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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로수젯,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전환 서막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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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로수젯,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전환 서막 열었다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8.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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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ING 임상 통해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 맹목적 신뢰에 균열
부작용 감내 요구하는 비현실적 가이드라인 허물 첫 근거 마련

[의약뉴스]

 

우리나라 연구진이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 만든 의약품으로 진행한 연구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의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로수젯이 이상지질혈증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26개 기관에서 4000명에 가까운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대조 임상(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 RACING에서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 있어 비열등성을 입증한 것.

뿐만 아니라 주요 평가항목 중 임상 현장에서 의미가 큰 LDL-c 강하효과나 내약성에서는 고용량 스타틴보다 우월성을 보였다.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 이후 에제티미브 또는 PCSK9 억제제 병용을 권하는 순차치료 전략에서 조기에 병용요법을 권하는 시대로의 전환에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다.

 

▲ 한미약품은 8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로수젯으로 진행된 RACING 연구의 란셋 등재를 기념, 의미를 조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가 주요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 한미약품은 8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로수젯으로 진행된 RACING 연구의 란셋 등재를 기념, 의미를 조명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가 주요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외 진료지침, LDL-c 목표 강화하면서도 순차치료 전략 고수
에제티미브에 이어 PCSK9 억제제가 등장하며 저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LDL-c)을 이전보다 더 강력하게 낮출 수 있게 되면서 국내외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은 보다 공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는 LDL-c를 55mg/dL미만으로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70mg/dL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진료지침 역시 조만간 보다 강화된 목표를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학계에서는 ‘LDL-c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사실상 하한선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이처럼 LDL-c 목표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지질강하제 중 스타틴에 대한 신뢰에는 변화가 없다.

국내외 가이드라인 모두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용량(최대 내약용량)까지 스타틴을 사용한 후에도 목표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다른 치료 옵션을 추가하는 순차 치료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


◇임상 현장에서 사문화된 순차치료 전략...대부분 조기에 에제티미브 병용
이 같은 진료지침은 임상 현장에서 상당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은 이미 사문화(死文化)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LDL-c 강하 효과에 있어 스타틴 용량 증량의 한계와 용량에 비례하는 부작용 부담이 뚜렷한 만큼, 임상 현장에서는 대부분 최대 내약 용량에 이르기 전에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

스타틴을 2~3(4~8배)차례 증량하는 것 보다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것이 LDL-c 강하에 더 효과적이며 내약성도 우수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을 뒷받침할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는 존재하지 않아 근거중심의 진료지침에서는 여전히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을 최우선 전략으로 고수하고 있다.

역시 같은 이유로 에제티미브 병용요법보다 고용량 스타틴에 무게를 두는 의료진들도 적지 않다. 

오히려 임상 현장에서 고용량 스타틴의 이상반응이나 에제티미브 제공하는 LDL-c 추가 강하효과에 대한 환상이 지나치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RACING, 세계 최초로 고강도 스타틴 대비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 비열등성 입증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들이 RACING 임상을 통해 세계 최초로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고강도 스타틴 못지않다는 근거를 마련,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국내 26개 기관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된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차의과대학 장양수 교수가 책임연구자를 맡았으며 제1 공동저자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홍성진 교수가, 교신저자로는 홍명기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세브란스병원과 차의과대학, 고려대안암병원, 원광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26개 기관에서 모집된 ASCVD 환자 3780명을 로수젯(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군(1894명)과 고강도 스타틴(로수바스타틴 20mg) 단독요법군(1886명)으로 무작위 배정, 3년 동안 추적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1차 평가변수는 투여 후 3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률에서 비열등성으로 설정했으며, 2차 평가변수는 LDL-c 목표(70 mg/dL 미만) 도달률과 안전성 등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1차 평가변수인 투여 후 3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은 로수젯군에서 172명(9.1%), 단독요법군은 186명(9.9%)으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절대 차이 –0.78%, 90% CI, -2.39 ~ 0.83)

나아가 2차 평가변수인 LDL-C 목표 도달률(70 mg/dL 미만)은 1년 시점에 로수젯군이 73%, 단독요법군은 55%로 로수젯의 우월성이 확인됐다.(절대 차이 17.5%, 95% CI, 14.2~20.7)

뿐만 아니라 2년차 LDL-c 목표 도달률은 각각 75%와 60%, 3년차에는 72%와 58%로 로수젯의 우월성이 유지됐다.(2년 시점 절대 차이 14.9%, 95% CI, 11.6~18.2 ; 3년 시점 14.8%, 95% CI, 11.1~18.4)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강화된 목표(LDL-C 55 mg/dL 미만) 도달률도 평가했느넫, 로수젯군이 1, 2, 3년 시점에 각각 42%, 45%, 42%로, 단독요법군의 25%, 29%, 25%와 비교해 강화된 목표에서도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에 있어서도 로수젯의 이득이 더 컸다. 이상반응이나 스타틴 불내성으로 투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감량한 환자 비율이 로수젯군은 4.8%(88명)로 단독요법군 8.2%(15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p<0.0001), 이 같은 차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스타틴만 강조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세계 학계도 주목했다. 유독 로수바스타틴+에제테미브 복합제를 많이 사용하는 한국에서 단일 용량의 복합제와 단일제를 비교한 단일국가 임상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로 고강도 스타틴을 대체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IF) 202.7로 세계 1위인 란셋이 주목한 이유다.

이 연구를 주도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전문언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스타틴은 용량이 증가할수록 근육통이나 간손상 등 부작용의 부담이 커지고, 당뇨병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사뿐 아니라 환자들도 다 알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의사들이 처방하기도 부담스럽지만, 환자들도 원하지 않고 처방하더라도 당뇨 수치가 변화하는 것을 보면 약을 중단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대부분 스타틴의 용량을 계속해서 올리는 것보다 한 차례 정도 올린 후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으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에 대한 입증된 근거가 없어 가이드라인에서는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을 최우선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용량을 줄인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과 기존의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을 비교한 1년 이상의 장기 추적 연구는 없었다”며 “이번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통해 ‘로수젯’으로 대표되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 대비 유용한 치료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더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범기 교수는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면 스타틴의 용량을 2~3차례 올리는 것과 비슷한 LDL-c 강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 연구에서 두 그룹이 보여준 차이도 이와 비슷해 그간의 임상 현장 경험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병극 교수는 이번 연구로 당장에 가이드라인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스타틴 제제 중 로수바스타틴, 그 중에서도 다양한 용량 가운데 10mg과 20mg을 비교한 단 건의 연구로 스타틴 계열 전체를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그간 축적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처방에 자신감이 생기기는 하겠지만, 현재로서 근거가 마련된 약제는 어디까지나 ‘로수젯10mg/10mg’ 하나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가 고강도 스타틴을 중심으로 순차치료를 우선하고 있는 진료지침이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데 초석이 될 것이란 평가다.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최동훈 교수는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타틴을 무조건 최대 용량까지 쓰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라는 내용(1A)도 있지만,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쓰라는 내용도 있다(1B).”면서 “환자들에게 불만이 있다면 1B를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그는 “임상 현장에서는 대부분 스타틴 기본 용량으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복합제를 쓰고 있다”면서 “이론과 가이드라인과 실제 임상 현장은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혈압의 경우 한 가지 약제로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용량을 늘리는 것보다 다른 계열의 약제를 병용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스타틴 치료도 이러한 방향이 맞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스타틴을 강조하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면서 “데이터가더 축적되면, (진료지침 개정도) 시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일각에서 고용량 스타틴과 저용량 스타틴을 비교한 임상 연구를 토대로 고용량 스타틴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에제티미브 조기 병용 전략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는 보다 상위 단계에서 실제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비교한 연구로 영향력이 더 큰 만큼, 이 같은 논란도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만이 보유한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로 유일한 데이터 마련
한편, 책임 연구자인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장양수 교수는 이 연구가 다양한 스타틴 제제 중에서도 로수바스타틴으로 진행했다는 측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 이유로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오리지널은 미국 회사가 보유하고 있지만,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개발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만 오리지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의사선생님들이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많이 처방했고, 환자분들이 많이 복용했기에 이런 연구가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초의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이 로수젯은 출시 이후 가파르게 외형을 확대, 지난해 연간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제약사 개발 전문의약품 중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UBIST 기준)

뿐만 아니라 3상 허가 임상을 포함해 현재까지 SCI급 학술지에만 7건의 임상 결과를 게재하는 등 탄탄한 근거를 축적해 왔다.

여기에 더해 세계 최고의 학술지에 소개된 RACING 연구를 통해 고용량 스타틴을 대체할 근거를 확보한 만큼, 성장폭을 더욱 확대해 2024년 연매출 2000억 달성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의미있는 연구 결과가 최고 권위의 학술지 란셋에 등재돼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면서 “3000여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 지난 5년간 진행된 의미있는 연구를 한미약품 후원했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아가 “로수젯은 이번 연구로 또 한 번의 도약과 혁신에 큰 동력 얻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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