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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중심-성과 바탕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 위해 지도전문의제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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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중심-성과 바탕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 위해 지도전문의제도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3.01.0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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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연구소...수련위원회 설립ㆍ실제 진료 참여 보장 제안

[의약뉴스] 진료의 질적 향상과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역량 중심-성과 바탕’의 새로운 전공의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교육전담 지도전문의 도입과 수련위원회 설립, 실제 진료 참여 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는 최근 ‘한국의 새로운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선행연구’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현황분석과 세계 여러 나라의 전공의 수련제도를 검토, 우리나라에 도입 가능한 새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우리나라 전공의 제도는 1951년 법제화되면서 시작됐는데, 시행 초기 의국 중심 수련제도가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선진국에 비해 제도적으로 30년, 내용면에서는 40년 이상 격차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전문의를 취득하더라도 해당 전문과목 전문의로서 독자적인 진료 역량을 갖추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에 연구팀은 역량 중심, 성과 바탕 수련 프로그램 구축과 환자 중심 새 마일스톤, 위임가능 전문직무(EPA) 기반 수련시스템 마련, 전공의 수련 졸업 기준, 전문과목 독자적 진료능력 획득 등을 개발 원칙으로 둔 새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연구팀은 새로운 전공의 수련제도 시행을 위해선 ▲수련병원별 수련책임 및 지원부서 구축 ▲새로운 지도전문의 제도 필요 ▲새 지도전문의 및 책임지도전문의 역할 ▲책임지도전문의, 지도전문의 운용 때 발생하는 재정 비용 ▲전공의 수련위원회 설립 ▲웹 평가프로그램 개발 및 활용 ▲실제 진료서 전공의 수련 참여 보장 필요 ▲지역별 컨소시엄별 수련 통한 다양한 진료 경험 ▲사회적 책무성 실천을 위한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마련 ▲전공의 수련 비용 ▲새 인턴 수련프로그램 ▲전임의 수련프로그램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먼저 연구팀은 “수련병원별 수련 책임 및 지원부서를 구축해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의 질적인 발전과 수련의 수월성을 추구하기 위해 수련 주체에 대한 인증 평가활동을 수행하고, 해당 교육기관의 발전을 위해 자문하고, 평가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포함으로써 수련의 질 향상과 사회적 책무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진국은 충분한 수련 담당자를 확보하고 근무시간의 40∼80%까지 수련 업무를 담당한다. 역량중심, 성과바탕 수련에는 개인별 교육, 관찰, 평가에 막대한 인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국가나 사회가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의대 병원에 근무하는 교수들은 의대 학생, 임상실습 학생을 지도하고, 승진과 교수직 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성과도 달성해야 한다. 현 체제에서는 역량중심, 성과바탕 수련이 불가능하다. 수련 담당 지도전문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도전문의 및 책임지도전문의 역할도 제시했는데, “책임지도전문의는 전체 전공의 수련을 책임지고, 지도전문의는 전공의 수련에 대해 간호사ㆍ사무직 등 관련 직원에게 미리 설명해야 한다”며 “병원은 전공의가 외래 진료를 담당할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적절한 장소에 게시하고, 지도전문의는 증상의 빈도, 중증도, 긴급성 등을 고려해 전공의가 진료에 관여할 적절한 환자를 선택한다. 지도전문의는 환자에게 전공의를 소개하고, 진료의 일부를 담당하는 것을 허락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전문의는 전공의의 진료 종료 후 진료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이후 실시하는 검사 계획, 치료 계획, 처방, 환자에게 설명할 사항이나 교육 등에 대해 지도한다”며 “지도전문의는 역량별 평가 계획을 수립, 평가도구를 선정하고 공지하며, 도달목표 달성도를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책임지도전문의, 지도전문의 도입으로 발생하는 비용 충당을 위해 국가적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전공의 수련 전반을 결정할 수련위원회 설립도 필요하다”며 “수련위원회는 수련기관 최고 책임자, 교육연구실장, 진료처장, 관리국장, 간호과장, 책임지도전문의, 지도전문의, 임상과 수련책임자, 기타 이해당사자 등으로 구성하고, 수련 교육프로그램 구성, 실제 수련 시행, 평가, 최종 수료 결정 등을 담당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연구팀은 실제 진료에서는 전공의 수련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선진국과 같이 교육수련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외래나 입원 진료 시 전공의 진료에 대해 동의해야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며 “이를 위해 전공의가 일정 수준 이상의 진료 능력을 갖춘 후 진료에 투입하도록 하는 ‘위임가능 전문직무’(EPA)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연구에 따르면 지역별 질환 빈도차가 나타나고 있는데, 지역별로 수련해야 하는 질환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라며 “전공의 교육과정도 각 전문과목별 학회와 병원에만 맡길 게 아니라 여러 전문가를 통해 국내에서 갖춰야 할 진료 역량에 대해 고민하고 공통 교육목표를 정하고 이를 토대로 역량을 도출해야 한다. 전공과목과 상관없이 공통 교육과정을 만들고, 평가도구를 개발해 역량을 평가하고 최소 기대수준의 역량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한국의 의사상에는 사회적 책무성이 명시돼 있지만, 인턴ㆍ전공의 수련 과정에는 이에 대한 프로그램이 없다. 수련과정에 공익 또는 공공의료 기관 연수를 포함시켜 국가 및 지역 의료 상황과 공공의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공공의료 및 공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인의 수적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공공에 대한 의사들의 선도적인 노력은 국민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전공의는 미래 의료자원이며 일차 의료 담당자로서 의료 공공재 성격을 갖기 때문에 수련과정에 투입되는 비용은 사회적 비용”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수련비용은 물론 생활비까지 지급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와 사회는 의사들에게 사회적 책무성만 강조할 뿐 지원이 없었는데, 수련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턴 수련프로그램에 대해선 “선진국은 대부분 2년 과정의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년 과정이 충실히 이뤄지면 전공의 1년차 과정의 기본적인 공통진료 역량을 인턴 프로그램에서 수행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전공의 과정을 3년으로 줄일 수 있는데, 1+4제도에서 2+3제도로 전환되는 것으로 큰 혼란도 없다. 인턴 수련과정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2년 수련 후 충분한 일차진료능력 획득에 있다”고 제안했다.

또 전임의(임상강사) 수련프로그램과 관련해 “우리나라 법체계에서 전임의에 대한 규정이 없는데, 세부 전임의는 분명히 수련받는 전공의 상황이지만 법적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전공의 수련에서 갖춰야 할 역량을 전임의 과정을 통해 보완하는 상황 역시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근무시간에 대한 법적 규제도 없어 인턴ㆍ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상회하고 대학병원 교수를 원할 경우 연구업적에 매진하면서 성과를 남기지만, 지도교수의 업적으로도 평가되면서 임상강사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 위임가능 전문직무 기술의 구체화.
▲ 위임가능 전문직무 기술의 구체화.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윤리적이고 인성을 갖춘 의료전문가가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고 임상상황에 적합한 신체 진찰을 수행한다 ▲감별진단에 우선순위를 정한다 ▲진단 가설에 기초해 초기 검사계획을 수립하고 결과를 해석한다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적절하게 시행한다 ▲의무기록을 작성한다 등 13개 전공의 졸업시점의 위임가능 직무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전공의는 수련과정 중 단계적 임상경험, 성찰 및 정교한 평가를 통해 졸업할 때 전문의로서 요구되는 13개 공통역량 EPA를 획득할 수 있다”며 “전공의는 의사의 소명의식과 함께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노력하고, 수련환경은 전공의가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최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 수련은 환자의 진료와 동시에 이뤄진다. 따라서 수련교육은 환자의 침상, 수술실, 진료실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현대적인 진료 환경 및 수련 환경이 만들어져도 가장 중요한 교육은 지도전문의와 전공의 사이의 개인적인 교육 경험이 가장 크다. 전공의 수련에서의 각 시점뿐 아니라 역량 발달과 성장의 측면에서 장기적인 평가와 관계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수한 교육은 우수한 교육전담 지도전문의의 역량에서 나온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우수한 교수학습 역량을 가진 지도전문의 구축을 위한 교수학습법 개발과 시행이 이뤄져야 하고, 이러한 교수개발을 통해 지도전문의는 우수한 관찰자로서, 적절한 코칭 피드백을 주는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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