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3 19:44 (화)
위험수위 의사 정신건강 "개인ㆍ구조적 차원 개입" 필요
상태바
위험수위 의사 정신건강 "개인ㆍ구조적 차원 개입"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10.19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의료정책硏, 연구보고서...직장인 대비 ‘우울 고위험군’ 비율 높아

[의약뉴스] 일반 직장인에 비해 의사의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의사들의 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사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개인적ㆍ구조적 차원의 개입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우봉식)는 최근 ‘의사의 정신건강 관리 모형-대한민국 의사의 정신건강 현황을 토대로’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의사들의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화두로 이는 환자들의 건강과도 직결되며, 국가적 차원에서 보았을 때 정신건강 저하로 인한 의사의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든다.

문제는 현재 의사들의 정신건강은 일반인에 비해 나쁘다는 것으로, 지난 2014년 전공의 근무환경조사에 따르면 전일제 일반근로자 집단에 비해 인턴은 약 8배, 레지던트는 약 5배가 우울증상을 경험했으며, 인턴은 약 7배, 레지던트는 약 9배가 자살 생각을 보고했다.

수련의와 5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젊은 의사의 50% 이상에서 번아웃이 보고됐으며 의사들의 자살 성공률은 일반 인구에 비해 높았다.

이에 연구소는 의사 3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연구소에서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수집한 2만 4920명의 일반 직장인 정신건강 실태자료를 토대로 분석, 국내 의사들의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했다.

▲ 성별ㆍ연령별 한국 의사들의 우울(위쪽)과 한국 직장인 대비 의사의 우울 – 연령별 대비.
▲ 성별ㆍ연령별 한국 의사들의 우울(위쪽)과 한국 직장인 대비 의사의 우울 – 연령별 대비.

조사 결과, 직장인 대비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고, 연령별로는 20, 30대에서 우울증 의심군이 각 14.3%, 13.8%로 높게 나타났다.

30대의 우울증 의심군에서는 직군 상 1차병원 개원의, 봉직의의 비중이 높았으며, 직군 상 전체적으로는 봉직의, 전공의, 임상강사의 우울증 의심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343명의 참가자들 중 31명(9%, 남자가 20명, 여자가 11명)에서는 주요우울장애가 의심될 정도의 높은 점수가 보고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2명(14.3%), 30대가 12명(13.8%), 40대가 10명(6.3%), 50대가 5명(8.37%), 60대가 1명(5.3%), 70대 이상이 1명(20%)이었다.

직장인 데이터와 의사 집단의 연령별 비교를 시행한 결과, 직장인의 우울증 의심군은 20대에서 7.1%, 30대에서 6.5%, 40대에서 5.1%가 보고됐고 의사에서는 우울증 의심군이 20대에서 14.3%, 30대에서 13.8%, 40대에서 6.3%가 보고돼, 일관적으로 의사에서 우울증 의심군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의사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20~30대는 직장문제가 가장 흔했으며, 20대의 경우 전공의와 임상 강사로 이뤄져 높은 직무요구 및 직장 문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보고됐다.

30대는 개원의, 봉직의의 비중이 높았는데(65.5%, 87명 중 57명) 특히 관계 갈등과 직무 불안정을, 40~50대에서는 매너리즘이 주 원인으로 꼽혔다.

의사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직무 스트레스는 관계갈등이었고, 직무요구가 뒤를 이었다. 관계갈등의 경우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개원의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관계갈등이 높았다.

이는 혼자서 진료와 운영 등을 모두 감당하며 주변 도움을 구하기 힘든 직역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이러한 체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마음 자산은 우울, 불안, 수면문제 등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표현되는 마음건강 저하가 일어날 위험도를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요인들로, 이중 통제감, 열정, 끈기, 사회적 지지를 평가한 결과에 살펴보면 마음 자산의 경우 직장인과 비슷하거나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통제감이 한국 직장인 대비 높았다.

다만, 20대의 경우 타 연령에 비해 통제감이 낮았고, 열정과 끈기 부족의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영역은 직장인보다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사회적 지지를 낮았으며, 삶의 만족도는 평균 7.2점으로 직장인의 평균(6.7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연구소는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의사들에서 한국 직장인 대비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고, 특히 대부분 전공의와 임상강사로 구성된 20대, 1차병원 개원의, 봉직의의 비중이 높은 30대에서 우울증 의심군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며 “20대 의사들에서는 이 뿐만 아니라 이외 연령의 의사들에 비해 수면의 문제, 낮은 통제감, 식습관의 문제, 높은 번아웃 빈도와 주당 근로시간이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료정책연구소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정신적 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사례를 통해 의사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개인ㆍ구조적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영국은 ‘NHS Practitioner Health’를 통해 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인력을 대상으로 자살, 장애, 사별 등에 대한 지지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도 ‘Federation of State Physician Health Programs’을 통해 의사의 중독, 정신질환, 신체질환, 행동문제에 대한 발견, 평가, 치료, 지속적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소는 개인적 차원의 접근으로 “개인 스스로의 건강에 전문가적인 자세로 책임감을 갖고, 20대에서 주요 직장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힌 직장문화 등에 있어 부정적 문화에 기여하는 개인행동에 책임을 가지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지지를 늘리기 위해 의료업무 외의 대인관계를 늘리고, 매너리즘 해소를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동아리 활동, 문화 행사 등에의 참여 또한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적 차원의 개입은 예방의 원리를 기반, 1차 예방으로 기본적인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교육 및 각 연령별, 직역별로 두드러진 스트레스 요인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을 도입하하는 것”이라며 “2차 예방으로 의사들에 대한 정신건강 검진을 통한 선별검사를 유도, 치료적 개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익명성 보장 등을 통해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도적으로는 전공의 특별법에서와 같이 전임의 등의 연속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한 권고 규정을 마련할 수 있고, 익명성을 보장한 치료 창구를 개설하는 등 치료 개입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며 “의사들의 정신건강 검진의 시행 및 정신건강 관련 교육을 연수평점 제도 내용에 포함하는 근거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