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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4 23:04 (수)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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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3.27 0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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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가능한 소아 백혈병, 환자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의약뉴스]

소아암 환자들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은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신규 진단된 만 1세 이상 필라델피아염색체 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Philadelphia chromosome positive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Ph+ ALL)에서 2세대 표적치료제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 BMS)과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급여 인정 기준에 추가한 것.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악성 세포로 변한 림프구계 백혈구가 짧은 시간에 다른 장기로 침투,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희귀 혈액암이다.

흔히 혈액암은 다양한 항암제를 집중적으로 투약하는 집중항암화학요법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항암화학요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통해 치료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해 집중항암화학요법을 견디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 중 80%를 차지하는 소아는 독성이 강한 집중항암화학요법이나 조혈모세포이식을 견디기가 쉽지 않고, 후유증의 부담도 적지 않다.

하지만, 표적치료제들은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의 한계로 성인에 비해 근거 수준이 낮아 널리 활용되지 못했었다.

이로 인해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 중 예후가 좋지 않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환자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 가운데 스프라이셀은 CA180-372 임상 2상을 통해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환자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탄탄한 근거를 마련, 올해부터 건강보험을 인정받게 됐다.

특히 이 임상 연구에서 사용된 항암화학요법 조합은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항암제임에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 국내에서 활용 가능한 항암제와의 조합으로도 급여를 인정한 사례라 소아암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란 평가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소아 환자의 치료환경 개선에 앞장서 온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를 만나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백혈병과 스프라이셀 급여 확대의 의미를 조명했다.

▲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 BMS)은 CA180-372 임상 2상을 통해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환자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탄탄한 근거를 마련, 올해부터 건강보험을 인정받게 됐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소아 환자의 치료환경 개선에 앞장서 온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를 만나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백혈병과 스프라이셀 급여 확대의 의미를 조명했다.
▲ 스프라이셀(성분명 다사티닙, BMS)은 CA180-372 임상 2상을 통해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환자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탄탄한 근거를 마련, 올해부터 건강보험을 인정받게 됐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소아 환자의 치료환경 개선에 앞장서 온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를 만나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백혈병과 스프라이셀 급여 확대의 의미를 조명했다.

 

◇소아 Ph+ ALL은 희귀질환, 근거 확보 어려워
소아에서 발생하는 암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성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소아에서 발생하는 암 중 절반은 혈액암으로 성인보다 더 흔하며, 특히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아암 자체가 흔하지 않다 보니, 소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역시 실제 환자수는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에서는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환자가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아에서는 흔하지 않다는 것이 강형진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백혈병이라는 것은 결국은 조혈모 세포가 암이 되는 것”이라며 “그 중 림프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에서 암이 발생하는 것을 림프구성 백혈병이라고 하고, 그 중에서도 암이 빠르게 자라는 경우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암에서 대략 40% 정도가 급성 백혈병으로, 그 중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소아암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매년 1000명 이상이 발생하는데,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약 250명 정도”라고 소개했다. 

다만 “성인과 비교했을 때 소아암에서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훨씬 더 적은 비율로 나타난다”면서 “소아에서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전체의 3~5% 밖에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소아 Ph+ ALL은 1년 안에 발생하는 환자수가 10명에서 20명 정도로 굉장히 드물게 발병하는 질병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임상 시험 결과와 같은 근거를 얻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치료제 발전 더뎠던 소아 백혈병, 경험 통해 생존율 개선
근거가 얻기 어렵다는 의미는 결국 새로운 치료제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실례로 1세대 표적치료제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 노바티스)을 시작으로 표적적치료제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소아 환자에서 근거를 확보한 치료제는 제한적이었다.

이로 인해 최근까지도 소아 환자에서는 주로 4~50년, 많게는 70년 전에 개발된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성적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가용한 옵션은 제한적이지만, 환자와 약제에 대한 이해가 쌓이면서 최적의 치료 전략이 구축됐다는 평가다.

강형진 교수는 “과거 소아 백혈병은 성인과 비교했을 때 예후가 좋지 않았었지만 최근에는 치료성적이 약 90% 정도까지 올라갔다”면서 “소아에서는 여전히 1950년대나 1980년대에 개발된 약제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치료 성적이 개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약제의 독성을 컨트롤하면서 사용하는 방법을 잘 알게 되면서 약제를 적절히 사용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재발 및 암의 진행위험이 낮은 군에는 치료 강도를 낮추는 반면, 위험군에는 치료 강도를 높이는 등 진단 시점에서부터 위험군을 분류해 그에 따른 치료 강도를 다르게 한 것”이라며 “더 나아가 고위험군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진행하며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결국 환자의 치료 반응에 따라 항암제 조절 및 치료법을 변경하면서 치료 성적이 지속적으로 향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이 쌓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지난 과정에 근거가 쌓이면서 치료 과정도 복잡해졌다는 것.

그는 “이 과정이 단기간에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소아 백혈병의 경우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에서 지원을 받아 다기관 임상 연구를 가장 먼저 시작한 질병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임상 프로토콜 및 치료법이 굉장히 복잡하다”면서 “보통은 똑같은 항암제를 3~4주 간격으로 반복하는 것이 일반적인 암 치료인데, 소아는 관해, 공고, 재관해, 재공고, 유지 등 다양한 단계에 따라 복잡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항암제 요법의 종류도 다양한 편이어서,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한 기본적인 백본(Back Bone)에다 다양한 치료 요법들을 추가하면서 다양한 항암제 요법이 생겨났다”며 “그래서 위험군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고, 경우에 따라 골수 반응이 나쁘면 더 강하게 치료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고위험 급성골수성백혈병, 강력한 항암치료ㆍ조혈모세포이식 필요
소아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 위험인자는 나이와 백혈구 수치 등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한다.

소아 중에서도 나이가 많고 백혈구 수치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강형진 교수는 “치료가 급한 급성백혈병 응급 환자가 발견됐을 때 임상적으로 알 수 있는 주요 예후 인자는 2가지”라며 “첫 번째는 ‘환자의 나이’인데, 일반적으로 10살을 기준으로, 10살보다 나이가 많으면 예후가 나쁜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예후 인자는 ‘백혈구 수’로, 백혈구 수가 많으면 암 진행이 많이 됐다는 의미”라며 “따라서 환자가 10살 이상이거나 백혈구 수가 5만 이상이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다소 강한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만일 환자의 나이가 10세 이하이고, 백혈구 수가 5만보다 낮거나 미만인 경우에는 가장 예후가 좋은 표준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며 “만일 그 뒤 반응이 나빠질 경우 치료법을 업그레이드해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응급상황에서는 위험군에 따라 항암화학요법의 강도를 달리해 치료를 진행하지만, 그 결과에 따라 치료 전략이 수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보통 표준위험군, 고위험군, 최고위험군 이렇게 3등급으로 나누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군을 다시 분류하기도 한다”면서 “만일 치료 중 위험인자가 나오면 조혈모세포이식을 권고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달 정도 치료를 하면 유전자, 염색체 등을 통해 백혈병의 악성도와 같은 예후 인자들이 모두 확인된다”면서 “이때 예후 인자들이 가장 나쁜 최고위험 환자들에게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스프라이셀, 소아 Ph+ ALL에서 고무적인 결과 도출
그러나 고강도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조혈모세포이식까지 받은 소아 Ph+ ALL 환자라 하더라도 생존율은 50%를 넘지 못했다.

고강도 항암화학요법의 강한 독성을 이겨내 생존한다 하더라도 불임 등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인한 후유증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이와 관련 강 교수눈 “사실, 소아에서는 가능한 조혈모세포이식을 권고하지 않는다”면서 “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게 되는데, 특히 영구 불임의 확률이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소아 환자들에게는 가급적이면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암제만 존재해 치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과거에는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나오면 무조건 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하는 것을 추천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글리벡을 시작으로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표적하는 치료제들이 등장,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CA180-372 임상 2상에서 2세대 표적치료제인 스프라이셀과 항암화학 병용요법의 3년 무사건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은 66%, 3년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은 92.3%에 달했다.

강 교수는 “소아 백혈병에서 표적항암제가 가장 먼저 도입된 것이 바로 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라며 “일부 소아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중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표적치료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표적치료제를 적용해 항암치료를 강화하니 조혈모세포이식에 버금가는 치료성적이 나왔다”면서 “그것이 바로 1세대 표적항암제 글리벡”이라고 소개했다.

나아가 “이후 2세대 표적항암제인 스프라이셀이 나와 연구를 통해 1세대보다 치료성적이 더 개선되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며 “(CA180-372 임상 2상 결과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치료 성적이 엄청나게 개선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강형진 교수는 “연구회에서 제안한 치료법의 특징은 다사티닙 표적치료+항암치료의 반응이 아주 좋은 필라델피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게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스프라이셀 급여를 통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 강형진 교수는 “연구회에서 제안한 치료법의 특징은 다사티닙 표적치료+항암치료의 반응이 아주 좋은 필라델피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게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스프라이셀 급여를 통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스프라이셀 급여 확대, 국내 현실 인정해 학회 의견 수렴한 의미 있는 사례
CA180-372 임상 2상 확인된 고무적인 결과를 토대로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Ph+ ALL 소아 환자에 관해유도 및 공고(강화)요법으로 스프라이셀과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을 category 2A로 권고하고 있다.

환자수가 극히 적고, 임상 연구도 쉽지 않은 소아암에서 category 2A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CA180-372 임상 2상 결과를 국내에서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장벽이 있었다. 임상연구에 포함된 항암제들이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던 것.

이에 강형진 교수를 비롯한 소아청소년 급성림구성백혈병 연구회에서는 그간에 축적된 경험과 국내외 연구 자료들을 토대로 국내에서 스프라이셀과 병용가능한 항암화학요법을 마련,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강 교수는 “소아백혈병 자체가 환자 케이스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관련 연구 역시 적다”면서 “이 가운데 일부 규모 큰 연구들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보험을 인정받게 됐지만, 이 연구들은 우리나라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항암제를 기반으로 진행해 국내 치료 실정에는 잘 맞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아청소년 급성림구성백혈병 연구회 차원에서 국내 상황에 맞게 급여 기준을 개선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라며 “연구회에서는 국내의 항암제 요법을 통일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그 노력 중 일환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백본(Back Bone)을 만들어 다사티닙이 더해진 가이드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의료진들이 모여 몇 년에 걸쳐 전체적인 치료법 표준을 만들려 노력했다”며 “이 가운데 심평원에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치료법을 제안해 달라 했고, 그 결과  연구회에서 제안한 치료법이 올해 1월 실제로 급여화가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강 교수는 스프라이셀의 급여 확대가 소아 Ph+ ALL 환자들이 조혈모세포이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회에서 제안한 치료법의 특징은 다사티닙 표적치료+항암치료의 반응이 아주 좋은 필라델피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게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번 급여를 통해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이 해야 할 일은 가능하면 국가 단위의 치료법을 만들고 그것을 국가에서 인정받아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똑같은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에 연구회에서는 전국 단위의 사업을 진행하고자 했고, 굉장히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이번 급여를 통해 그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연구회에서는 앞으로도 치료 성적 향상과 동시에 조혈모세포이식을 최대한 회피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가능하면 합병증을 줄이고 소아 환자들이 불임 걱정 없이 오랫동안 건강히 살 수 있도록 최대한 돕고자 한다”고 전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딱딱한 임상연구 논문에서 벗어나 국내 현실을 인정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급여 기준을 유연하게 설정한 것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소아 Ph+ ALL의 사례처럼 환자수가 많지 않아 근거 생성이 쉽지 않은 영역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내 현실에 맞는 급여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 기대다.

강 교수는 “성인암의 경우는 항암요법 치료 효과가 그렇게 높지는 않은 반면, 소아 백혈병의 경우 항암치료만으로도 효과가 80-90% 정도로 높다”면서 “그렇다 보니 일부 환자들만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표적치료제에 대한 보험 적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정부에서 희귀질환에 대해 보험을 확대해주려 하지만, 소아암은 희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암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면서 “즉, 희귀질환과 암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희귀질환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암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이번 스프라이셀 병용 항암요법의 급여화는 소아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새로운 변화의 방향성인 것 같다”며 “근거가 낮은 희귀암에 대한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학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급여화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보통은 정확한 논문이 없으면 급여화가 어려운데, 이번 급여의 경우 외국에서는 관련 논문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 논문에 나오는 약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반대로 현재 급여화된 병용요법은 논문 및 데이터가 있을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여화 한 것은 심평원에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배려해 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소아암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항암제만 잘 복용해도 완치가 되는 환자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소수의 환자들을 위해 이런 제도가 생긴 것”이라면서 “이제는 소수의 환자들에게도 좋은 혜택이 되고, 그 환자들도 일상적인 생활을 살 수 있게 돕는 노력이 필요한 때가 됐는데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이번 급여는 의미가 굉장히 크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이런 제도가 잘 정착돼서 향후에도 이런 소수의 환자들에 대해 의료진의 의견에 더 귀 기울여 주시면 보다 나은 치료환경이 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소아암은 완치 가능...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치료에 임해야
소아암 치료 전략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성인보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약제에 대한 내약성이나 후유증 등 치료 자체에서 오는 영향뿐 아니라 일상으로 복귀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적응할 수 있도록 학업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현재 소아 급성림프구백혈병에서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정도 항암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면서 “이 가운데 집중치료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이고, 나머지는 학교를 다니면서 하는 치료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외래 진료를 오고,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고, 먹는 항암제 치료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소아의 경우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성인과 치료 전략이 좀 다르다”면서 “즉, 학업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전략적으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족들 역시 소아암 치료 전략을 세울 때 가족들까지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 강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보통 소아암 환자분들이 경제적 자립이 안된 상태에서 아픈 경우가 많고 가족 모두 많은 고통을 받기 때문에 소아암 치료는 환자의 병만 치료한다는 개념보다는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으로 가족 모두를 치료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소아암에서는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있다”면서 “의료진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어린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어린이 병원 내 학교도 있으며, 여러 분들이 후원회 또는 재단을 통해서 치료비를 지원해 주신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소아암 환자였다가 치료를 받고 완치를 하신 분들의 부모님들이 봉사나 멘토링을 통해 앞서 치료를 받은 선배로서 힘든 병원생활에 어떻게 적응할지 경험자로서 진솔한 가이드를 주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소아암 환자의 학업을 항암치료 전략의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로 꼽고 있다는 의미는, 다시 말해 소아암 환자들은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쉽지 않은 치료 여정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응원하고 있으나 가족들도 힘을 내 달라는 당부다.

무엇보다 강 교수는 “소아암 환자들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들”이라고 역설했다.

실제로 “치료 후 일상생활로 복귀해 학교도 가고 훌륭한 일을 해내는 환자들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면서 “대학생부터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 치료를 마치고 사회 각지에서 일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 과정이 어렵겠지만, 소아 백혈병은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치료에 임한다면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고 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치료의 과정은 힘들고 아프지만, 그 치료의 시기를 잘 이겨내면 이처럼 사회로 돌아가 뜻깊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그 과정을 잘 이겨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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