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3-11-28 19:41 (화)
“자궁체부암 급증, 관심가지면 극복 가능” 
상태바
“자궁체부암 급증, 관심가지면 극복 가능”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6.15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부인종양학회, 자궁체부암의 달 제정...조기진단 시 예후 좋아
진행/재발성 단계에서도 좋은 치료옵션 등장...접근성이 난제

[의약뉴스] 자궁체부암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발전이 더뎠던 치료제에서는 고무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이에 대한부인종양학회(회장 김재원, 서울대의대)는 국제부인종양학회와 함께 올해부터 6월을 ‘자궁체부암의 달’로 제정, 인식 개선 활동에 나섰다.

자궁체부암은 조기부터 비정상적 질 출혈 등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기 진단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좋은 치료제들도 많이 등장해 진행, 전이 단계에서도 치료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 대한부인종양학회는 국제부인종양학회와 함께 올해부터 6월을 ‘자궁체부암의 달’로 제정, 인식 개선 활동에 나섰다. 김재원 회장이 자궁체부암의 달을 선포하고 있다.
▲ 대한부인종양학회는 국제부인종양학회와 함께 올해부터 6월을 ‘자궁체부암의 달’로 제정, 인식 개선 활동에 나섰다. 김재원 회장이 자궁체부암의 달을 선포하고 있다.

자궁체부암은 전체 자궁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하는 몸통(체부)에 발생하는 암으로, 90%는 내막에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이 차지하고 있다.

자궁체부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호르몬(에스트로겐)으로, 비만과 당뇨,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미출산, 고령, 유전적 요인, 타목시펜 사용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비만 인구의 증가와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자궁체부암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암 발생률 4위로 조만간 대장암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최근 3년간 연평균 5% 이상 증가, 여성에서 암 발생률 8위까지 올라섰다.

지난 2020년 연간 34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으며, 올해는 3800명을 넘어서 2030년에는 7000명, 2040년에는 1만 4000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자궁경부암과 난소암을 넘어 부인암 중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올라선 가운데, 최근에는 20~30대 가임기 여성의 발생률도 증가,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비정상적 질 출혈이나 복부 불편감 등 조기부터 나타나는 뚜렷한 증상이 있고, 진단도 비교적 쉬워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달라는 당부다.

조기진단을 강조하는 이유는 2기 이내에 발견시 5년 상대생존율이 80%를 상회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만, 4기에 발견되면 5년 상대생존율이 40% 미만으로 난소암보다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 민경진 사무총장은 “자궁체부암은 조기에 발견되면 대부분 다른 치료없이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며, 임신도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일부 진행성 단계에서 발견되거나 수술 후 재발하는 환자에서도 최근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와 젬퍼리(성분명 도스탈리맙, GSK) 등 PD-(L)1 억제제와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에자이) 등 표적치료제 등의 조합이 치료제가 많지 않았던 진행성, 재발성 자궁체부암의 치료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민경진 사무총장은 “자궁체부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대부분 완치돼 재발하거나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전체 자궁체부암 환자 중 약 25%는 재발 또는 진행성 환자”라며 “재발성 환자의 경우 전체생존(Overall Survival, OS) 기간이 1년을 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표준요법은 항암화학요법이지만, 상당수의 환자에서 치료가 필요한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이 나타나고, 대부분의 환자가 탈모나 빈혈 등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다만“최근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들이 특정(dMMR/MSI-h) 진행, 전이성 자궁체부암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생존율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키트루다와 렌비마에 이어 지난해에는 젬퍼리가 자궁내막암 치료제에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최근 해외 학회에서는 1차 치료에서도 고무적인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약제비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임상연구가 서양인을 중심으로 진행돼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에서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약제비를 보전해주고 있지만, 환자들이 치료를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크다.

자궁체부암의 달을 선언한 배경 가운데 인식 제고를 통해 조기 진단으로 질병 진행이나 재발을 막자는 취지도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개선을 촉구하려 의도도 숨어 있다.

이와 관련, 국립암센터 김영우 연구소장은 “자궁체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기 때문에 국민의 인식 개선의 주요성을 홍보하고, 자궁체부암 예방을 위해 건강한 생활습관 운동을 전개하며, 관련 연구를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연구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 기초, 중개 임상연구 등으로 새로운 치료방법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 결과가 나오면, 국가가 저비용으로 치료제를 쓸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신설하고 수가를 마련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인종양연구회에서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것.

대한부인종양학회 김재원 회장은 “부인종양연구회에서 임상연구를 전담하고 있지만, 인프라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어 쉽지 않다”면서 “지원이 있어야 임상 현장의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자궁체부암 인식의 달과 인식 제고 행사를 기회로 소셜 미디어 등을 적극 활용, 일반 국민은 물론 정부 차원의 인식 개선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김재원 회장은 “부인종양학회는 1984년 창립해 내년이면 40주년이 된다”면서 “창립 당시에는 부인암 하면 대부분 자궁경부암 환자였고, 자궁체부암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조기진단과 백신으로 자궁경부암이 크게 줄어든 반면 자궁체부암이 크게 늘어 부인암 중에 가장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학회가 지금까지 자궁경부암이나 난소암 치료 및 퇴치에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자궁체부암의 예방과 조기진단 및 치료로 무게중심을 조금씩 옮기려 한다”며 “환자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좋은 치료 옵션도 생겨 이러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늘의 행사가 자궁체부암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리고,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활동의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면서 “6월을 자궁체부암의 날로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