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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중증 소아진료에 중추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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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중증 소아진료에 중추적 역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1.1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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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의료체계개선실 연구팀 분석..."손실보상 위한 정부 추가적 지원 필요"

[의약뉴스] 공공어린이병원(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사후보상 시범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중증 소아환자 진료 등 어린이 의료서비스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아동 인구 감소로 인한 수익성 저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감소 등으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체계개선실 연구팀(오정윤, 조수진, 정진선, 조진숙, 박춘선)은 최근 ‘HIRA Research’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진료역량: 상급종합병원과의 비교를 중심으로’이란 연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어린이병원의 적자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의 적자는 135억 원,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의 적자는 3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2000년대부터 어린이 필수의료 공급을 위해 노력해왔고, 2005년에는 공공보건의료 확충 종합대책으로 어린이병원 설립계획을 발표, 2005년 1차 지원 대상으로 부산대병원, 2007년 2차 지원 대상으로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북대병원, 2010년 3차 지원 대상으로 전남대병원을 선정, 국고를 지원했다

지난 2017년부터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거, 필수적이나 수익성이 낮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의료서비스 4개 분야 중 하나로 어린이를 정하고, 어린이병원을 대상으로 공공전문진료센터를 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평원 의료체계개선실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지정 기준을 토대로 센터 현황을 확인하고, 미지정 상급병원과의 비교를 통해 의료자원 및 의료서비스 측면에서 진료 역량을 파악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은 45곳이며, 어린이 공공진료센터는 10곳이다. 어린이 공공진료센터는 종합병원 1곳(강원대병원)을 제외한 9곳이 상급종합병원(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세브란스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충남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 결과,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평균 입원병상 수는 173.7병상, 신생아중환자실은 40.0병상, 소아중환자실은 12.6병상이었다.

소아청소년과 평균 전문의 수는 16.6명이었으며, 외과 전문의 수는 18.8명(본원과 협진 가능한 의사 모두 포함)이었다. 10개 센터 모두 지정기준에 따라 소아정신과, 소아재활의학과, 소아영상의학과, 소아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인 이상을 두고 있었다.

상급종합병원 45기관 평균 병상 수는 1064병상으로 센터 지정 기관(1626병상)의 병상 수가 미지정 기관 병상 수(923병상)보다 더 많았다.

센터 지정기관은 소아중환자실을 모두 운영하고 있었으나, 센터 미지정 기관은 단 2기관(5.6%)만 소아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반면, 신생아중환자실의 경우 센터 미지정 기관도 전부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정 기관은 평균 42.8병상, 미지정 기관은 22.7병상을 운영하고 있었다.

신생아중환자실 간호등급은 지정 기관의 경우 모두 2등급이었으며, 미지정 기관은 3, 4등급에 분포한 기관도 11기관(30.6%)이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를 살펴본 결과, 센터 지정 기관은 평균 17.6명의 전문의를 보유하고 있으나, 센터 미지정 기관은 평균 8.0명의 전문의를 보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센터 가운데 소아입원병실이 200병상인 4기관을 제외하고 분석했을 때에도 센터 지정 5기관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12.4명으로 센터 미지정 기관보다 그 수가 많았다. 센터 지정 기관과 미지정 기관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는 부분은 소아감염으로 센터 지정 기관의 7기관(77.8%)이 소아감염 전문의를 보유했으나, 센터 미지정 기관은 단 9기관(25.0%)만 소아감염 전문의를 보유하고 있었다.

건강보험 청구건수 및 진료비를 살펴본 결과, 센터 지정 기관의 청구건수 및 진료비 평균(17만 3205건, 739억 4000만원)이 센터 미지정 기관(6만 2526건, 174억 7000만원)보다 높았다.

평균 청구건수는 약 2배 이상, 평균 진료비는 약 3배 이상 차이가 났으며, 외래보다 입원에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만 18세 이하 청구건수 중 복합만성질환 청구건수의 비율을 확인한 결과, 센터 지정 기관은 평균 28.84%, 센터 미지정 기관은 평균 15.41%였다.

▲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 여부에 따른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 역량.
▲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 여부에 따른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 역량.

센터로 지정된 기관이 지정되지 않은 기관보다 복합만성질환자 진료 비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센터 가운데 소아입원병실이 200병상 이상인 4기관을 제외하고 분석했을 때에도 청구건수 및 진료비 평균은 센터 지정 기관(10만 2952건, 438억 4000만원)이 센터 미지정 기관(6만 2526건, 174억 7000만원)보다 높았다.

또 전체 청구건수 중 복합만성질환 청구건수의 비율은 센터 지정 기관이 평균 26.12%, 센터 미지정 기관이 평균 15.41%로, 200병상 이상인 센터 지정 기관을 제외하고도 여전히 센터 지정 기관의 복합만성질환 청구건수 비율이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센터 10개는 지정기준을 충족하는 시설ㆍ장비ㆍ인력을 갖추고 있으나 소아청소년과 및 외과의 세부분과별로는 전문의를 확보하지 못한 기관이 많았다”며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비교했을 때 센터 지정 기관은 미지정 기관보다 소아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는 비율이 높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 건강보험 청구건수 및 진료비 금액이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전했다.

복합만성질환 청구건수에서도 “센터 지정 기관이 미지정 기관보다 복합만성질환자 진료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중증 소아환자 진료율도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에 대한 지원은 시설 투자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2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대상으로 수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10기관을 대상으로 한 지급 금액은 2020년 기준 약 90억원으로, 한 기관의 적자 규모가 100억원 이상임을 고려해볼 때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아동의 수는 약 748만 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969만 명에 비해 약 220만 명 이상이 감소했으나, 의료기술의 발달로 중증아동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며 “2022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은 28.1%에 불과해 필수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각 지역의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지정돼 중증 소아환자 진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아동 인구 감소로 인한 수익성 저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감소 등으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며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가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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