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죽은 줄 알았지요.
미동도 없이 그대로 있었으니까요.
나비의 인생은 저기가 종착지구나
생각하니 아련하더군요.
그때 또 따른 나비가 날면서 줄을 건드렸지요.
출렁거리더군요.
시커먼 놈이 달려들 줄 알았는데
날개가 펄럭이더군요.
얼마나 긴장했는지 온몸이 팽팽한 나비가
죽을힘을 다해 안간힘을 썼지요.
그러나 허사였어요.
문득 동물의 왕국이 생각나데요.
인간이 자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요.
그러면서 어미 잃은 새끼 치다 세 마리가 죽더라도
인간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나요.
그게 정답인 줄 알았지요.
그러나 가련한 나비를 보는 순간 달라졌어요.
검지 손가락을 칼처럼 세워 단숨에 줄을 베어냈지요.
훨훨 날더이다.
나비의 그런 모습을 보고 옳다구나 했지요.
거미에게는, 좀 미안했느냐고요.
그렇게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해야겠지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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