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환자경험평가에 있어 전반적 만족도 향상을 위해선 깨끗하고 안전한 병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의료기관 소재지 재정자립도가 평균보다 낮은 지역의 경우 의사 영역 점수가 높을수록 전반적 만족도 점수가 높아, 의사 영역 점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의료경영학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김지현, 김태현, 이상규, 장석용)는 최근 ‘HIRA Research’에 ‘환자경험평가 영역별 점수변화와 전반적 만족도 점수의 연관성’이란 연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에서의 환자경험평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의 하나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1차 500병상 이상, 2차 300병상 이상)에서 입원 경험이 있는 환자ㆍ보호자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으로 실시한다. 평가 영역은 의사 영역, 간호사 영역,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 환경, 환자 권리보장, 전반적 평가 영역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2017년 1차 환자경험평가 결과와 2019년 2차 환자경험평가를 수집, 의료기관 환자경험평가의 의료서비스 제공과정 평가 영역인 의사, 간호사, 투약 및 치료과정, 환자권리보장, 병원 환경 영역별 점수변화가 의료기관의 성과 예측과 입원 경험 전반을 평가하는 추천의향 점수가 포함된 포괄지표인 전반적 만족도 점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이 1차와 2차 환자경험평가를 모두 진행한 88개 의료기관을 분석한 결과, 병원 환경 영역의 점수 변화가 전반적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급종합병원보다는 종합병원, 서울 소재 의료기관보다 서울이 아닌 곳에 위치한 의료기관일수록 그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간호 등급이 3등급 이하인 병원의 경우 간호사 영역의 점수가 높아질수록 전반적 만족도의 변화가 컸고, 의사 영역 점수 변화의 경우 서울이 아닌 곳에 위치한 의료기관에서, 또 소재지의 재정자립도가 평균보다 낮은 지역에 의료기관에서 의사 영역의 점수가 높아질수록 전반적 만족도 점수가 높았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병원 환경은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입원환자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깨끗하고 안전한 병원 환경을 바라는 환자들의 욕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몇몇 연구에서 신체적 편안함이 환자 중심성 중 하나의 구성요소라고 했는데, 환자와 보호자들의 토의내용에 대해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환자와 보호자들은 깨끗한 병원 환경에 대해 강한 선호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입원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입원기간에 의료기관이 치료뿐 아니라 의식주를 해결하는 장소로 좋은 치료결과와 더불어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내고 싶은 욕구를 표현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병원 환경 영역 점수 변화와 함께 투약 및 치료과정 영역도 전반적 만족도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제공 주체인 의사와 간호사 모두에게 영향을 받는 영역”이라며 “상향평준화된 간호사 영역보다 의사 영역에서 점수 향상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은 의료기관의 특성에 따른 분석결과에서도 확인됐는데, 의료기관 소재지 재정자립도가 평균보다 낮은 지역의 경우 의사 영역 점수가 높을수록 전반적 만족도 점수가 높았다”며 “이는 비교적 경쟁이 덜한 의료시장에 위치한 의료기관일수록 의사 영역 점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간호 등급이 3등급 이하로 간호인력이 부족한 의료기관에서는 간호 영역의 점수를 증가시킬 경우 병원서비스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환자경험평가는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가 경험하는 과정을 측정하기 위해 실시되는 평가”라며 “서비스 제공과정에 해당하는 영역 점수를 확인하고 해당 서비스 과정을 개선해 전체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하는 것이 환자경험평가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관에서는 각 영역별 점수를 통해 의료기관의 서비스 수준 향상과 더불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만족도를 인식하기 위해 전반적 만족도 변화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들이 주로 제시해온 환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인력 외에도 병원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환자의 병원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며 “이는 현대 의료시장에서 좋은 의료의 질과 함께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이 제공되는 의료기관이야말로 그곳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환자경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의료서비스 제공자들에 대한 점수 향상을 위한 노력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병원 환경의 조성이 경영진 입장에서는 비교적 쉬운 환자경험평가 향상을 위한 노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 결과는 의료경영뿐 아니라 의료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보건의료 정책결정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