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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H.F 2022] 심부전 치료제, ARNi vs SGLT-2i 세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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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H.F 2022] 심부전 치료제, ARNi vs SGLT-2i 세대결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5.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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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역리모델링ㆍ항암치료 부작용 보완 효과 집중 조명
고령ㆍ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효과 확인...심방세동 환자에서는 평가 엇갈려
미국 연구진 메타분석,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엔 SGLT-2

[의약뉴스] 심부전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는 ARNi(안지오텐신 수용체 및 네프릴리신 억제제, Angiotension Receptor-Neprilysin Inhibitor)와 SGLT-2 억제제(나트륨-포도탕 공동수송체 2 억제제, Sodium-GLucose coTransporter-2 Inhibitor)의 세대결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1일 개막한 유럽심장학회 심부전 학술대회(Heart Failure 2022)에는 ARNi와 SGLT-2 억제제의 효과를 조명한 연구 초록들이 대거 등장했다.

다양한 환자군에서 각각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 두 치료제의 시너지를 확인한 초록과 메타분석을 통해 우선순위를 평가한 연구도 등장, 눈길을 끌었다.


◇심장 역리모델링ㆍ항암치료 부작용 보완ㆍ이뇨제 감량 효과 집중 조명

▲ 21일 개막한 유럽심장학회 심부전 학술대회(Heart Failure 2022)에는 ARNi와 SGLT-2 억제제의 효과를 조명한 연구 초록들이 대거 등장했다.
▲ 21일 개막한 유럽심장학회 심부전 학술대회(Heart Failure 2022)에는 ARNi와 SGLT-2 억제제의 효과를 조명한 연구 초록들이 대거 등장했다.

H.F 2022에 등장한 ARNi 및 SGLT-2 억제제 관련 연구 중 상당수는 두 계열 약제들의 심장 역리모델링 효과에 주목했다.

두 약제가 단순히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2차 사건 예방의 효과를 넘어 심부전으로 인한 심장의 구조적 변화(리모델링)를 막거나 되돌려 좌심실 박출량 등 증상 및 심부전 관련 바이오마커까지 개선한다는 것.

특히 이탈리아 연구진은 현재까지 유일한 ARNi 제제인 엔트레스토(성분명 발사르탄/사쿠비트릴, 노바티스)가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에서도 심장 역리모델링에 잠재력을 보여주었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이탈리아 연구진은 ARNi가 당뇨병 여부와 무관하게 좌심실 박출량 감소 심부전(HFr
EF) 환자에서 심장 역리모델링 효과를 보여주었지만, SGLT-2 억제제를 더해도 추가 이득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ARNi나 SGLT-2 억제제가 항암 치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심부전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이어졌다.

독소루비신(안트라사이클린)이나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트주맙엠탄신, 로슈) 등 트라스트주맙 기반 유방암 항암요법 또는 항PD-1이나 항CTLA-4 등 면역관문억제제가 유발하는 심장 관련 독성을 ARNi나 SGLT-2 억제제가 막아줄 수 있다는 것.

주로 마우스 모델이나 세포단위 실험으로, 이러한 항암제에 노출된 세포에서 ARNi나 SGLT-2 억제제, PCSK9억제제인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 암젠) 등의 심장세포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는 보고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연구진은 독소루비신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 중 당뇨병 치료를 위해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아스트라제네카)를 복용했던 환자들을 후향적으로 평가한 실제 임상 현장(Real-World) 연구 결과, 포시가 투약 환자의 좌심실 박출량의 유의하게 더 높았다고 보고했다.

나아가 인간 심근 세포를 활용한 연구에서는 독소루비신과 트라스트주맙에 동시에 노출된 세포에서 엔트레스토와 포시가는 각각을 단독으로 투약한 경우보다 함께 투약한 경우, 셍존력이 더 크게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돼 시너지까지 확인됐다.

이외에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환자의 이뇨제 요구량을 줄였다는 연구결과들이 줄을 이었다.

이 가운데 고신대의대 김봉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베링거인겔하임)과 이뇨제를 병용한 심부전 환자 251명을 후향적으로 분석, 20.3%의 환자에서 이뇨제 투여량이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그런가 하면 포루투칼 연구진은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분석에서 엔트레스토 역시 이뇨제 투여량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고령ㆍ쇠약 ㆍ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효과 확인...심방세동 환자에서는 평가 엇갈려
ARNi와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예방 효과는 보다 폭넓은 환자에서 확인되고 있다. 

실제 임상 현장 데이터(Real-World Data, RWD)가 쌓이면서 고령 환자나 신기증 저하환자에서도 임상적 이득을 확인한 연구 결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미국 연구진은 좌심실 박출량 감소 심부전(HFrEF) 환자 대상 레이블 공개 연구 PROVE-HF를 통해 엔트레스토가 연령과 무관하게 심장 리모델링 관련 바이오마커와 캔자스대학 심근병증 설문 점수(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 KCCQ)를 개선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대만 연구진은 코호트 분석 결과 신사구체여과율(eGFR) 30ml/min/1.73㎡ 미만의 환자에서도 엔트레스토 투약 환자의 모든 원인으로 인한 1년 사망률과 심부전 재입원 위험이 낮았다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아일랜드 연구진은 후향적 분석을 통해 신기능이 저하된 좌심실 박출량 감소 심부전 환자에서 SGLT-2 억제제가 만성신부전 단계와는 무관하게 NT-proBNP 등 주요 바이오마커와 심장기능 점수(NYHA Class) 및 심박출량을 개선했다고 보고했다.

나아가 좌심실 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대조 3상 임상 EMPEROR-Preserved 하위 분석에서는 80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도 자디앙이 심혈관계 사망, 심부전 재발 또는 입원의 위험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캔자스대학 심근병증 설문 점수도 개선됐다.

특히 EMPEROR-Preserved의 1차 평가변수인 심혈관계 사망, 심부전 입원, 재발 등의 위험 감소 효과(위약 대비)는 75세 이상과 80세 이상 고령 그룹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쇠약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도 SGLT-2 억제제와 ARNi가 나란히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했다.

좌심실 박출량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DAPA-HF 연구 하위 분석에서 환자의 쇠약도에 따라 평가한 결과, 포시가는 쇠약도와 무관하게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심혈관계 사망,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등으로 구성된 1차 평가변수를 줄였으며, 특히 캔자스대학 심근병증 설문 점수는 쇠약한 환자에서 더욱 크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슬로베니아 연구진은 단일기관 후향적 분석을 통해 엔트레스토 용량 적정과 그에 따른 예후를 평가했는데, 적정 여부와 무관하게 좌심실 박출량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추정 생존기간은 적정에 성공한 환자가 상대적으로 더 길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엔트레스토의 적정 여부보다 환자의 쇠약도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외에도 자디앙의 효과가 심부전 환자의 수축기 혈압과는 무관했다거나 포시가의 효과가 철 결핍 여부와 무관하게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엔트레스토는 이식형 제세동기(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ICD)와 관련된 두 건의 연구 결과가 보고됐는데, 한 건은 좌심실 박출량이 35% 미만임에도 이식형 제세동기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 중 엔트레스토 투약 환자에서 좌심실 박출량이 더 크게 개선됐다고 보고했으며, 다른 한 건은 엔트레스토 투약 환자에서 이식형 제새동기 대상(좌심실 박출량 35% 미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적었다고 발표했다.

ARNi와 SGLT-2 억제제가 나란히 고령이나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입증한 가운데 심방세동 환자에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SGLT-2 억제제 중 자디앙은 좌심실 박출량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EMPEROR-Preserved 연구의 하위분석 결과, 심방세동과 무관하게 심부전의 위험을 줄였으며, 사구체 여과율 악화를 지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TRANSITION 연구의 하위분석에서 엔트레스토는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에서 용량 적정에 성공할 확률이 더 낮았고, 그에 따라 예후도 좋지 않았다.


◇필리핀 연구진 "아시아인에 엔트레스토 효과 부족"...미국 연구진 “HFpEF엔 SGLT-2 최선”
한편, 필리핀 연구진은 2249개 문헌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통해 아시아인에서 엔트레스토의 효과를 평가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2249개 문헌에 포함된 6120명의 아시아인에 대한 분석 결과, 엔트레스토가 아시아 심박출량 감소 심부전 환자에서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 MACE,)이나 심부전, 심근경색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

추세로는 아시아인에서도 주요 심혈관계 사건과 심부전, 심근경색을 줄여주긴 했으나,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ARB에 비해 상대적으로 혈압 조절에는 더 효과적이었으나, 이상반응에 있어서는 ARB나 ACE 억제제에 비해 저혈압이나 어지러움증의 빈도가 더 높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 연구진은 심박출량 보전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6건의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를 메타분석, SGLT-2 억제제에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다양한 심부전 치료제 중 위약과 비교해 ARNi와 SGLT-2 억제제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복합 변수를 줄였으나, MRA나 ACE 억제제, ARB는 위약과 차이가 없었으며, 이 가운데 SGLT-2 억제제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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