “모든 정책ᆞ협상 역량이 의료계 우선이다보니 약국의 어려움은 관심의 뒤로 밀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협상에서 약국은 1.7%로 유형별 계약 최초로 결렬됐는데, 병원 1.9%, 의협 1.6%를 고려할 때 약국에 더 배려할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고 본다”며 “연구결과만 봐도 병원과 약국 격차보다 약국과 의원위 격차가 더 컸는데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만 “건보공단 협상단에 대한 신뢰는 변하지 않았고, 건보공단 협상단이 힘을 가질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면서 “언제든지 힘을 보탤 것이며, 올해 만큼은 현장의 어려움이 반영된 결과가 도출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1차 협상을 마친 박 부회장은 코로나 기간 고통을 분담한 약사직역에 대한 보상안을 촉구했다. 

그는 “2020년도 코로나가 한창일 때 약국유형이 당시 3.5%를 받았지만은 실제 수가는 7.7% 감소한 효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사실에 기초해 손실분을 보정하기 위해서는 공단의 대승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약국 유형은 90일 장기처방이나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으로 수가 손실이 점차 커지고 있어 정무적인 판단으로 이를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수가협상 이틀째인 17일 건보공단과 1차 협상을 시작한 병협은 3개월 넘게 지속된 의료대란 속에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심각한 경영상의 타격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병원 협상단장인 송재찬 부회장(상근부회장)은 “3개월에 걸쳐 병원 특히, 대형병원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모두가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가 좀 더 발전해 나가는 하나의 모티브가 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환산지수협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환산지수협상과 관련해서 제도적인 문제들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 공급자, 의료소비자, 가입자, 보험자 모두에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열린 마음으로 서로 터놓고 얘기하면서 어떻게 하면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차 협상을 끝낸 송 부회장은 “지난해 진료비 지급 시차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상은 악화됐다”며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이 올해 어려운 병원계 상황을 2025년도 협상에 반영하기 힘든 구조라고 인터뷰했지만, 정량적으로는 아니어도 정성적으로는 반영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병협에 이어 가장 마지막으로 1차 협상에 임한 치협은 수가협상 밴드(추가소요재정) 운영 개선을 제안했다. 메인 밴드 외에 별도의 사이드밴드를 편성해 유연한 협상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

마경화 보험부회장(치과 수가협상단장)은 “치과 쪽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치과 의원을 중심으로 놓고 봤을 때, 인력 수급 면에서 이미 과잉 상태에 접어들었다”며 “과다 경쟁으로 인해서 무차별적인 덤핑 치과, 불법 과도 광고 치과에 불법 네트워크 치과와 사무장 치과도 나오면서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살펴보면 결국 재정을 지키기 위해 고집한 저수가로 인해 일어난 일들”이라며 “그간 방치된 불균형 문제로 인해 보건의료라는 섬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가라 앉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추가소요재정이라는 밴드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재정관리와 걱정을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이제는 껍질을 깨 재정을 풀 때는 풀고 쓸 때는 써서 급한 불을 꺼야 한다”며 “추가소요재정 운영 개선안으로 메인 밴드 외에 소프트 밴드라고도 할 수 있는 재정 주머니를 마련, 유형별 계약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여기저기 생기는 빈틈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차 협상을 마무리한 마 부회장은 “오늘 회의에서는 공단이 제시한 자료 속에 치과 관련 자료가 왜 그런지 설명했다”며 “SGR 개선모형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개선모형들과 SGR모형을 합쳐서 논의하면 평균 수가 조정률과 밴드를 좀 더 설득력 있게 얻어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환산지수 차등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한 번 해볼 만한 것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다만 건보공단 측에서 여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플랜을 가진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SGR 모형을 통해 나온 유형 간의 격차와 순서 그 부분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수치를 통해 나온 유형별 순위 외에 숫자로 표시되지 않는 별도 요소들을 감안해서 협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필수의료 정책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 탓에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남훈 급여상임이사는 “생산가능 인구는 감소 및 저성장 기조로 보험료 수입이 약해지고 있는 반면에 선진국 평균보다 빠른 고령화에 의해 노인과 만성질환 진료비 등 의료 이용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며 “게다가 필수의료 정책에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인데, 추가적인 지출이 크게 증가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제1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환산지수협상을 진행한 것처럼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이 사실상 향후 환산지수협상 추진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며 “협상 환경은 어렵지만 보험자이자 재정관리자인 건보공단은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운영을 위해 상호 신뢰와 존중, 소통과 배려의 자세로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지난해처럼 다섯 가지 수가 조정 모형(SGR 모형, SGR개선 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증가율 모형, GDP-MEI 연계모형)을 제시하고 가입자와 공급자가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는 소통 간담회를 개최해 환산지수협상의 균형점 역할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공급자 단체장 교체와 협상단 대거 변경을 고려해 배려 차원에서 건보공단이 연구한 협상 자료를 선제시하기로 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를 유지하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 속 가입자의 부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는 협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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