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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공의대, 국민 위한 보건의료서비스의 ‘만능열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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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공의대, 국민 위한 보건의료서비스의 ‘만능열쇠’일까?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12.0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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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지난 9일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공공의대 설립 관련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 진술인으로는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김윤 교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영명 기획실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이종구 교수 등 4인이 참석했다.

이날 공청회에선 공공의대가 의료 취약지에 근무할 의사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찬성 의견과 천문학적 국가재정을 투입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의사들이 지역취약지에 근무할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대 의견이 격렬하게 맞붙었다.

공청회를 지켜보면서, 아니 ‘공공의대’라는 정책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하나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성이 있는가’이다. 정치는 항상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 이상만 가지고 정치를 했다가 나라뿐만 아니라 본인이 속한 집단을 순식간에 붕괴시키는 모습을 역사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험 많고 유능한 의사가 의료 취약지에서 공공의료를 전담할 때 지역 완결형 필수의료 제공이라는 ‘목적’, 즉 공공의대가 설립되는 목적이 달성된다. 하지만 여기선 중요한 현실성을 따져봐야 한다. 과연 유능한 의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스템 구축은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우수한 의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시스템은 ‘우수한 교육’을 담당한 의대교수와 교육을 받을 우수한 학생들이 지역에서 제대로 배우고, 현장 경험을 충분히 쌓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본인이나 본인의 자녀를 지방으로 보낼 수 있는가’라는 명제에 다다르게 되면 누구나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서울 등 수도권이 갖추고 있는 인프라와 지방의 인프라의 수준 차이가 명확한데, 집을 떠나 10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지역에서 배우고 근무하고 계속 살아가는 걸 용납할 수 있을까? 그걸 국가가 법으로, 힘으로 강제화한다면 이에 대한 저항은 없을까?

과거 정부는 법률서비스 문턱을 낮추고 변호사들이 없는 무변촌에 변호사를 보내기 위해 로스쿨을 도입했다. 그렇게 도입된 로스쿨이 취지에 따라 진행되고 있을까? 변호사의 수는 늘었지만 그 변호사들이 무변촌인 지역에 가 있는지를 살펴보면 공공의대 정책의 문제점과 보완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다.

2023년 전반기 전공의 모집을 살펴보면, 빅5 병원에서조차 소아청소년과 같은 비인기 과목의 전공의 지원율은 형편없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 과연 공공의대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만능 열쇠’가 될까?

KTX로 몇 시간이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시대인데, 무턱대고 의대를 늘리고, 의사를 많이 양성하는 게 지역의료서비스에 도움이 되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찬성과 반대 의견을 듣는 공청회장에서 진술인의 의견을 ‘궤변’이라고 일축해버리는 무례는 다시 안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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