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지난해 11월 공개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ChatGPT로 인해 약국에서의 건강기능식품 상담 영역이 침범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기존 포털서비스에서 제공하던 전문가 답변보다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이로 인해 오프라인 방문 상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
미국에서 공개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ChatGPT는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ChatGPT가 미국 로스쿨과 의사면허시험을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문가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 발전 단계가 낮아 숙련된 전문가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추후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다를 수 있다는 것.
이러한 고민은 약사사회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복약지도 이외의 영역인 약국에서의 건기식 상담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고민이다.
약사들은 이전에 포털서비스의 질의응답 서비스에 전문가들이 직접 답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이 학습해 답변한 내용이 기존 포털서비스에서 나오던 내용보다 더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정리됐기 때문이다.
약사 A씨는 “뉴스에서 인공지능 이야기가 많이 나와 수준을 시험해보기 위해 포털에서 전문가가 답변했던 질문을 똑같이 물어봤었다”며 “생각 이상으로 구체적이고 일목요연하게 내용을 정리해줘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당뇨에 조심해야 할 것과 먹으면 좋은 영양제 등을 질문했을 때 포털사이트 전문가는 돼지감자 등 식품을 주로 추천했다면, 인공지능은 영양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조심해야 할 약도 안내했다”며 “식이요법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정리를 해서 보여주면 시민들은 인공지능을 더 신뢰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약국을 방문해 건기식을 구매하려는 분들은 주로 유튜브에서 추천한 제품을 보러 온다”며 “이런 경향이 있는 현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이 건기식 상담까지 한다면 약사들의 영역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건기식 구매 방식은 그동안 약국에서 홈쇼핑, 홈쇼핑에서 건강프로그램 그리고 유튜브로 경향이 바뀌어 왔다”며 “인공지능의 효용성을 많은 이들이 알고, 더 많이 접근하면 새로우면서도 강한 흐름이 생길 듯 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한계점이 명확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약사 B씨는 “ChatGPT에 대해 알아보니 현재는 2021년 자료까지만 반영됐다”며 “이 점은 인공지능이 완벽한 최신 자료를 습득하는 일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빅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인공지능이라면 중요한 것은 어떤 자료를 보고 지식을 습득하느냐 일 것”이라며 “민간 영역에서 운영하는 인공지능 데이터베이스에 외부 자본이 개입한다면 일부러 특정 상품을 추천하는 등의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학습한 과거의 정보가 현재는 반대로 뒤집혔다면 오히려 환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질 대상이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분명 인공지능의 등장은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 본다”며 “하지만 약사의 역할을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