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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다제내성균 위협, 새 항균제 도입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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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다제내성균 위협, 새 항균제 도입 검토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10.15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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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 김남중 교수..."낮은 국내 항생제 가격 책정으로 도입에 소극적"
▲ 발생빈도가 증가하면서, 치료 성적까지 나쁜 다제내성균 감염증에 대해 효과적인 새로운 항균제가 만들어졌지만,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임상현장에선 사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발생빈도가 증가하면서, 치료 성적까지 나쁜 다제내성균 감염증에 대해 효과적인 새로운 항균제가 만들어졌지만,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임상현장에선 사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의약뉴스] 발생빈도가 증가하면서, 치료 성적까지 나쁜 다제내성균 감염증에 대해 효과적인 새로운 항균제가 만들어졌지만, 국내에 도입되지 않아 임상현장에선 사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김남중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다제내성균: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이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의료관련감염의 주요 원인균으로 폐렴, 균혈증, 복강 내 감염, 카테터 감염 등을 일으키는 다제내성균은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으로 정의되며, 이로 인한 감염증은 항생제 감수성 세균이 일으키는 감염증에 비해 예후가 나쁘다.

세계보건기구는 다제내성균 감염증을 항균제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나쁘고,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균제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 앞으로 다가올 10가지 국제 보건 위험요인으로 분류했다.

대표적인 다제내성균은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CRPA)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CRAB) 등이다. 

다제내성균이 일으킨 감염증의 치료에 사용할 효과적인 항생제가 적거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미국감염학회는 발표한 CRE, CRPA, CRAB 감염증의 치료 지침을 통해 세프타짐-아비박탐(ceftazidime-avibactam, 제품명 아비카즈), 이미페넴-실라스타틴-렐레박탐(imipenem-cilastatin-relebactam, 제품명 레카브리오), 메로페넴-바보르박탐(meropenem-vaborbactam, 제품명 버보미어), 세피데로콜(cefiderocol, 제품명 페트로자), 에라바사이클린(eravacycline, 제품명 제라바) 플라조마이신(plazomicin,, 제품명 젬드리)과 같은 새로 개발된 항균제들을 추천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항균제 도입이 이뤄지지 않은 것. 

김 교수는 “다제내성균 감염증을 치료하는 임상의사들은 치료 지침에서 추천하는 최적의 항균제를 사용하지 못하고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는 항균제를 투여해야 하는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향균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다제내성균에 대한 새로운 항균제의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2009년부터 2021년 사이에 미국의 FDA, 유럽의 EMA는 다제내성 그람양성세균에 대한 치료제로 텔라반신(telavancin, 제품명 비바티브), 오리타반신(oritavancin, 제품명 키머사), 달바반신(dalbavancin, 제품명 달반스), 세프타롤린(ceftaroline, 제품명 테플라로) 레파무린(lefamulin, 제품명 젠레타) 델라폭사신(delafloxacin, 제품명 박스델라)을, 다제내성 그람음성세균에 대한 치료제로 세프타짐-아비박탐, 이미페넴-실라스타틴-렐레박탐, 메로페넴-바보르박탐, 세피데로콜, 에라바사이클린, 플라조마이신을 사용 승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새 항균제 도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현장에서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며 “2009년 이후 우리나라에 새롭게 도입된 다제내성균에 대한 항균제는 타이제사이클린(tigecycline, 제품명 타이가실, 2007), 도리페넴(doripenem, 제품명 피니박스, 2010), 자보플록사신(zabofloxacin, 제품명 자보란테, 2015), 세프톨로잔/타조박탐(ceftolozane/tazobactam, 제품명 저박사, 2017), 답토마이신(daptomycin, 제품명 답토신, 2021)이 있고 많은 항균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다제내성균에 대한 새로운 항균제 도입은 국가 차원의 시급한 과제”라며 “우리나라에서 다제내성 그람양성세균에 대한 치료제로 리네졸리드(linezolid, 제품명 자이복스)와 답토마이신의 처방이 가능한 반면, 다제내성 그람음성세균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는 도입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적의 치료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CRE, CRAB, CRPA 감염증에 대해 흔히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는 콜리스틴(colistin) 혹은 콜리스틴과 다른 항균제의 병합 투여”라며 “콜리스틴은 약제 감수성 검사 시행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으며, 효과가 베타락탐 항균제보다 부족한 점, 신독성 발생률이 높다”고 꼬집었다.

올해 2월 미국감염학회에서 발표한 CRE, CRPA, CRAB 감염증에 대한 치료지침에서는 세프타짐-아비박탐, 이미페넴-실라스타틴-렐레박탐, 메로페넴-바보르박탐, 세피데로콜, 에라바사이클린, 플라조마이신의 투여를 추천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콜리스틴은 으뜸 치료제 목록에 들어있지 않다는 것.

김 교수는 “미국감염학회의 치료지침 근거는 새롭게 허가 받은 약제들에 대한 임상시험의 결과들”이라며 “연구대상 환자수가 적은 단점이 있는 연구들이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 새로운 항균제의 효과가 콜리스틴이나 카바페넴(carbapenem)과 같은 기존 약제들에 비해 동일하거나 우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제내성균 감염은 많은 국민들에게 심각한 보건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MRSA, VRE, CRE, CRPA, CRAB 균혈증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수는 3280명으로 추정된다”며 “예측모델을 통해 추정한 의료비를 포함한 사회경제 손실은 연간 2억 불이 넘는다”고 전했다.

또한 “다제내성균의 발생을 줄이려면 원인 세균에 대해 효과가 있는 항균제 중 가장 항균 범위가 좁은 약제를 선정, 치료가 필요한 최소 기간만 투여하는 항생제 스튜어드십의 적용이 필요하다”며 “대한감염학회와 대한항균요법학회는 2021년 우리나라 진료 현장에 적용할 항생제 스튜어드십 지침을 발표했지만 대다수의 병원에서 항생제 관리를 담당할 감염 전문 의료진의 부족으로 지침이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김남중 교수는 “다제내성균 감염증은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고 감수성 세균 감염증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는 점에서 서둘러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통해 적절한 항균제 사용을 유도, 다제내성균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감염 전문인력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병원에 감염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고 밝혔다.

새 항균제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낮은 국내 항생제 가격 책정에 대한 우려로 국제적 제약회사가 도입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다제내성균 감염증의 발생을 줄이고 치료 성적을 개선하려면 감염 전문의 인력을 늘리고 새 항균제를 도입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다제내성균 감염증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고려한다면 국가는 항생제 관리를 통한 발생률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다제내성균 감염증의 치료에 사용할 새 항균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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