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국내 팬들에겐 ‘어벤져스’를 서포트하는 ‘쉴드’의 국장 ‘닉 퓨리’로 널리 알려져 있는, 헐리우드의 명배우 ‘사무엘 L. 잭슨’이 출연한 영화 중에 ‘코치 카터’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모교인 캘리포니아 주 리치몬드 고교의 농구 코치를 맡게 된 켄 카터는 문제아인데다 농구 성적도 바닥인 선수들에게 운동과 학업 모두 쟁취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그래서 학점 C+ 이상, 경기에 출전할 때 드레스코드로 전원 정장에 넥타이 착용 등이 적힌 계약서를 나눠주고 모두에게 서명을 받는다.
카터의 탁월한 전술에 의해 선수들은 연전연승을 하는 강팀으로 변모했지만, 문제는 학업이었다. 승승장구하는 농구성적에 비해 선수들의 학교 성적이 약속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보다 못한 카터는 농구장을 전격 폐쇄하고, 선수들에게 공부할 것을 강요한다.
이러한 결정에 반발한 학부모와 교직원들에게 카터는 “선수들에게 여러분이 보내는 메시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들이 법 위에 있다는 것’”이라며 “소년들에게 농구 계약서의 간단한 규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시인한다면, 선수들이 사회에 나가서 법을 어기는 데 얼마나 걸릴 거라 생각하는가”라고 일갈한다.
카터의 저 말을 최근 국회에서 다시금 곱씹어보게 됐다. 지난 2020년 9월 보건복지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와 약속을 했다.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과 같은 의료인력에 대한 문제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 ‘의ㆍ정협의’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이는 의협과 복지부가, 그리고 의협과 민주당이 동의한 사안이었고, 협약서도 체결했으며 거기에 서명까지 했다.
그런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모 국회의원은 "의ㆍ정협의가 열리지 않으니 기다릴 수 없다"면서 그 자리에서 의대신설을 거론했다. 며칠 전 국회에선 전라남도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기 위한 토론회까지 열었다.
국회 일각의 이런 행동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지금이 코로나19가 종식된 상황인가, 아니면 협약서의 규정 같은 건 지킬 필요가 없다고 국민들에게 대놓고 보여주는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본인들 스스로 법 위에 있으니 협약서 내용 같은 건 지킬 필요 없다고 선언한 건가?
의대신설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에게 묻고 싶어졌다. ‘당신들은 스스로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