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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패러다임 전환, 인공지능 도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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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패러다임 전환, 인공지능 도움 불가피”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10.01 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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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의료 발전ㆍ정밀의학 정보 흡수 한계
규제ㆍ수가도 장벽...“의료진 역할 중요”

[의약뉴스] 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머신 러닝을 중심으로 인공지능의 역할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정밀의학의 시대에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의료 기술을 의료진이 모두 습득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인공지능의 도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의료진의 영역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으며,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 것이란 평가다.

다만, 다양한 의료 영역에서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으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 암젠코리아은 30일, ‘인공지능, 거대한 가속(Artificial Intelligence : The Great Acceleration)’을 주제로 제5회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Amgen Science Academy, ASA)를 개최했다.
▲ 암젠코리아은 30일, ‘인공지능, 거대한 가속(Artificial Intelligence : The Great Acceleration)’을 주제로 제5회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Amgen Science Academy, ASA)를 개최했다.

암젠코리아(대표 노상경)는 30일, ‘인공지능, 거대한 가속(Artificial Intelligence : The Great Acceleration)’을 주제로 제5회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Amgen Science Academy, ASA)를 개최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방영주 명예교수가 좌장으로 진행한 플레너리 세션에서는 암젠 글로벌 데이터 사이언스의 매트 오스틴(Matt Austin) 전무 이사와 암젠 글로벌 연구센터 미치 해(Michi He) 시니어 데이터 과학자, 서울아산병원 영항의학과 서준범 교수가 연자로 나서 헬스케어 산업에서 인공지능의 역할과 현주소 및 과제를 조명했다.

이 가운데 매트 오스틴 전무는 신약개발에 있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역할을 임상 연구기관 선정 사례를 들어 소개했다.

다양한 신약개발 과정에서 가장 예측 불가능하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 환자를 모집하는 단계로, 머신러닝을 통해 이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것.

실례로 그는 머신 러닝을 통해 질환이나 대상 환자 등 임상 연구의 다양한 변수에 따라 환자를 잘 모집하고, 이에 따른 위험이 낮은 기관을 선정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이러한 인공지능의 순기능이 환자모집 외에 의약품 개발의 다양한 단계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치 해 시니어 데이터 과학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머신 러닝을 활용한 고위험군 선별 모델을 소개했다.

다양한 변수들을 활용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과 호흡부전,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나 체외순환기 사용 등의 위험을 90% 가까이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

또한 200여가지 변수가 포함된 이 알고리즘에서 변수를 단순화 예측도는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변수를 10개로 줄여 실제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제공해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의료 자원을 절약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준범 교수는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이 이미 의료의 다양한 영역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흔히 의료분야에서는 영상의학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른 영역에서도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쏟아지는 의료 정보와 개인화 되고 있는 의사결정 과정(정밀의학)을 의사들이 모두 습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인공지능이 이러한 의료 패러다임 전환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인공지능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연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무엇보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학습한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신뢰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학습과정에 활용하는 데이터에 편증이 있을 경우 특정 집단에서 잘못된 결과가 도출되는 편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소수 인종의 경우 신약개발 임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이를 기반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이 해당 인종에 대해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규제로 인해 의료 정보를 활용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고, 인공지능에 수가가 반영되는 사례가 드물어 실제 임상현장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준범 교수는 “인공지능은 현장에서 사용 가능성을 입증해야 가치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테스트가 필요한데, 기존의 의료기기 규제로는 인공지능의 기술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의료 인공지능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로 투자가 줄어든 가운데 수가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머신러닝에 쓰이는 원재료인 의료정보를 활용하는데 있어 상업적 활용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가 힘들다며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우스갯소리로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고 있다 한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서 교수는 다양한 의료 데이터의 표준화와 함께 연구를 통해 가치를 입증한 인공지능이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제대로 적용되는지 밸리데이션(Validation)이 필요하다고 과제를 제시했다.

인허가에 단계에서는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보여주는 성능은 형편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서준범 교수의 지적이다.

아울러 그는 인공지능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임상의사들도 인공지능의 기본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적용해야 환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면서 “개발 과정에서 모니터링 방향을 점검하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유용한지 밸리데이션하는 것 등이 모두 의료진의 역할로 인공지능의 모든 사이클에서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인공지능의 개입이 없는 단계에서부터 인간이 개입이 없는 단계까지 5단계로 구성된 자율주행 단계를 소개하면서 “의료분야에서 인공지능은 5단계까지 갈 수 없다”며 “인공지능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의사를 보조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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