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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메우기 병원 지하철 역명 병기, 공공성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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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메우기 병원 지하철 역명 병기, 공공성 훼손 우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6.29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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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150병상 이상 입찰 참여 조건 삭제...
▲ 최근 의료기관들이 지하철 역명병기 사업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투찰액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현재의 입찰 방식이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최근 의료기관들이 지하철 역명병기 사업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투찰액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현재의 입찰 방식이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약뉴스] 지하철 역명병기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의료기관들이 지하철 역명병기 사업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투찰액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현재의 입찰 방식이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하철 역명병기 사업은 지하철 역명에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3년간 유상으로 병기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6년 서울교통공사의 재정난을 극복하고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도입했다. 

역명병기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서울 시내는 역에서 1km, 시외는 2km 이내에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있어야 한다.

낙찰 후에는 3년 동안 원하는 기관명을 해당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으며, 재입찰 없이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업인만큼 수익성을 위해 경쟁입찰이라는 방법을 택했지만, 해당 사업이 계속될 경우 지하철역이라는 공공장소를 수익성에 매몰된 특정 기관이 점유해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진행한 발산역 역명병기 유상판매 입찰에서 한 병원급 의료기관이 대상자로 선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입찰에는 유동인구가 하루에 1만명에 달하며 발산역 8번 출구에 연결돼 있는 이대서울병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의대와 보구녀관 등 공익성을 띄는 교육기관을 갖추고 있으며, 규모도 1000병상이 넘는 이대서울병원이 100병상도 안되는 병원급 의료기관과의 입찰경쟁에서 밀린 셈이다.

이에 앞으로도 지역을 대표하거나 공공성이 높은 기관보다 단순히 많은 돈을 지불하는 기관둘이 지하철 역명을 점령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서울교통공사가 입찰 참여기관의 문턱을 낮추면서 시작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의료기관의 입찰 참여 기준을  의료법에서 규정한 150병상 이상의 병원으로 제한했으나,  2022년 6월 병상 기준을 삭제했다.

이후 역명병기 상버에서 지역을 대표하거나 공공성이 있는 기관들이 입찰금액을 많이 써내는 의료기관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지난해 7호선 논현역의 경우, 한 대형 안과에서 기초가격의 300%가 넘는 9억 원을 투찰, 낙찰에 성공했으며, 최근 발산역 역명병기 입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되풀이 됐다.

이에 한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만든 사업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경쟁입찰이라는 방법론이 잘못된 것 같다”며 “지하철역이라는 공공장소를 수익성에 매몰된 특정기관이 점유한다면 공공성이 훼손되고, 향후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만큼, 규정을 보다 강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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