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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O 2022] 난공불락 난소암, 린파자ㆍ루브라카ㆍ티쎈트릭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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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O 2022] 난공불락 난소암, 린파자ㆍ루브라카ㆍ티쎈트릭 고전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9.1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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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파자, 1차 치료ㆍ유지요법 두 가지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에도 아쉬움
루브라카ㆍ티쎈트릭, 1차 평가변수 달성 실패

[의약뉴스]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진행성 난소암에서 PARP 저해제들이 희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9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2022)에서는 난소암 분야에서 생존기간 개선에 도전한 다수의 연구결과들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난소암 3차 치료 적응증을 철회한 루브라카(성분명 루카파립, 클로비스)는 그 배경이 된 ARIEL4 임상 3상 공개했다. 

기대와 달리 항암화학요법보다 생존기간이 더 짧았다는 결론인데, 항암화학요법군에서 과도하게 PARP 저해제로의 전환을 허용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항PD-L1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로슈)도 난소암 공략에 가세했지만, 1차 목표인 무진행생존율(Progression-Free Survival, PFS)에서부터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데이터가 충분치 않은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최초의 PARP 저해제로 난소암 공략에 앞장섰던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아스트라제네카)는 두 건의 임상 연구에서 연이어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했다.

유지요법과 1차 치료 두 가지 환경에서 모두 생존기간을 개선했다는 분석이지만, 세부적으로는 물음표가 적지 않았다.


◇린파자, 유지요법과 1차 치료에서 생존기간 개선
유럽임상종양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첫 주제 발표 세션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주제로 린파자의 3상 임상 PAOLA-1/ENGOT-ov25와 SOLO1/GOG-3004를 내세웠다.

이 가운데 PAOLA-1/ENGOT-ov25은 진행성 난소암 1차 치료, SOLO1/GOG-3004은 진행성 난소암 유지요법에서 린파자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임상 연구다.

특히 SOLO1/GOG-3004은 이번이 벌써 7년차 분석으로, 그동안 린파자의 지속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왔으나, 전체생존율에 대한 데이터는 최근까지도 충분하게 완성되지 못했다.

1차 치료 환경에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한 환자 약 400명을 상대로 2년간의 린파자 유지요법을 위약군과 비교한 이 임상에서 린파자 투약군은 첫 번째 중간 분석 시점인 3년차까지 60.4%의 환자가 질병 진행 없이 생존, 위약군의 26.9%와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을 70%(HR=0.30, P<0.001) 줄인 것으로 보고했다.

이어 5년차 추가 분석에서도 린파자 투약군은 48.3%가 질병 진행 없이 생존, 위약군의 20.5%와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67%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HR=0.33)

그러나 5년 시점의 전체생존율은 린파자군이 73.1%, 위약군은 63.4%로 양 군 모두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었다.

▲ 린파자 1차 유지요법이 사망의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내놨지만, 사전에 설정한 유효성 범주에는 이르지 못했다.
▲ 린파자 1차 유지요법이 사망의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내놨지만, 사전에 설정한 유효성 범주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공개된 7년차 전체 생존율에서는 린파자 투약군이 67.0%로 여전히 중앙값에 이르지 않은 가운데 위약군은 46.5%,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7.52개월로, 린파자군의 사망위험이 45%(HR=0.55, P=0.000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약군보다 사망의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괄목할 만한 성적표지만, 사전에 유효성 범주로 설정한 P<0.0001에는 이르지 못해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파자 투약군이 아직 중앙값에 이르지 않은 가운데 임상적으로는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린파자 유지요법군은 첫 번째 후속 치료로 이어지기까지의 시간(Time to First Subsequent Treatment, TFST)을 크게 연장했다.(린파자군 중앙값 64.0개월 vs 위약군 중앙값 15.1개월, HR-0.37)

뿐만 아니라 첫 번째 후속치료의 종류와 무관하게 두 번째 후속 치료로 이어지기까지의 시간(Time to Second Subsequent Treatment, TSST)도 두 배 이상 연장했다.(린파자군 중앙값 93.2개월 vs 위약군 중앙값 40.7개월, HR=0.50)

안전성에 있어서는 이전의 다른 연구에서 보고된 이상반응 프로파일과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3~4기 진행성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PAOLA-1/ENGOT-ov25 임상 역시 전체생존기간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약 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린바자와 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을 베바주맙 단독요법과 비교한 이 임상에서 린파자군(병용요법군)의 전제생존기간 중앙값은 56.5개월, 위약군(베바시주맙 단독요법군)은 51.6개월로 린파자군이 5개월 가량 더 길었다.

5년 전체생존율 역시 린파자군이 47.3%로 위약군의 41.5%보다 높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HR=0.92, P=0.4118)

▲ 린파자는 1차 치료 환경에서도 전체 생존율에 있어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특정 환자군에서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 린파자는 1차 치료 환경에서도 전체 생존율에 있어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특정 환자군에서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PARP 저해제에 대한 반응률이 높은 상동 재조합 결핍(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HRD) 환자(HRD+)에서는 린파자의 장점이 재확인됐다.

린파자군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아 데이터는 충분치 완성되지 않았지만, 5년 전체생존율이 린파자군은 65.5%, 위약군은 48.4%로 린파자군의 사망위험이 38%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된 것.(HR=0.62, 95% CI 0.45-0.85)

무진행 생존율 추가 분석에서도 HRD 양성인 환자들은 린파자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46.8개월, 위약군은 17.6개월, 5년 무진행 생존율은 46.1%와 19.2%로 린파자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59%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HR=0.41, 95% CI 0.32-0.54)

BRCA 변이와 HRD에 따라 환자군을 나누어 전체생존율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BRCA 변이 양성 환자군에서 이점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BRCA 변잉 양성 환자에서 린파자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73.2개월, 위약군은 53.8개월, 5년 전체생존율은 73.2%와 53.8%로 린파자군의 사망위험이 40%더 낮았다.(HR=0.60, 95% CI 0.39-0.93)

특히 BRCA 양성 환자 중 위약군에서는 55%의 환자가 PARP 저해제로 후속치료를 받은 반면, 린파자군에서는 24.2%만 PARP 저해제로 치료를 이어갔음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BRCA 변이를 제외한 HRD 양성 환자에서도 린파자군의 5년 생존율이 54.7%, 위약군은 44.2%로 린파자군의 사망위험이 29% 더 낮았으나 오차범위를 벗어나지는 못했다.(HR=0.71, 95% CI 0.45-1.13)

연구진에 따르면, BRCA 변이를 제외한 HRD 양성 환자들 중 린파자군에서는 9.3%만 PARP 저해제로 후속 치료를 이어간 반면, 위약군에서는 41.8%가 PARP 저해제로 후속치료를 진행했다.

HRD 음성 환자에서는 린파자의 이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린파자군의 5년 생존율이 25.7%로 위약군의 32.3%보다 낮았던 것. 

이 환자들 역시 위약군에서 PARP 저해제로 후속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린파지군의 24.0%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루브라카, 무진행 생존율 개선하고도 전체생존율은 역전
린파자가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하고도 전체생존율에서 통계적으로는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루카파립은 오히려 전채생존율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PAOLA-1/ENGOT-ov25와 SOLO1/GOG-3004에 이어 공개된 루카파립의 ARIEL 4 임상은 이전에 2~3차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이력이 있는 재발/진행성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루카파립 단독요법군과 대조군에 2대 1로 배정, 대조군은 12개월까지 파클리탁셀로 치료를 받았고, 이후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이어갔다.

앞서 발표된 전체 환자군 대상 무진행 생존율 분석에서는 루카파립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7.4개월, 항암화학요법군은 5.7개월로 루카파립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3%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HR=0.67, P=0.0017)

▲ 린파자가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하고도 전체생존율에서 통계적으로는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루카파립은 오히려 전채생존율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 린파자가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하고도 전체생존율에서 통계적으로는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루카파립은 오히려 전채생존율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전체 생존율에 대한 분석 결과가 공개됐는데, 전체 환자군에 대한 분석에서 루카파립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9.4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의 25.4개월보다 오히려 더 짧았다.

이어 백금저항성 환자군과 백금 부분반응 환자군, 백금 민감성 환자군으로 구분해 전체 생존기간을 분석했는데, 모든 그룹에서 루카파립군의 전체 생존기간이 항암화학요법군보다 더 짧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무진행 생존율을 개선하고도 전체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지 못한 것은, 항암화학요법군에서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PARP 저해제로 변경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연구에서도 대조군 가운데 PARP 전환한 환자의 비율이 높을수록 대조군과의 차이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 연구에서는 89%의 환자가 약제를 변경했다는 것.

실제로 대조군에서 루카파립으로 약제를 변경한 환자들을 제외하고 분석하면 항암화학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9.1개월로 크게 단축 루카파립군 19.4개월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 못한 티쎈트릭, 전체 생존기간 개선 가능성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하고도 전체 생존기간은 연장하지 못한 루카파립과 반대로, 티쎈트릭은 무진행 생존기간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지 못했지만, 전체 생존기간 개선에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공개된 ATALANTE/ENGOT-ov29 연구는 이전에 1~2차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후 6개월 이상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없이 생존한 재발 상피난소암 환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2대 1로 나뉘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베바시주맙에 추가로 티쎈트릭 또는 위약을 투약했다.

▲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하고도 전체 생존기간은 연장하지 못한 루카파립과 반대로, 티쎈트릭은 무진행 생존기간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지 못했지만, 전체 생존기간 개선에 가능성을 열어놨다.
▲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하고도 전체 생존기간은 연장하지 못한 루카파립과 반대로, 티쎈트릭은 무진행 생존기간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지 못했지만, 전체 생존기간 개선에 가능성을 열어놨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전체 환자에서의 무진행 생존율과 PD-L1 양성 환자에서의 무진행새온율을 함께 평가했다.

이 가운데 중앙 추적관찰 36.6개월 시점에 전체 환자에서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티쎈트릭군이 13.5개월, 위약군은 11.3개월로 티쎈트릭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17% 더 낮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HR=0.84, P=0.041)

뿐만 아니라 PD-L1 양성 환자에서도 티쎈트릭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5.2개월로 위약군의 13.1개월과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1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역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0.86, P=0.30)

이 가운데 전체 생존기간은 아직 데이터가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가운데 티쎈트릭군의 중앙값이 35.5개월, 위약군은 30.6개월로 티쎈트릭군의 사망의 위험이 19% 더 낮은 양상을 보이고 있어(HR=0.81, 95% CI 0.65-1.01)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 한편, 린파자와 루브라카의 연구 결과를 평가한 영국 국제대학교 조나단 레더맨 교수는 특히 SOLO1에서 PARP 저해제의 확인된 장기적인 효과에 주목,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 한편, 린파자와 루브라카의 연구 결과를 평가한 영국 국제대학교 조나단 레더맨 교수는 특히 SOLO1에서 PARP 저해제의 확인된 장기적인 효과에 주목,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SOLO1의 장기적인 효과, 내성 발생 환자 규명해야
한편, 린파자와 루브라카의 연구 결과를 평가한 영국 국제대학교 조나단 레더맨 교수는 특히 SOLO1에서 PARP 저해제의 확인된 장기적인 효과에 주목,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린파자 유지요법을 받은 환자 중 절반 이상이 7년 이상 장기 생존하고 있으며, 또한 5년 이상 후속 치료 없이 생존해 있는 환자도 50%를 상회하며, 2년 후인 7년까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완치로 볼 여지가 있지 않겠냐는 것.

린파자 투약 후 장기간 후속 치료 없이 생존해 있는 환자들을 완치로 볼 수 있다면 완치에 이르지 못하는 환자들, 다시 말해 재발하는 환자들에서 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한편, 최근 프랑스 연구진은 백금민감성 재발 난소암 환자에서 린파자 유지요법을 평가한 SOLO2/ENGOT Ov-21 임상의 사후 분석을 통해 린파자 유지요법 후 재발한 환자에서 후속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PARP 저해제 투약 후 재발한 환자를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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