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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에 산소통 끼여 환자 사망, 의사에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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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에 산소통 끼여 환자 사망, 의사에 유죄 판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10.1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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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금속제 산소 용기 반입하면서 주의의무 안 지켰다”
▲ MRI 안으로 빨려들어온 산소용기로 인해 촬영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법원이 담당 의사와 방사선사에게 금고형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 MRI 안으로 빨려들어온 산소용기로 인해 촬영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법원이 담당 의사와 방사선사에게 금고형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의약뉴스] MRI 안으로 빨려들어온 산소용기로 인해 촬영 중이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법원이 담당 의사와 방사선사에게 금고형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은 최근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와 방사선사 B씨에 대해 각각 금고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경, 병원에서 당직 근무를 하다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있던 환자에게서 뇌출혈 또는 뇌경색 소견이 보이자 MRI 촬영을 지시했다. 

환자에게 산소 공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MRI 촬영실 내 벽면 고정형 공급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A씨는 간호사에게 금속제 이동용 산소용기를 가져오라고 간호사 등에게 지시했다.

문제는 ‘영상의학과 MRI 검사실 업무지침’에 따르면 이동용 산소 용기 같은 금속성 물건은 검사실에 반입할 수 없다는 것. 기기에서 발생하는 강한 자기장 때문에 금속성 물체가 기기에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처럼 부득이 이동용 산소 용기를 쓸 경우 용기를 검사실 밖에 두고 호스를 연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의료진은 산소용기를 검사실 내로 그대로 반입했고, 검사 개시 후 산소 용기가 기기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환자는 충격과 압착으로 인해 사망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MRI 검사실 내에 금속제 산소 용기를 반입하면서도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MRI 촬영기기는 상시적으로 강한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있어 자기력의 영향을 받는 금속성 물건이 순간적으로 MRI 기기 내부로 빨려 들어갈 수 있으므로 MRI 촬영실 내에 금속성 물건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료인이라면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의학과 MRI 검사실 업무지침’에도 산소 공급 환자의 산소 용기가 검사실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라고 명시했다”며 “MRI 촬영실 내부에서 환자를 진료하거나 촬영을 감독ㆍ담당하는 의료인은 금속제 물건 반입을 막고 부득이한 이유로 금속제 이동용 산소 용기를 사용할 때 MRI 기기 가까이 끌려와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또 “MRI 촬영실 내부에서 환자를 진료하거나 MRI 촬영을 감독ㆍ담당하게 된 의료인에게는 금속제 물건이 MRI 촬영실 내부에 반입될 수 없도록 막고, 산소 공급이 필요하더라도 금속제 이동용 산소 용기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벽면에 설치된 산소공급기나 금속제 물건이 포함돼 있지 않은 산소공급기를 사용해야 한다”며 “부득이한 이유로 금속제 이동용 산소 용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더라도 산소 용기를 MRI 촬영실 밖 등 MRI 기기의 자기장 범위 밖에 두고 충분한 길이의 호스로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속제 이동용 산소 용기나 위험한 금속제 물건이 MRI 기기 가까이 끌려와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만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A씨가 금속제인 이동용 산소 용기를 가져오라고 간호사 등에게 지시했다면, 금속제 이동용 산소 용기가 MRI 촬영실 내부로 반입되는 것은 아닌지 주의를 기울여 확인하고 반입을 막았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 금속제 이동용 산소 용기를 MRI 촬영실 밖에 두고 호스를 충분한 길이로 바꿔 산소가 공급되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므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B씨는 이동용 산소 용기를 사용하기 전에 '영상의학과 MRI 검사실 업무지침'에 따라 MRI 촬영실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고정용 산소공급기를 사용하도록 조언하고, 공급 호스가 짧다면 긴 호스로 연결할 수는 없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공동으로 업무상 과실을 범했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으므로 그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야간 당직 근무 중 응급상황에서 발생한 사고고 A씨는 기소유예 처분 외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B씨는 아무 전력 없는 초범인 점, 유족과 합의했고 잘못을 인정하는 점 등은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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