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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연구소 "의료법, 권리보다 규제가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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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연구소 "의료법, 권리보다 규제가 더 많아"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7.2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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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가지 이상 의무와 제재 존재"..."모든 행정 행위가 규제 대상" 일갈

[의약뉴스] 최근 의료계에서 의사 등 의료인에게 과도한 형사적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의료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는 의료법조차 권리보다 의무나 규제가 더 많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원장 우봉식)는 최근 발간한 ‘의사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현행 의료법을 개관함으로써 과잉규제 현상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해 수행됐으며, 의료법에 한정해 의사의 권리와 의무를 살펴봤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법은 의료인에게 의료행위, 의료업, 의료인 명칭 사용 등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의료행위 및 의료업을 영위하는데 준수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다만, 전문직으로서 의료인의 자율성이나 권리에 관한 내용보다 의료업, 의료행위에 관한 규제로서 ‘의료인의 의무’를 강조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료법상 의사의 권리(또는 보호)에 관한 내용은 3개 조항, 6가지 세부 내용에 불과한 반면, 의사의 의무와 이에 따른 벌칙에 관한 내용은 6개 조항, 약 72가지 세부 내용에 달했다.

이에 더해 자격정지(1개 조항, 약 40가지 세부 내용) 과태료(1개 조항, 약 20가지 세부내용), 시정명령(1개 조항, 약 30가지 세부 내용), 의료업 정지 또는 개설 허가 취소(1개 조항, 약 17가지 세부 내용)와 같은 행정처분 사유를 더하면 의료인에게는 100여 가지 이상의 의무와 이에 대한 제재가 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이 많은 의무와 벌칙이 존재하는 법은 다른 전문직을 규제하는 국내외 법에서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단일법으로는 '형법'을 제외하면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의료법은 의료형법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갖추고 있다”며 “의료법 외 다수의 의료 관계 법상 의무와 제재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인의 행하는 진료행위와 행정행위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가가 의료법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의료인에게 필요 이상의 법적 의무를 부과하고 의무위반시 과도한 벌칙 등을 부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며 “의료인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의과학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오염시켜 의료법의 목적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의료법상 벌칙의 사유와 그 수준, 병과될 수 있는 행정처분 등.
▲ 의료법상 벌칙의 사유와 그 수준, 병과될 수 있는 행정처분 등.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현행 의료법에 벌칙 및 행정처분의 사유가 비이성적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이지 못하며,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는 등 비효율적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로는 ▲의료인에 대한 벌칙 및 행정처분 현황 통계가 존재하지 않아 각 조항의 현실적 필요성, 타당성 등을 분석하기 어렵고 ▲의무의 내용, 벌칙 및 행정처분의 대상, 그 수준 등이 과도하게 세분화되어 있으며 ▲의무의 내용이 법, 시행령, 규칙에 산재되어 있어 유기적인 해석과 체계적인 분석 자체가 어렵고 ▲벌칙 및 행정처분 조항이 개정되거나 추가되는 경우, 기존의 내용을 적절하게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등의 작업이 병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현행 의료법상 벌칙 및 행정처분 적용 현황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가 축적 및 공개돼야 한다”며 “통계자료의 공유는 의료인에게 법률 위반 사유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켜줄 수 있고, 법률 준수를 통한 환자와 의료인 간의 신뢰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법에 대한 가독성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의무-벌칙-행정 처분 조항을 각각 다른 조항에 규정하고 있는 입법 형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의무위반 행위와 벌칙 및 행정처분을 하나의 조항에 규정함으로써 의료법의 주요 수범자인 의료인이 자신의 의무와 이에 상응하는 벌칙 및 행정처분의 수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단순한 행정절차 위반과 같이 즉시 시정이 가능하고, 국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의무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벌칙을 지양하고, 경고, 시정명령 등의 행정처분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경미한 행정절차 위반을 이유로 의료인을 굳이 범법자로 만들 필요는 없고, 신속한 시정을 통해 충분히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인의 자격정지 사유 중 ‘의료인의 품위 손상 행위’, ‘비도덕적 진료행위’,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는 위임입법의 한계, 명확성의 원칙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 개선 방안으로는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을 보건복지장관으로 통일시킴으로써 체계적인 행정처분의 시행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기관의 장’으로 의무의 주체와 책임의 주체를 통일시키고, 동일한 사유로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와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지가 함께 적용될 경우에는 두 가지 행정처분의 발효시기를 통일시킴으로서 해당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법적 불안정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행정처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방어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행정처분 절차에 관한 세부 규정을 의료법에 신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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