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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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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 Ⅰ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9.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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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칼리 OS 데이터, 계열 효과가 아니라 약제의 특성

[의약뉴스]

약제를 선택하는데 있어 골드 스탠다드는 전체생존기간이다.

최근 다양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등장으로 전이성 유방암의 예후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제(Cyclin Dependent Kinase, CDK) 4/6 억제제들은 호르몬수용체 양성/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유방암 환자들의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을 개선하며 1차 치료제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HR+/HER2- 유방암 환자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PIK3CA 유전자 변이에는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등장, CDK4/6 억제제 치료 이후 다시 한 번 표적치료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22)에 참석차 내한한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를 만나 다양한 환경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와 최초의 PIK3CA 표적치료제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 노바티스)의 주요 임상데이터와 그 가치를 조명했다.

먼저 이번 시간에는 3건의 임상연구에서 연이어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키스칼라의 임상데이터에 대한 의견을 정리했다.

 

▲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22)에 참석차 내한한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를 만나 다양한 환경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와 최초의 PIK3CA 표적치료제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 노바티스)의 주요 임상데이터와 그 가치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최근 대한종양내과학회 국제학술대회(KSMO 2022)에 참석차 내한한 미국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데얀 유릭 교수를 만나 다양한 환경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노바티스)와 최초의 PIK3CA 표적치료제 피크레이(성분명 알펠리십, 노바티스)의 주요 임상데이터와 그 가치를 조명했다.

 

◇MONALEESA-7, 아시아인 뿐 아니라 전체 환자군에 유의미한 결과
키스칼리는 2019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19)를 통해 CDK4/6 억제제 중 최초로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전체생존율 개선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연구는 아시아 연구진이 주도적으로 참여,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폐경전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 CDK4/6 억제제의 가치를 입증해 우리나라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

이어 이듬해 진행된 유럽종양학회 아시아심포지엄(ESMO Asia 2020)에서는 MONALEESA-7의 추가분석 결과 대조군대비 생존기간 개선폭이 아시아인에서 더욱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키스칼리가 아시아인에 보다 효과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유릭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역적, 인종적 차이에 관심이 많기는 하나, 키스칼리가 아시아인에 대해 더 효과가 있다고 단정 지어 말씀 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 이유로 “실제 분석 자료를 보면 아시아인이 전체 피험자 대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전체 환자군(ITT환자군) 대비 (생존율 개선 폭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나고 있기는 하나, 경과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임상에 접근하는 방법론 측면에서 임상 설계 시 통계 분석 디자인은 치료 의향 군 전체에 대한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하위 그룹에 대한 섣부른 결론 도출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어떤 그룹이) 더 낫다, 낫지 않다고 말씀 드리긴 어려우나, 이 데이터를 통해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어떠한 하위그룹이든 막론하고 전반적으로 (키스칼리의) 일관된 임상적 혜택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체 임상 시험에 포함되어 있는 피험자들의 결과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정도의 규모로 아시아 피험자의 모집이 이뤄졌다면 보다 확신해 말씀 드리겠으나 그렇게까지 결론을 도출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키스칼리, 3건의 임상에서 다양한 환경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OS 개선
아로마타제 역제제와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MONALEESA-7을 시작으로 키스칼리는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한 MONALEESA-3에 이어 레트로졸과 병용한 MONALEESA-2에 이르기까지 3건이 임상연구에서 연이어 전체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MONALEESA-7은 내분비요법 시행 이력이 없는 폐경 전/이행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MONALEESA-3은 내분비요법 시행 이력이 없거나 최대 1차례만 받았던 폐경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또한, MONALEESA-2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폐경 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로, 특히 키스칼리의 용량 감량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존기간 개선 효과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3건의 임상연구를 통해 키스칼리는 CDK4/6 억제제 중 치료 차수와 병용 약제, 용량 감량 여부에 상관없이 일관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약제가 됐다.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에서는 3가지 CDK4/6억제제를 모두 HR+/HER2- 전이성/진행성 유방암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다수의 임상에서 일관된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한 약제는 키스칼리가 유일하며, 이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유릭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중요한 몇 가지 평가지표가 있다”면서 “첫 번째는 종양이 어느 정도 줄어들었는지를 의미하는 반응률(response rate)이고, 두 번째는 무진행생존율(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이며, 마지막은 전체생존율”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있으나, 중요성이 동등하지는 않다”면서 “이 가운데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는 전체생존율에서의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로 임상 시험을 수행할 때 전체생존율을 1차 평가 변수로 가져가기는 어려운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때문에 규제 당국에서도 이에 대한 대체제로 무진행생존율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전제했다. 

그 이유로 “임상 시험을 더욱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피험자를 더 적게 모집할 수 있으며, 실제 임상 시험에서 수행된 여러 활동과 관련된 의미 있는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장기 생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임상 진행 과정에서 전체생존율에 대한 결과를 얻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아쉬움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FDA 등 규제 당국이 전체생존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은 변함 없다”고 역설했다.

비록 세 가지 CDK4/6 억제제가 모두 시판허가에 필요한 무진행생존율에서 훌륭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전체생존율 데이터까지 확보한 약제와 그렇지 않은 약제의 신뢰도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

그 이유로 “최근 들어 무진행생존율에서 도출된 좋은 결과를 통해 승인받았던 약제가 시판된 이후 전체생존율에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 승인이나 시판이 취소되는 경우도 실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예를 들어 3건의 임상 연구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3건 모두 무진행생존율에서는 혜택을 확인했지만 전체생존율에서의 혜택은 입증하지 못했다고 하면 3건의 임상 연구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3건의 임상에서 모두 무진행생존율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으나, 2건에서만 전체생존율까지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됐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체생존율이 골드 스탠다드이기 때문에 이를 보다 신뢰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 이유로 그는 “전체생존율과 무진행생존율에서의 혜택이 모두 도출된 데이터라면 장기 생존 혜택이 완벽하게 입증된 것으로,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CDK4/6 억제제들의 엇갈린 전체생존율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FDA에서는 CDK4/6억제제 관련 3건의 임상연구를 통합 분석, CDK4/6 억제제가 HR+/HER2- 전이성/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의 사망위험을 줄인다고 보고했다.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22)에서도 CDK4/6 억제제 관련 임상간 엇갈린 결과에 대해 약제의 차이보다 임상연구 설계에서의 차이가 영향을 주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유릭 교수는 “(전체생존율 데이터가 있는 약제를 더 신뢰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임상 설계를 조금 다르게 했더라면 다른 약제에서도 전체생존율에서 이득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그럴 수 있겠지만 모르는 일”이라며 “하지만 다른 CDK4/6 억제제의 결과를 외삽해 다른 CDK4/6 억제제도 전체생존율에 혜택이 있겠다고 추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굳이 단편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추해 전체생존율에 혜택이 있을 것이라 굳이 말씀 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약제가 비슷하다고 하지만, 비슷할 뿐이지 정확하게 같은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CDK4/6 억제제 중 전체생존율에 대해 입증된 데이터가 있는 약제는 키스칼리와 아베마시클립”이라며 “약제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확신을 가지고 팔보시클립이 키스칼리와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CDK4/6 억제제간 직접 비교 연구(Head-to-Head Trial)가 없는 만큼 학계에서 엇갈린 전체생존율 분석 데이터를 두고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는 이유 역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직접 비교 임상이 없다 하더라도 이미 확립된 데이터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 또한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ASCO에 참여한 (전체생존율 분석에서의 치아기 임상 설계 또는 모집단의 차이에서 비롯했다는) 다른 동료 들에 대해 변호하자면, 아무래도 직접 비교 연구가 없다보니 보수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이처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여러 이유를 들어 나름대로 그 결과를 소화하고자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의도적으로 깎아내린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일 환자를 보는 입장에서 이런 데이터가 있으면 선택이 명확할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가 있는데 선택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학이라는 것은 데이터가 계속 발전하고 취합이 될 수 있어,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데이터가 생기면 다른 분석도 가능하겠지만, 눈앞에 있는 데이터에 대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 데이터가 나와서 새로운 이해가 추가되면 그때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었는지, 환자가 과거에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이력이 있는지, 호르몬 치료를 종료한 이후 12개월 이내에 재발을 했는지, 임상 시험 종료 후에 CDK4/6 억제제 치료를 다시 받았는지 등 여러 다른 요소를 본다 해도 실제 전체생존율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약제 간의 차이라고 귀결 지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었는지, 환자가 과거에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이력이 있는지, 호르몬 치료를 종료한 이후 12개월 이내에 재발을 했는지, 임상 시험 종료 후에 CDK4/6 억제제 치료를 다시 받았는지 등 여러 다른 요소를 본다 해도 실제 전체생존율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약제 간의 차이라고 귀결 지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계열 효과보다 각 약제의 데이터에 집중해야
CDK4/6 억제제 임상연구에서 약제별로 엇갈린 전체생존율 데이터를 두고 임상 설계나 모집단의 차이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시선과 달리, 약제간의 차이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유릭 교수 역시 다양한 가설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약제간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키스칼리는 CDK 4와 6 가운데 CDK4에 대한 선택성이 다른 약제보다 더 강할 뿐 아니라 혈중 유리농도도 높아서 CDK4/6에 대한 억제력이 더 오래 유진된다는 것.

그는 “CDK4/6 억제 기전에 3가지 약제가 있는 것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적어도 무진행생존율 기준으로 봤을 때 환자들에게 명확한 이득이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학의 기본 원칙은 시간을 두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이해 및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라면서 “팔보시클립은 전체생존율에 있어 2개의 부정적(negative) 결과가 나왔고, 키스칼리는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 Trial, RCT)을 통해 전체생존율에서 혜택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임상에서는 전체생존율에 이득이 있고, 다른 한쪽은 이득이 없는 것”이라며 “더 이상 논의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종양학자의 입장에서도 차세대 임상 연구를 통해 과거의 문제를 보다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임상 설계를 위한 여러 가설을 세우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었는지, 환자가 과거에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이력이 있는지, 호르몬 치료를 종료한 이후 12개월 이내에 재발을 했는지, 임상 시험 종료 후에 CDK4/6 억제제 치료를 다시 받았는지 등 여러 다른 요소를 본다 해도 실제 전체생존율의 차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약제 간의 차이라고 귀결 지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유릭 교수는 계열 효과보다 약제간의 차이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피크레이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다양한 PIK3CA 표적치료제들이 임상연구에 실패한 가운데 환자군을 좁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피크레이의 연구 결과를 받아들여 이전에 실패한 약제들까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추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른 예를 들어 설명 드리면, PIK3CA 억제제에 대해 약 12년 간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PIK3CA 억제제를 하나의 클래스로 보는 관점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이 클래스에 속하는 약제들을 보면 모두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계열의 첫 약물이 개발되었을 때, 타깃에는 기능을 잘 했으나 독성이 높아서 개발이 중단됐다”며 “두 번째 약제는 타깃도 추가했으나 마찬가지로 독성이 너무 높아 역시 개발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세 번째 개발된 약제가 바로 알펠리십, 즉 피크레이로 이전 약제와 달리 여러 타깃에 집중하지 않고 하나의 타깃만 강력하게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러한 약제들을 모두 PIK3CA 억제제라고 이야기하지만, 동일한 클래스라 볼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모든 약제의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신약 개발에 많이 참여하는 입장에서 약제들의 구조나 타깃, 혈액에 남아있는 양 등 특징이 모두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결정지어 말씀 드릴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결과는 신뢰성을 가지고 믿을 수밖에 없다”며 “(키스칼리가 입증한) 무진행생존율에 대한 결과는 물론 전체생존율의 좋은 결과 또한 3건의 임상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입증 자료”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앞으로는 계열(Class)에 집중하기보다는 단일 약제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약제를 클래스로 묶는 단순화 과정을 거치는데, 건강보험을 적용하거나 또는 논의 상 편의를 위해서 일수도 있겠으나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사실 어렵다”면서 “특히 유방암과 같이 사망 위험이 높은 질환이라면, 그리고 확실한 데이터가 있는 상황이라면 특정 약제, 특정 데이터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키스칼리, 병용 약제에 상관없이 사망위험 개선 효과 비슷
한편, 키스칼리는 전체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한 세 건의 임상에서 병용 약제를 모두 달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 감소폭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시 말해 기존의 표준요법에 키스칼리를 추가하면 일정 수준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한 편으로는 키스칼리가 병용 약제의 특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된 약효를 보여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유릭 교수는 “상당히 놀라운 결과”라며 “두 가지로 정리해보면, 하나는 CDK4/6가 암세포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고, 다음은 (키스칼리가) 타깃을 올바른 수준으로, 적정 시간 동안 정확히 공격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생물학적 측면에서 다시 짚어본다면, 실제 암을 촉진하고 유발하는 타깃이 있으면 약제가 이 타깃을 억제해 암세포가 줄어들고,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키스칼리가 이처럼 근본적인 HR+/HER2- 유방암의 기전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레트로졸이나 풀베스트란트 등 병용약제와 관계없이, 폐경 전ㆍ후 환자 모두에서 일관된 결과가 나온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MONALEESA-2 임상에서 키스칼리 투약 용량을 조절한 환자에서도 생존기간의 이득에 영향이 없었다는 연구 결과 역시 실제 임상현장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릭 교수는 먼저 “임상 연구에서는 용량을 조금씩 증량해 최대 허용 용량(Maximum Tolerable Dose, MTD)을 결정하게 된다”면서 “전체 피험자 중 약 3분의 1 이하에서 용량 제한 독성(Dose Limiting Toxicity, DLT)이 나타나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최대 용량으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사람에 대한 데이터이다 보니, 일부 환자에게는 다소 많은 용량일 수 있다”면서 “환자 입장에서 이상반응이 너무 심하다면 용량을 줄여주는 것이 당연히 좋다”고 전제했다.

이어 “키스칼리의 시작 용량은 600mg인데, 예를 들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반응인 호중구 감소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용량을 줄여도 충분히 타깃을 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이 약제를 더욱 잘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용량을 줄여도 동일한 임상적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관성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키스칼리의 경우 용량을 조정했을 때 효과적인 범위의 분포가 보다 넓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용량을 줄여도 계속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구간 내에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약제의 경우 분포 곡선이 좁아, 용량을 조금만 벗어나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런 점에서 키스칼리가 임상적 혜택이 있다고 생각하며, 기본적으로 다양한 용량 단계(level)가 있다는 측면과 개별 환자 별로 용량을 맞출 수 있다는 측면도 장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입장에서 실제 용량 증감에 있어 현실적인 부분도 중요한데, 키스칼리는 3개 정제가 1개 패키지로 병원에 입고된다”며 “만약 환자에게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이상반응이 발생했다는 연락이 온다면 며칠 복용을 중단하고, 2알만 드시라고 바로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방을 다시 낼 필요도 없고, 패키징도 환자가 3알이나 2알로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하다”며 “이처럼 용량 조정이 매우 유연하다는 것은 작은 부분일 수 있으나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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