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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피곤했으나 마음은 자꾸 움직이라고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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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피곤했으나 마음은 자꾸 움직이라고 재촉했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2.10.2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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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선 사령관은 사라져 가는 서장의 뒷모습을 보았다. 의심스러운 자의 뒤태는 아니었다.

'저자는 우리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스럽단 말이야. 미행은 필요 없다.'

그는 옆에 서 있는 부관에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런 인력이 있다면 전선으로 내보내야 한다. 부관은 자신의 귀를 시험하는 듯이 각하, 서장의 뒤를 그만 밟을까요? 하고 물었다.

'그래, 너라면 저 녀석을 미행할래? 저놈은 일본인 피가 흘러. 아마도 임진 난 당시 우리 선조가 뿌려 놓은 씨일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저렇게 열성이지. 나도 때로는 힘들고 지치면 조국을 잠시 잊는 수가 있는데 저놈은 아냐. 자신 몸보다도 부모보다도 더 일본을 사랑해. 우리에겐 저런 조센징이 가득 있어야 해. 내가 흡족한 이유는 저런 놈을 보고 있을 때야. 쓸모 없어지면 적절한 시간에 없에면 되고. 그러나 지금은 아니야. 써먹을 게 많아. 그의 눈에는 일본은 개벽 천지의 세상이야. 길 내주고 차 다니고 전신주 세워 등불 밝혀 주는 일본은 구세주 하느님이지. 그런데 조선독립을 원하는 놈들은 대체 뭐냔 말이냐.'

헌병대 사령관이 침을 뱉기라도 하듯이 혀를 길게 찼다.

'독립해서 자기들끼리 살던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라고. 어떤 게 좋은지 답이 나와 있잖아. 모른단 말인가. 그래서 빠가야로인 거야. 하여간 조센징은 더 고생을 해야해. 문명을 받아들일 수준은 아직 멀었어.'

야마모토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명강의를 마치고 떠나는 학자처럼 뒷짐을 진 상태로 그는 자기 방의 문을 닫았다.

한편 노량진의 휴의는 동선을 크게 벌리지 않았다. 간혹 움직여도 영등포나 신도림 정도만 자기 권역에 두었다. 더 아래로 내려가지도 않고 더 옆으로 퍼지지도 않았다.

위로 올라가는 것은 더 그랬다. 유사시에 급하게 대피할 수 있는 동서남북 서너 군데의 숨을 곳을 마련해 놓은 이상 지나치게 자신을 노출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날이 풀리기를 기다렸던 그는 그날이 오자 준비를 서둘렀다. 그에게는 반드시 해야 할 사명이 있었다. 죽은 동지를 매장하는 일이었다. 바위 밑에 그냥 두고 온 것을 약식으로라도 장사 지내줘야 한다.

그것은 자신에게 한 약속이었으며 동지들에게 한 약속이었다. 다른 큰일이 있어도 휴의는 그것을 포기하고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설사 급하게 상해서 전갈이 와도 그는 그 일 먼저 처리하고 전갈은 그다음 일이라고 생각할 만큼 온통 죽은 자의 장례에 몰두했다.

그가 노량진 인근에 아지트를 마련한 것은 산과 가까운 쪽이라는 심리적 안정감도 한 몫을 했다. 강변 언덕에 올라 멀리 인왕산을 보는 것은 마음을 달래는 좋은 방법이었다.

개나리가 피고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외투는 불편한 옷이 됐다. 그는 대장간에서 특수 주문한 작은 삽을 기관총처럼 배낭 속에 숨겨 두고 이른 아침 한강을 넘었다.

그 옆에는 10여 미터를 두고 그의 부관이 따랐다. 그의 옷도 유심히 보면 그 안에 무언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조금 튀어 나왔다. 삽 대신 총신이 짧은 총이었다.

그것도 대장간의 힘을 빌렸다. 긴 총구를 자르고 그 대신 총신을 한 겹 더 두껍게 만들었다. 짧은 총열이 갖는 단점을 메꾸기 위한 것이었다. 마포를 거쳐 서대문 앞에 이르렀다.

인파가 제법 있었다. 그는 차를 타지 않고 여기까지 걸었다. 걷는 것이 체질이기도 했지만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과 안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잘 한 결정이었다.

삼십 분 정도 걷고 나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 졌다. 이렇게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휴의는 기분 좋은 사람처럼  기지개를 켜고 어깨를 들썩였다.

아침을 마친 사람들이 제각기 무슨 볼일이 있어서인지 정동길 쪽으로 또 일부는 광화문 쪽으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겼다. 휴의는 그들과는 달리 도로를 피하고 대신 바로 산길로 접어 들을 수 있는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사직동 쪽도 이미 떠오른 해가 넓게 사방으로 퍼져 있었다. 홍씨 가옥을 지났다. 그는 그곳이 작곡가 집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한때 그는 운동에 몸담았다.

그러다가 다른 지식인들처럼 정권을 찬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그는 그가 만든 동요를 흥얼 거렸다. 넉넉하고 아담한 이 층 서양식 집을 지나칠 때 휴의는 자신도 저런 집에 안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도 나이니만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었다. 그는 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한 오 분쯤 가니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었다. 이 역시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의 집이었다.

어디서 구했는지 수류탄을 던지고 그 자리에서 일경에게 체포됐다. 조직에 가담하지 않은 단독 범행이었다. 그러나 일경은 가족은 물론 주변 인물까지 모조리 잡아들였다.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그들은 그의 얼굴을 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문초를 당했다. 그는 감옥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죽을 수도 없게 되자 곡기를 끊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패했다. 억지로 입을 벌린 일경은 벌린 곳에 식은 죽을 쏟아 넣었다. 삼키지 못하고 토해내자 토한 것이 자신의 얼굴로 떨어졌다. 그는 울었다.

고통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데서 오는 체념이 가슴을 치고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포자기 하고 하루종일 독방에서 널부러져 있었다.

휴의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언뜻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곳을 지날 때는 가슴이 찡해왔다. 형체는 있으나 일부 허물어졌고 사람이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인 그 집 담을 뒤돌아 볼 여유는 없었다.

그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다시 발길을 옮겼다. 몇 발짝 더 위로 가자 이번에는 서양식 집이 삼층 정도 높이로 멋들어지게 서 있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건물은 어서 오게 하고 손을 내미는 듯이 친근감이 있었다.

이 집은 작곡자 집과는 다르게 매우 컸다. 그런데도 초가집처럼 푸근하게 다가왔다. 모양이 예뻐서 겠지. 서양 외교관이 살고 있는 집답게 외부 공간도 넓찍했다.

외교관은 혼란한 조선땅에 들어온 용기있는 서양사람이었다. 그가 독립운동에 어떤 도움을 주었다는 소문을 휴의도 듣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곳을 지날 때는 경외심 같은 것도 들었다.

조선사람도 아니면서 그런 것에 관심을 갖고 있고 행동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휴의는 이런 곳도 자신을 안전하게 숨겨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좀 쉬었다 가고 싶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아래쪽이 다 보이는 고개가 나타난다. 쉬더라도 바위에 걸터앉고 싶었다. 그런 곳이라면 적당할 것이다. 그때 젊은 사람 두 어명이 휴의 쪽으로 급하게 내려왔다.

호각을 불거나 거기 서, 같은 명령을 하지는 않았지만 휴의는 그들이 자신에게 볼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저들 말고 다른 볼 일이 있는 사람처럼 휴의는 가던 길을 돌리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

그들 중 한 명이 빠르게 다가와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그는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오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늙은 엄마가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 도라지라도 삶아 드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 말을 하면서 휴의는 등에 멘 가방을 내려 안에 있는 삽을 보여 주었다. 그러면서 휴의는 그 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는 나에게 어디 가느냐고 묻는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

왜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유없이 시비를 거는냐는 투였다. 그는 질문에는 대답을 않고 어서 네 갈길이나 가라면서 급한 볼일이 있어 빨리 자리를 떠야 하는 사람처럼 동료 한 명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언덕아래로 내려갔다.

그러기 전에 이곳은 서양 외교관이 사는 집이니 못본척 하고 얼른 지나치라고 했다. 괜히 잡혀 경치지 말라는 경고였다. 산에 가더라도 이 길 말로 저쪽 아래쪽으로 돌아서 가라고 손가락질 했다.

휴의는 몰랐다면서 다음 부터는 그렇게 하겠다고 돌아가는 그들의 등뒤에 대고 소리 치듯이 대꾸했다. 말을 끝냈을 때 휴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보다는 그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부관이 숨을 더 깊이 내쉬었다. 그는 가슴속의 총에 손을 대고 여차하면 당기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뻣뻣한 몸을 바로 세운 그는 쥐가 나기 직전에 풀렸는지 허리를 한 바퀴 빙 돌렸다. 가슴으로 갔던 손을 쓸어내린 부관은 별 일 없이 젊은이들이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기색을 보이자 담벼락에 숨어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굳이 마주쳐서 휴의와 같은 질문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부관은 그들을 따돌리고 나서 휴의가 뒤돌아볼 때 가볍게 손을 들었다. 안심해도 된다는 신호였다.

산으로 들어가자 휴의는 달리듯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는 사람이 없으니 산속에서 달린 다고 한들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곧 그는 그러기를 멈추었다.

급경사가 이어져서 걷는 것도 힘에 벅찼다. 그는 몸보다 마음이 더 급했으나 빠르게 걷는 것으로 보폭을 조절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녹 눈은 물들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계곡에 접어 들었다.

응달의 눈까지 녹고 있으니 양지바른 정상쪽은 푹신거렸다. 겹겹이 쌓인 눈이 녹아서 흙이 들떴고 그 흙은 미끄러웠다. 다리에 힘을 주면서 넘어지 지지 않고 휴희는 커다란 검은 바위 근처까지 왔다.

평소에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치고 올라왔어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폈다. 방심하는 사이에 누가 자신을 뒤쫓지나 않은지 사방을 둘리번거렸다.

그러나 숲은 조용했다. 새들조차 어디로 날아갔는지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숨을 고른 휴의는 죽은 동지를 나뭇가지로 임시로 덮어 두었던 곳에 다다랐다.

그러나 그곳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다시 숨을 고르고 나서 위쪽을 쳐다보면서 위치를 확인했다. 틀림없었다. 그러나 동지는 간데없었다. 시체는 어디로 사라지고 없었다.

냉동 상태로 있어야 맞는데 어디로 갔을까. 짐승들이 훼손했다면 흔적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것도 없었다. 옷 조차도 없었다. 휴의는 추격대들이 시신을 가져간 것으로 판단했다.

동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자 휴의는 가슴이 아팠다. 그는 삽을 꺼내 바위 뒤로 돌아 한쪽을 파기 시작했다. 혹시나 누군가 시신을 가져가거나 훼손해서 찾을 수 없을 때 대신 숨겨 둔 물건을 파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오른쪽 군화였다. 발목까지 부러져 걸을 수 없자 붕대를 감기 위해 벗은 군화 한짝이었다. 그는 그것을 꺼내 가져온 흰 천에 싸고는 그 옆에 막걸리 한 잔을 따랐다.

그리고 나서 두 번 절을 했다.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었다. 부관이 그의 어깨를 흔들었다. 그만 가자는 신호였다.

휴의가 눈을 들었다. 그 옆에는 이제 녹기 시작하는 지난 겨울 쌓였던 눈이 거의 다 녹아 작은 흔적만 남긴채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한 움큼 움켜쥐고는 마치 흙처럼 하얀 천위에 올려놓았다.

올려 놓을 때 몽울이 피기 시작한 진달래 가지가 흔들렸다. 그는 온 김에 바로 내려가지 않고 정상을 거쳐 하산한 뒤 부암동을 거쳐 다시 북악산을 올라 볼까 생각했다.

전투가 있던 바로 그 날을 상기해 보는 것도 나쁠 것이 없었다. 총독 관저 경비 상태를 보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가 고개를 흔들고는 방향을 바꿔 안산으로 향했다. 그런 것이 자신이나 조직에 어떤 도움이 될 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쪽은 경계가 삼엄하고 이쪽은 그보다 덜하기도 했다. 안산 쪽은 진달래가 더 많이 피어 있었다. 노란 산수유도 여기저기 폈거나 이미 시들은 것들도 있었다.

꽃을 따먹기도 하고 그러다가 쉬면서 남은 막걸리를 부관과 한잔 씩 먹기도 했다. 성벽에 기대서서 땀을 닦기도 했다. 무언가를 끝낸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자신이 상해로 가지 않고 조선땅에 남아 있던 이유 하나가 사라졌다. 안산에 오르니 저 아래에 붉은 벽돌 건물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왔다. 형무소구나.

저곳에 아까 올라 올 때 보았던 집의 주인이 잡혀 있겠구나.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야 나오는 곳으로.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메아리를 타고 산을 올라온 외마디 소리에 휴의는 손으로 귀를 막는 시늉을 했다.

휴의는 마음을 놓았다가 갑자기 들었던 이런 저런 심란한 마음을 식히기도 전에 아래로 내려왔다. 절의 종소리가 들려왔다. 오후 예불을 위한 신호인가.

스님들은 전쟁통에도 할 일이 있어 좋겠구나, 나라를 뺏겨도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니. 휴의는 갑자기 절에나 들어가 볼 까하고 부관에게 의사를 물었다.

부관은 알아서 하라는 듯이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절이 위험한 곳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의는 그러지 않았다. 울리던 종소리가 끝날 무렵 신촌으로 하산했다.

그리고 늦은 저녁 영등포에 접어들었다. 공장의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가 쉬지 않고 품어져 나왔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온통 먹구름 뿐이었다.

휴의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경인선 철도를 따라 신도림 쪽으로 몸을 돌렸다. 도림천의 물이 흘러내린 눈으로 제법 불어 있었다. 날은 어두워졌고 간혹 불빛 만이 철로변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가 그 쪽으로 간 것은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계속해서 걷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하루 종일 걸었으나 더 걷고 싶었다.

부관은 아지트로 돌아간지 삼십 분 정도 지났다. 밥을 먹고 나서 산책 좀 할 테니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혼자서 휴의는 걸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몸은 피곤하고 쉬고 싶었으나 마음은 자꾸 움직이라고 재촉했다. 허탈하게 끝난 장내식 때문인가. 그걸 핑계로 여지껏 조선땅에 있었다. 상해 임정은 휴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다.

주석은 더 그럴 것이다. 알면서도 휴의는 장례식을 이유로 상해로 가는 시간을 늦추었다. 이제 그것이 끝났다. 걸으면서 그는 생각을 정리했다. 애초 계획대로 하면 지체없이 가야한다.

그리고 주석을 만나 조선 상황을 이야기하고 다른 명령을 받아 다음 임무를 해야 한다. 그러나 휴의는 머뭇 거렸다. 마음 한쪽에서 그러지 말라고 잡았다.

불현듯 그는 점례가 보고 싶었다. 인사동에 가면 소식을 알 수 있을까. 공기는 검은 구름으로 가득차고 하늘엔  비가 내릴 듯이 잔뜩 웅크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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