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3 19:44 (화)
소아청소년암 전문의 평균 50.2세, 진료 공백 경고등
상태바
소아청소년암 전문의 평균 50.2세, 진료 공백 경고등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9.07 0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68명 불과, 강원ㆍ경북ㆍ울산은 ‘0’...수도권 집중 악순환

[의약뉴스]

어디서나 암 걱정 없는 나라? 소아암은 어디서나 걱정.

소아청소년암(소아혈액종양) 진료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소아청소년암 전문의가 전국에 약 68명, 그나마도 평균 연령이 50세를 넘어선 가운데 신규 배출 전문의는 연평균 2.4명에 그치고 있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울분이다.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와 소아청소년암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소아혈액종양을 진료하고 있는 전문의는 67명으로, 이 중에 25%는 5년 이내, 46.3%는 10년 이내에 은퇴가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 탓에 신규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연평균 2.4명에 그치고 있다. 50대가 되어도 일주일에 3번, 36시간 연속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사명감으로 버티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입원 치료가 필요한 소아청소년암의 특성상 병원별로 최소 2~3명의 전문의가 필요하지만, 지방 병원에서는 대부분 1~2명의 전문의가 밤낮없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

심지어 강원도와 경상북도에는 소아혈액종양 전문의가 전무하며, 그나마 울산에서는 은퇴한 교수가 외래 진료만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 2022년 현재 전국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분포. 강원도와 경상북도에는 소아혈액종양 전문의가 전무하며, 그나마 울산에서는 은퇴한 교수가 외래 진료만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 2022년 현재 전국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분포. 강원도와 경상북도에는 소아혈액종양 전문의가 전무하며, 그나마 울산에서는 은퇴한 교수가 외래 진료만 이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의 심각한 인력난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회측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소아암 환자의 거주 지역 외 치료 비율은 2003년 12%에서 해마다 감소, 최근에는 3~5% 사이를 오가고 있다.

반면, 서울 이외의 지역에 거주중인 소아암 환자의 거주 지역 외 치료율은 2003년 47%에서 해마다 상승, 2017년에는 70%까지 확대됐다.

지역별로도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주 지역 외 치료율이 상승했다.

실제로 소아암 환자에게 치명적인 감염이 발생해 응급실에 방문해야 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거주 지역에서 치료를 받기 어려워 4~5시간 거리를 이동, 수도권의 응급실을 찾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혜리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의 비전은 ‘어디서나 남 걱정 없는 건강한 나라’이지만, 우리나라 소아암 환자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어디에서 발생해도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아암은 암 정책에도, 희귀질환에도, 소아청소년과질환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깍두기 신세”라며 “아픈 아이에 관심도 없으면서 아이만 낳으라 하면 무엇하나”라고 정부의 출산 장력 정책을 힐난했다.

학회측은 소아청소년암 치료에 국가적인 지원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심각한 저출산 위기 속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것 못지 않게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와 관련, 학회측은 “병원에서 의사를 더 고용하면 되겠지만, 중증 진료를 할수록 적자인 우리나라 의료보험수가 구조와 소아청소년암 진료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전무한 현실에서 어느 병원도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를 더 고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의사도 주말도 없이 혼자서 중증 환자 진료를 책임질 수는 없다”면서 “몇 명 남지 않은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들이 이러한 현실을 사명감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안전한 소아청소년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국내 소아청소년암 완치율 생존율은 점차 낮아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