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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ㆍ전남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 자긍심과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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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ㆍ전남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 자긍심과 보람"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08.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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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소아외과 이주연 교수..."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국가적 대책 마련 절실"
▲ 이주연 교수.
▲ 이주연 교수.

[의약뉴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인공 99학번 5인방 중 하나인 안정원 교수로 많이 알려지게 된 소아외과.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 소아외과 의사는 50명이 안될 정도로 희소하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광주전남 지역의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남대병원에 한 명 존재한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이주연 교수로, 그는 광주ㆍ전남지역에서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다 보니 거의 매일 야간수술은 물론 주말마다 출근하는 등 매일 격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지역에서 물밀 듯이 오는 환자들을 위해 야간 및 주말 수술을 가리지 않고 하고 있지만 이 교수는 단순 의무감만이 아닌 8살과 10살의 딸을 둔 엄마로서의 마음은 물론 이 지역에서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이 교수는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매일매일 새로운 부분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재미있고 즐겁게 지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서울 대형병원의 소아외과처럼 인력은 물론 실력도 늘려서 이 지역의 소아외과 환자들의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아외과 분야가 아이들의 외과 수술에 대한 많은 분야를 담당하는 만큼 지루할 틈이 없다”며 “하지만 제가 없으면 이 분야를 담당할 전문의가 없는 만큼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대책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외과는 신생아에서 청소년에 이르기까지의 외과적 질병을 치료하는 외과의 분과로, 1563년 스위스의 외과의사 필릭스 워츠가 최초의 소아외과 교본을 출판하는 걸 시작으로 1870년대의 영국 런던의 소아병원과 프랑스 파리의 소아병원의 독립, 1909년 미국 최초의 소아외과 교과서 출판 그리고 시카고의 윌리스 포츠, 런던의 윌리엄 데니스 브라우니 등의 연구 하에 기틀이 잡혀졌다.

내과 분야인 소아청소년과와는 별개의 영역이지만, 특성상 소아청소년과와의 협진은 활발하기 이뤄지고 있다.

소아외과는 태어나면서 기형이나 장애가 있거나 큰 사고를 당해 수술이 필요한 18세 이하 소아와 청소년에 대한 수술을 담당한다. 식도 폐쇄나 항문 폐쇄, 횡격막 탈장 같은 선천성 기형부터 사고로 외상을 입었거나 탈장ㆍ종양ㆍ장기 이식에 필요한 외과적 치료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최근 충수염(일명 맹장염)으로 의심되는 소아 환자가 이 지역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대전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소식에 소아외과 전문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1시경 119상황실에 ‘27개월 아이가 복통과 고열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급대는 A군을 북구의 한 아동전문병원으로 이송해 진료를 받게 했고 ‘긴급 수술이 필요한 충수염(맹장염)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A군의 나이가 너무 어린 점을 토대로 전문 소아외과를 통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 해당 수술이 가능한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 문의했지만 수술실 부족과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이송하지 못했다.

지역 내 10여개 병원에서도 이송을 거절당하자 결국 A군의 부모는 지인을 통해 아이를 대전의 충남대병원으로 옮겼다. 구급대는 관외이송을 지원해 6시간 만에 A군이 정밀진단을 받을 수 있게 도왔다.

다행히 A군은 급성 충수염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고, A군은 다행히 수술 없이 광주로 돌아와 현재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광주시와 소방본부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A군이 실제 긴급한 상황이었더라면 관외이송을 통한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등 휴일 중 정밀 초진이 불가능한 의료 시스템 공백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을 접한 이 교수는 “충수염 환자 소식은 저도 뒤늦게 들었다. 전남대병원도 수술 방이 꽉 차서 수술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저 역시 서울에서 학회에 참석하고 있었다”며 “전국적으로 소아외과 전문의가 매우 적은 현실이라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수도 있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이주연 교수는 전남대 의과대학에서 학사를 마친 후 울산대 의과대학에서 석ㆍ박사를 취득,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과정 및 임상강사를 거쳐 전남대병원에 임용됐다. 

수많은 외과 분야 중에서도 소아외과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광주ㆍ전남지역의 열악한 현실 때문. 소아외과 분야를 담당하는 전문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 전남대병원 소아외과 분야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의 소아외과 세부전문의 번호는 73번이다. 이 숫자도 정년은퇴를 한 전문의를 제외하면 50여명도 채 되지 않는데, 후임을 찾고 싶어도 매년 소아외과 세부전문의를 지원하는 숫자가 1~2명에 불과해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출산율은 매년 낮아지고 있어서 소아환자들이 급감하고 있고, 고난이도의 외과 수술을 장시간에 걸쳐 해도 의료수가 자체가 워낙 낮다 보니 전공의들이 지원 자체를 꺼릴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을 수술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크고 수술 자체도 너무 힘든데 고생한 만큼의 보상마저 없다 보니 소아외과에 지원하려는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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