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국회로부터 고발을 당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자 보건의료계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동절기로 접어들며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이어지는 시점에서 감염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질병관리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백경란 청장을 위증, 자료제출 거부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앞서 국회는 백경란 청장에게 지난 10월 27일까지 주식거래 내역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백 청장은 모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여야는 백경란 청장을 국회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합의, 7일 이를 이행했다.
다만, 백경란 청장 고발을 앞두고 여야는 일부 의견차를 보이기도 했다.
여당측 간사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주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차로 자료제출을 요구했고 이때 제출한 자료가 부족해 백 청장이 2차로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의원들이 요구한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백경란 청장이 노력한 부분이 있는 만큼, 다시 이야기해서 자료 제출을 확답받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저희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서 “코로나19 를 극복하며 질병청으로 승격됐고, K방역의 중심이었던 곳이기에 더 국민에게 의혹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감 기간 동안 백경란 청장을 떳떳하게 만들기 위해 요구하고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그 노력이 거부당했다 생각하고, 그렇기에 고발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계기로 정부내에 모든이 이들이 자신을 돌아보며 국민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여당 의원들은 백경란 청장에 대한 고발을 의결하기 직전 퇴장했고, 보건복지위는 결국 백경란 청장에 대한 고발을 결정했다.
이처럼 국회가 질병청장을 고발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보건의료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건의료계 관계자 A씨는 “정말 질병관리청장을 고발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며 “이렇게 되면 질병관리청이 많이 흔들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의 재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르겠다”며 “국가 예방접종 등 할 일이 많은 시점에 질병관리청이 흔들리면 현장 업무에 영향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경란 청장이 국회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보건의료계 관계자 B씨는 “국회에서 요구하는 대로 맞춰줬으면 당장은 회초리를 맞을 수 있지만 법적 고발까지 안 갔을 수 있다”면서 “백 청장이 상황을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키운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 복지부 장관이 임명되며 보건의료계가 한 몸처럼 움직일 일만 남았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의 끝이 보이던 시점에서 행정이 지연될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