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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도 찾기 힘든 한랭응집소병 "길을 찾았다면 문을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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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도 찾기 힘든 한랭응집소병 "길을 찾았다면 문을 열어야"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3.03.08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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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 있는 곳에서 적혈구 파괴되는 희귀질환...5년 사망률 40% 달해
PNH와 같은 보체 질환...신약 들어오면 정상 생활 가능

[의약뉴스]

병을 알았다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에서도 검색하기 어려운 한랭응집소질환(Cold Agglutinin Disease, CAD)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5년 사망률이 40%에 이르는, 암보다 심각한 질환임에도 질병코드조차 부여되지 않아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사노피는 8일, 서울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를 초청, 희귀질환인 한랭응집소질환의 질병 부담을 조명하는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 사노피는 8일, 서울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를 초청, 희귀질환인 한랭응집소질환의 질병 부담을 조명하는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장 교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을 촉구했다.
▲ 사노피는 8일, 서울 오크우드 코엑스에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를 초청, 희귀질환인 한랭응집소질환의 질병 부담을 조명하는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장 교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을 촉구했다.

한랭응집소질환은 적혈구를 외부 물질로 인식, 인체 내의 보체가 달라붙어 적혈구를 파괴하는 자가면역성 용혈 빈혈(AutoImmune Hemolytic Anemia, AIHA)의 하나다.

자가면역성 용혈 빈혈의 약 15%를 차지하며, 신체 온도가 정상 이하로 떨어질 때 보체가 적혈구를 공격하는 특징을 보인다.

적혈구가 지속, 반복적으로 파괴되면서 극심한 빈혈과 치명적인 혈전색전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정상생활이 힘들고, 5년 사망률도 40%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은 물론 의료진들조차 잘 알지 못하는 질환이다보니 한랭응집소질환 환자들이 호소하는 극심한 피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정신질환으로 오해하기도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한랭응집소질환은 굉장히 드문 질환”이라며 “전세계적으로도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귀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약 100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대형병원에서도 환자들을 접하기 어려운 질환이다보니 환자가 찾아와도 한랭응집소질환을 의심하기가 어렵다”고 부연했다.

▲ 장 교수는 "병을 알았다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한랭응집소질환에 진단 및 치료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 장 교수는 "병을 알았다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한랭응집소질환에 진단 및 치료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비록 대형병원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질환이라고는 하나, 현재로서는 빈혈의 원인을 찾지 못할 경우 빠르게 대형병원을 찾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한랭응집소질환을 의심하기만 한다면, 진단은 어렵지 않다”며 “진단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빈혈 증상이 해결되지 않을 때 의심하면 바로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랭응집소질환으로 진단받는다고 해도 이렇다할 치료제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로서는 냉기를 피하도록 하면서 반복적인 수혈을 통해 부족한 적혈구를 채우는 대증적인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수혈에 대한 부담도 크고, 냉장고에서 나오는 냉기에도 적혈구가 파괴될 수 있는 환자들이 실생활에서 냉기를 피하는 것 또한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장 교수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 교수는 한랭응집소질환 환자들의 주요 사망원인인 혈전색전증은 항응고제로는 예방할 수 없어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전에는 치료제가 없었지만, 최근 보체를 작용을 차단하는 치료제가 등장 한랭응집소질환 환자들도 일반인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

장 교수는 “발작성야간혈색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처럼 보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은 보체를 차단하면 아무런 증상 없이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혈액 수급이 어려운 현실에서 보체 치료제로 한랭응집소질환을 치료하면 반복적인 수혈로 인한 혈액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허가된) 한랭응집소질환 치료제의 경우 가격도 PNH 치료제보다 저렴해서, PNH에 소요되는 재정의 5분의 1 내지 10분의 1 정도 만으로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며 “PNH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 최근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를 돌려 보다 소외된 환자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PNH 사례처럼 한랭응집소질환 치료제를 희귀질환 치료제로 도입하기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한랭응집소질환은 현재 질병코드조차 부여되지 않아서 신속승인 절차를 밟을 수도 없다”며 “이로인해 해외에서 보체 표적치료제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제 병을 알았으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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