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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서울 권역응급센터 두경부외과 전임의 ‘전무’ 고사 위기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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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권역응급센터 두경부외과 전임의 ‘전무’ 고사 위기 현실화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3.16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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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외과학회 “상급종병 교수도 역피라미드”...절반은 1~2명으로 버텨

[의약뉴스] 고난도 두경부 악성 종양 수술을 비롯해 기도 확보가 필요한 응급상황에서 기관절개술을 담당하는 두경부외과 의사들이 사라지고 있다.

연령별 분포에서 젊은 의사들의 숫자가 오히려 더 적은, 역피라미드 구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50대의 은퇴가 시작되면 두경부외과의 고사 위기가 현살화될 것이란 우려다.

정부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심뇌혈관 분야나 소아청소년과 등 화제가 된 분야에만 집중하면서 속수무책,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15일,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 진료지침서 발간 및 필수의료 보건건의료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조광제 회장은 고사위기에 처한 두경부외과의 암담한 현실에도 학회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인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15일,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 진료지침서 발간 및 필수의료 보건건의료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조광제 회장은 고사위기에 처한 두경부외과의 암담한 현실에도 학회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인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회장 조광재, 가톨릭대학교)는 15일,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 진료지침서 발간 및 필수의료 보건건의료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학회는 두경부외과의 고사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그릇된 수가체계를 꼽았다. 두경부외과가 치명적이면서도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비인후과 중 하나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진행성 갑상선암 수술 진료지침서를 발간한 것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됐다.

갑상선암이 후두나 기관, 식도, 림프절 등으로 전이된 경우 수술 후에도 정상적으로 숨쉬고 말하고 먹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경부외과의사가 수술해야 하는데, 외과와는 달라 가산을 적용받지 못해 오히려 더 고난도 수술을 하고도 더 낮은 수가를 받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 이세영 의무이사는 두경부외과 전임의가 사라지면서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 이세영 의무이사는 두경부외과 전임의가 사라지면서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이세영 의무이사(중앙대학교 의과대학)는 “문제는 두경부외과가 응급 및 중증질환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라며 “수술도 보통 12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강도 높은 업무에도 불구하고 수가가 낮아 병원에서 수술하는 것을 반기지 않고, 인력에도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기피과로 낙인 찍힌 상황에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인력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서울 6개 권역응급센터에 두경부외과 전임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른바 Big5라고 불리우는 대형 병원 계열 19개 병원을 통틀어도 두경부외과 전임의는 7명에 불과하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신촌과 강남, 용인 세 곳 모두 두경부외과 전임의가 없으며, 고려대학교병원 역시 안암과 구로, 안산 모두 상급종합병원이지만, 두경부외과 전임의는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전임의가 충원되지 않는 상황에서 교수진의 사명감만으로 버티는 것 역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전임의 공백이 결국 교수 수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학회측에 따르면, 서울 14개 상급종합병원의 두경부외과 교수는 38명으로, 2개 병원은 두경부외과 교수가 단 한 명에 불과하며, 5개 병원은 2명에 그치고 있다.

인프라가 잘 갖추어졌다는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절반은 두경부외과 의사가 늘상 응급 콜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38명의 교수들 중 정년퇴임을 앞둔 60대 의사가 8명, 50대가 15명으로 50대 이상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40대는 9명, 30대는 7명에 불과해 50대 교수진의 은퇴시기가 다가오면 두경부외과가 고사해 기관지 절개가 필요한 초응급 환자들이 갈 길을 잃고, 진행성 갑상선암 환자들은 수술 후 숨쉬고 말하며 먹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세영 교수는 “두경부외과에 대한 적절한 수가 보상과 함께 안정적으로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조광제 회장은 “두경부외과학회 회원들은 다른 학회보다 주인의식이나 로열티가 높다”면서 “저희 분야에 발을 들이는 분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결속력이 강한 학회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원하는 사람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회의 모든 활동과 사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보건의료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며 “그 길을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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