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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칼 빼든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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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칼 빼든 의료계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06.1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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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경찰 고발...서울시내과의사회 ‘적극 지지’ 선언
▲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지난 13일 닥터나우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지난 13일 닥터나우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의약뉴스]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대해 의료계가 칼을 빼들었다. 최근 의료계 내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닥터나우와 같은 기형적인 플랫폼을 통한 원격의료의 확산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지난 13일 닥터나우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서울시의사회에 따르면 닥터나우가 앱(어플리케이션)으로 환자가 원하는 의약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통해 의사의 진찰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 후, 제휴된 소수의 특정 의료기관에서만 처방 받도록 하는 등 비대면 진료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게 고발 이유다. 

앞서 닥터나우는 지난달 환자가 앱에 올라와 있는 의약품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으면 10분 내로 의사가 전화해 처방전을 발행하고, 약을 배달해 주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내놨다. 탈모, 다이어트, 여드름, 인공눈물, 소염진통제 등 6가지 증상과 관련한 약품 27종이 서비스 대상이다.

서울시의사회는 고발장에서 ‘(닥터나우는) 환자들이 해당 서비스를 통해 탈모약, 다이어트약, 여드름약 등 전문의약품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제휴한 특정 의료기관에서 처방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나 이를 사주하는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닥터나우가 앱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원하는 전문의약품을 먼저 선택하도록 하고, 제휴한 특정 소수의 의료기관에서 처방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부분도 의료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서울시의사회는 닥터나우의 약사법 위반 혐의도 고발장에 포함했는데, 약사법 제68조 제6항은 ‘누구든지 전문의약품을 광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닥터나우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BEST 약품’ 항목을 만들어 환자가 많이 찾는 인기 약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의료법에 따른 진료·처방을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 있는 전문의약품들을 소비자들에게 먼저 소개하고, 환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데, 이는 약사법에서 금지하는 전문의약품 광고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게 서울시의사회의 설명이다.

또한 닥터나우가 ‘인기 랭킹’ 목록에 있는 특정 제약사와 결탁한 뒤 특정 제품 처방을 유도해 처방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고, 제약사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처방량에 따른 리베이트를 제공할 소지도 있다는 점도 짚었다.

박명하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닥터나우 플랫폼 자체에 대한 고발이라기보단 플랫폼 사업 중 BEST 의약품이라고 환자가 의사와 정상적인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는 과정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런 양태가 플랫폼 사업의 문제점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이고, 플랫폼 자체의 문제까지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사회의 뜻”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회장은 이번 고발이 원격의료, 비대면 진료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를 선언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서울시의사회 원격의료 연구회에서 연구하고 있고, 내가 위원장으로 있는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TF에서도 지난 정기대의원총회의 결의에 따라 의료정책연구소와 함께 의료계의 우려와 지향하는 바를 담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너무 오랜 시간 비정상적인 플랫폼 사업이 지속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일부 문제되는 점을 지적하고 수사의뢰했지만, 플랫폼 사업을 중단하고, 좀 더 발전적이고 올바른 비대면 진료, 원격의료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의 닥터나우 고발에 대해 서울시내과의사회(회장 이정용)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서울시내과의사회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이후 이 같은 서비스까지 등장하자 ‘진료와 처방이라는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우려에 목소리가 의료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닥터나우와 같은 기형적인 플랫폼을 통한 원격의료의 확산에 심각한 우려를 표함과 동시에, 비대면 원격의료의 논의에 앞서 이에 대한 안정성 검증이 최우선 과제가 선행돼야 한다도 지적했다.

서울시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비대면 원격의료 추진은 반드시 중단돼야 하고, 닥터나우와 같은 플랫폼 역시 즉시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닥터나우는 의료법과 약사법을 다 위반한 것은 사실이고, 서울시의사회 법제이사의 법리적 해석을 받았지만, 경찰에서 어떻게 판단할지는 의문”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경찰 조사결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한 “다만 정치적으로 원격의료나 비대면 진료에 대해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적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가급적 이를 배제하고 법리상의 문제만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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