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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O 2023 에필로그] 5일간의 열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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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O 2023 에필로그] 5일간의 열전 마무리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6.07 0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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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여 초록 발표...수술 전 보조요법ㆍ다양한 병용요법 현실 적용 과제로

[의약뉴스 in 시카고] 전 셰계 수 만 명이 집결했던 2023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가 마무리됐다.

발디딜 틈 없이 빼곡했던 학회장은 대회 마지막 세션을 앞두고 언제 그랬냐는 듯 한산해졌다.

▲ 엔데믹 선언 후 개막한 ASCO 2023에는 수 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누군가 개나 소나 다왔다고 해 불쾌해했더니, 진짜 개도 왔다.
▲ 엔데믹 선언 후 개막한 ASCO 2023에는 수 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누군가 개나 소나 다왔다고 해 불쾌해했더니, 진짜 개도 왔다.

ASCO는 5일간의 학술대회 중 3일차 오후에 플래너리 세션을 마련한다. 학회장은 플래너리 세션을 전후로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첫 날에는 곳곳에 설치된 포토스팟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기념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3일차 플래너리 세션에는 동관과 서관을 잇는 통로까지 가득 찰 정도로 인파가 정점에 이른다.

▲ ASCO는 5일간의 학술대회 중 3일차 오후에 플래너리 세션을 마련한다. 학회장은 플래너리 세션을 전후로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청중들고 가득찬 플래너리 세션 현장.
▲ ASCO는 5일간의 학술대회 중 3일차 오후에 플래너리 세션을 마련한다. 학회장은 플래너리 세션을 전후로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청중들고 가득찬 플래너리 세션 현장.

플래너리 세션이 마무리되면, 여행 가방을 들고 학회장을 찾아 곧바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활기가 넘쳤던 레이크사이드에 발길이 뚝 끊어지고, 한 켠에서 부스를 철거하느라 혼란스러운 가운데 일부 학회장만 문을 열어 마지막 세션을 마무리한다.

▲ 학회 마지막 날 오전에는 부스 전시장이 철거로 분주한 가운데 사람들로 붐비던 레이크사이드는 한산해진다.
▲ 학회 마지막 날 오전에는 부스 전시장이 철거로 분주한 가운데 사람들로 붐비던 레이크사이드는 한산해진다.

지난 5일간, 5000여개의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일부는 동시간대에 발표되면서 경중을 따질 겨를 없이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인터뷰를 통해 보다 심도깊게 취재하는 것과 발표되는 연구들을 최대한 놓치지 않는 것, 두 가지 길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현장에 온 만큼 최대한 많이 듣고, 쓴 뒤에 한국에 돌아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방향으로 정했다.

자칫 헛된 희망만 심어줄 수 있는 초기 임상보다 현실에 가까운 임상연구에 집중하려 했다.

▲ 학회장이 워낙 넓어 오전 중에 목표를 달성한다.
▲ 학회장이 워낙 넓어 오전 중에 목표를 달성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수술 전ㆍ후 보조요법과 다약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들이 상당히 많이 늘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지난해 엔허투 만큼의 빅샷은 없었다는 평가지만, 개막 첫 날을 장식한 키스칼리의 NATALEE나 플래너리 세션을 통해 발표된 타그리소의 ADAURA는 청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임상 현장을 바꾸어 놓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기존에 가용한 치료옵션을 모두 소진한 환자에서 혹은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었던 암종에서 희망을 주는 새로운 기회도 늘었다.

특히 재발을 반복해 치료제가 거의 없었던 환자들에게는 면역항암제와 이중특이 항체, 표적치료제(TKI) 등 고가의 항암제를 모두 활용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지만, 현실에서 수용 가능할 것인가에는 걱정이 앞선다.

▲ 이번 학술대획회 기간, 놀라운 연구 결과들도 많았지만, 접근성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 이번 학술대획회 기간, 놀라운 연구 결과들도 많았지만, 접근성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선다.

수술 후 보조요법을 평가한 NATALEE 임상은 키스칼리가 질병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을 25% 줄였지만, 임상에서 보여준 3년 무질병 생존율의 절대수치 차이는 3.3%p, 생존율에서는 0.5%p로 집계됐다.

현장에서는 저위험 유방암 환자에서도 이득을 보였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지만, 건강보험을 인정받기란 쉽지 않을 것을 보인다.

ADAURA 역시 적지 않은 논란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차 치료에 대한 급여 적용 여부를 두고도 아시아인 하위분석에 대해 공방이 거셌는데, 수술 후 보조요법을 평가한 ADAURA 역시 아시아인에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

가까스로 경계선 안에 들어서긴 했지만, 1차 치료에서도 급여 논의가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동일한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발 더 나아가 키트루다는 KEYNOTE-671을 통해 수술 전ㆍ후 보조요법으로 사건 발생 위험을 절반으로 줄였다.

건강보험 급여기준상 전이성 폐암 2차 치료에서 1차 치료로 올라서기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던 터라, 수술 전ㆍ후 보조요법을 두고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면역항암제와 이중항체, 표적치료제 등 비싸다는 항암제는 모두 쏟아 넣어 치료 성적을 개선한 연구들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지금의 건강보험 체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늘고, 조합이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암종별로 가용한 약제를 열거하고 때때로 새로운 조합을 추가하고 있는 지금의 항암제 적용기준에도 서둘러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대회기간 내내 티없이 맑았던 시카고 하늘도 잿빛으로 변했다.

▲ 시카고 거리를 노랗게 수놓았던 ASCO 배너도 모두 바뀌었다.
▲ 시카고 거리를 노랗게 수놓았던 ASCO 배너도 모두 바뀌었다.
▲ 마지막 세션 종료 후 강변을 통해 그랜드파크까지 걸으려 했는데 잿빛으로 변한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 마지막 세션 종료 후 강변을 통해 그랜드파크까지 걸으려 했는데 잿빛으로 변한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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