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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2-10-06 18:20 (목)
그들은 대열을 흐트리지 않고 그 상태로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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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대열을 흐트리지 않고 그 상태로 안으로 들어갔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2.07.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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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정을 적들도 가지고 있을까. 적들의 심기를 살펴야 한다. 묘지 속의 적들은 우리의 존재를 알까. 그래서 짚차로 트럭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낭패다. 적이 알고 있다면 공격은 실패로 돌아간다.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그때 부관의 무전기가 가볍게 떨렸다. 33명을 통제하고 있는 북촌방향 대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는 암호를 풀어서 독자들에게 그 내용을 전하겠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암호는 암호병 조차 군대서 제대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니 굳이 어렵게 쓸 필요없다.

목소리는, 군인의 목소리는 바로 이래야 한다는 시험을 보여 주는 것처럼 바르고 또박또박 이어졌다.

'지금 바로 정문 쪽으로 진입한다.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가 다음 무전을 기다리든지 아니면 알아서 작전을 개시하라. 특히 사공수조선특공대는 즉시 하산해 수성동 계곡에 진을 치고 있어라. 우리 팀의 퇴로는 그곳이다. 이상.'

무전기는 할 말을 다 했으니 이제 닫겠다는 신호로 투투투 가볍게 세 번 울렸다가 더 이상 신호음을 보내지 않았다. 휴의는 벌떡 일어나 대원들을 가까이 모이도록 했다. 세 명의 소대장이 앞장섰다. 그는 무전기처럼 말을 끊어가면서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작전 시작이다. 들었지. 모두 수성동 계곡 초입으로 내려간다. 1소대장 앞장서라.'

휴의의 지시를 받은 소대가 빠른 속도로 성곽을 타고 아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흙먼지가 일었다. 그러나 그것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눈에만 겨우 띌 정도였다.

그 사이 어둠이 더 내려앉았다. 그들이 어둠을 타고 빠르게 하산 하는 동안 사공수조선특공대의 대장은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그들은 사열 종대로 초소 쪽으로 이동했다. 씩씩하고 절도있는 행군 모습에 지나는 행인들이 눈여겨보다가 그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급하게 몸을 비켜섰다.

쉽게 갈 수 있도록 길읕 터준 것은 그들이 공무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군복을 입고 중무장한 일단의 부대원들이 움직이자 초소에서 밖을 보던 초병 둘이 앞으로 나왔다. 사전에 연락받은 바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특공대장이 자신이 여기에 온 이유를 말하기도 전에 멈추시오, 하고 제동을 걸었다.

초병은 그들이 어떤 부대 소속이고 여기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다. 대장이 거칠게 한 발 앞으로 나와 말을 한 초병을 향해 가타부타 없이 쌍소리를 하면서 비켜 새끼야 하고 고함을 질렀다.

놀란 것은 비켜의 대상으로 지목된 사병이 아니라 그 옆에 있던 고참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런 말을 하고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분명 자기보다 윗선의 계급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단 경례부터 올려 붙인 다음 붉은 견장과 견장 아래에 달린 계급을 보았다. 거기서 그는 대일본제국의 장교 계급장을 보았다. 별 하나가 반짝거렸고 그것은 주인이 움직임에 따라 빛을 내기도 하고 감추기도 하면서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였다.

준사관인 그는 순간 대좌님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을 열어라. 너에게 설명할 시간이 없다.'

'네, 대좌님.'

그러나 그는 문을 열러 가다 말고 뒤돌아서서 들어가려고 대기하고 있는 인원이 몇 명인지 물었다.

'33명이다. 세 보면 알 것이다.'

준사관은 눈에 띄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보다 수가 많았다.

'허가증을 보여 주세요. 대좌님, 혼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요.'

그 말을 들은 대장이 순간 머뭇거렸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해야 할지 머릿속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는 곧 정신을 차리고 임마, 내가 너에게 허가를 받아야 하니? 개새끼.

그는 말과 함게 주먹으로 준사관의 명치를 가볍게 쳤다. 준사관이 넘어질 듯 간신히 몸을 세우고서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안 열면 강제로 열고 들어간다. 우리가 뭘로 보이니. 뭔가 나쁜 짓을 하러 온 사람들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그들을 감시하기 위해 온 특공대다.'

특공대장은 그러면서 옆구리에 찬 총신이 짧은 기관총을 슬쩍 보여줬다.

이래도 까불래 하는 표시였다.

'정 의심스럽다면 확인해 봐라. 위병소에 들어가 전화하란 말이다, 개만도 못한 놈아. 너 아까 짚차 세대와 그 수만큼 군용 트럭이 들어갈 때 여기 있었지.'

'네, 대좌님. 이유가 뭐겠어. 네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 특공작전의 비밀까지 알고 싶은 거야. 응 그런거야. 죄다 털어놓을 게. 개 놈의 자식아.'

준사관은 더 실랑이 할수록 자신이 손해라는 것을 알았다. 똥 밟은 샘치고 들여보내자.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 더구나 이들은 참의원을 호의하기 위한 특공대라고 하잖아.

준사관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통과, 하고 졸병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위병소에 들어가려다 마침 개 놈이라는 그 말을 상기하고는 문 열어라, 시발하고 말했다. 그러지 않아도 될 욕을 먹은 것이 억울해서였다.

앞서 참의원은 정중하게 사전 연락을 받았음에도 신분을 밝혔고 뒤이어 들어온 트럭도 사전 공지가 된 상태였으나 그곳 책임자도 자신이 들어오는 이유를 분명히 말했다.

'총독님과 약속이 되 있다.'

그들은 직위에 맞게 위병소에 근무한다고 내려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자는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래 호통을 치는가. 그래서 군바리와 정치인은 다르다니까.

준사관은 불쾌한 얼굴로 자신의 일을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근무지인 위병소 안으로 들어가서 담배를 피려고 몸을 돌렸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씨발 이리와 새끼야. 내가 군복 벗는 일이 있어도 너 같은 새끼는 작살을 내고 말겠다.'

특공대장이 기세가 등등하게 나서자 준사관은 그 제서야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잠깐의 실수를 너그럽게 봐달라고 간청했다.

'너, 이 새끼 우리가 나올 때도 이런 식이면 넌 그때는 죽어.'

협박을 하고는 불끄러온 소방대장처럼 급하게 열린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특동대장의 등골에 서늘한 냉기가 흘러내리는 것을 졸병은 물론 준사관도 알지 못했다.

그들은 들어가면서 대열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질서를 유지하면서 참의원 일행이 타고 내린 세 대의 검은 색 짚 차 옆을 지나쳐 갔다. 대장은 힐끗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차에 탄 자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높은 자일수록 좋다. 거물이지만 확실히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 그에게 전투의욕을 고조시켰다. 빠르게 뛰었던 심장이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지금쯤 준사관은 총독 관저로 들어간 특공대에 대해 연락을 취했을 것이다. 그들이 전화를 받고 대책을 세우기 전에 우리쪽에서 먼저 일을 시작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조금 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십여 미터를 더 전진하다 관저로 들어가는 계단이 특공대의 앞을 가로 막았다. 저기를 바로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주변에 흩어져 있다가 상황에 따라 움직여야 할지 대장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트럭에서 내린 군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 모두 관저에 들어간 것은 아닌데 하고 대장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오동나무 아래에 수 십 명의 군인들이 열을 지어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일부와 대장이 눈을 마주쳤다. 그러나 그들은 대장 일행을 보고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군인이 군인을 보고 놀라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장은 일분 대장에게 지시했다. 너는 들어오지 말고 저들이 무슨 소리를 듣고 들어오려고 일어서면 저들을 처리해라. 그 말과 동시에 대장은 나머지 분대를 이끌고 계단을 올라갔다.

일분대장은 그들의 등을 보면서 오동나무가 아닌 소나무 아래로 몸을 이동했다. 그러며서 오동나무 아래에 있는 자들을 보니 그들 손에는 총이 없었다.

가지런히 옆에 세워 놓지도 않았다. 지휘관인 듯한 자만 권총을 옆에 차고 있었다. 수는 많았으나 일분대 까지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부분대장에게 대장이 지시한 사항을 인계하고 날센 두 명을 이끌고 대장이 올라간 계단을 뒤따라 올라갔다. 어떤 예감이 강하게 '너는 여기 남아있어'라는 명령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한 것이다.

그 시각 화가 덜 풀린 준사관은 총독 관저에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방금 통과한 자들에 대한 신상과 그들이 들어갔으니 확인해 달라는 말을 입속에 중얼 거리면서 저 쪽에서 하이 하고 받는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전화는 신호음이 여러 번 가도 받을 기미가 없었다. 끊으려고 할 즈음 상대방이 급한 듯한 목소리가 짜증이 되어 준사관의 귀에 흘러들었다. 그는 생각해 둔 말을 저 쪽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알았다, 여기 일이 바쁘다. 총독과 참의원 일행이 지금 다과를 하고 있다. 아마도 그들은 보호하려는 외곽경비대가 출동한 모양이다. 하면서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준사관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자신이 더 붙잡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부대의 이동을 허락한 것을 잘한 결정으로 여겼다. 시비가 붙었다면 자신에게도 좋을 일이 없다는 것을 그는 오랜 군 생활 동안 체험으로 알았다.

'좀 자야겠다.'

준사관은 졸병에게 이렇게 말하고 책상에 전투화 신은 그대로 다리를 올렸다. 총소리가 울린 것을 바로 그때였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지 하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였으나 곧이어 의심할 여지도 없는 총소리라는 것을 준사관은 알았다.

그는 벌떡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사이렌을 울리고 벽에 세워둔 개인 소총을 들고 반사적으로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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