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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2-07-01 15:12 (금)
마취과 의사 의료과실, 집도의도 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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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과 의사 의료과실, 집도의도 책임 있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05.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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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난소 낭종 절세술 받은 환자 사망...마취의ㆍ집도의ㆍ병원장 공동 손해배상 해야
▲ 수술과 관련된 마취과 의사의 부주의에 대해 집도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 수술과 관련된 마취과 의사의 부주의에 대해 집도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의약뉴스] 수술과 관련된 마취과 의사의 부주의에 대해 집도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마취의는 집도의 또는 주치의의 이행보조자 관계에 있고, 집도의는 환자에 대한 계약적 책임을 부담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대구지방법원은 최근 사망한 환자 A씨의 유족들이 의사 C씨와 D씨, E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으로 유족들에게 1억 6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4월 경 더부룩하고 불편해 인근 의원에 내원했다가 췌장 CT 촬영을 받아보라는 소견을 받고, 같은 달 다른 의원에서 CT촬영을 한 결과 우측 난소에 6㎝ 크기의 혹이 발견돼 수술을 받으라는 소견을 받았다.

A씨는 같은 날 바로 F병원에 내원해 C의사(집도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는데, C씨는 초음파검사를 한 다음 우측 난소 낭종으로 진단하면서 혹의 크기가 크고, 막도 형성돼 있어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예방 차원에서 수술을 빨리하는 게 좋다고 말해, A씨는 바로 우측 난소 낭종에 대한 절제수술을 결정하고 수술 일정을 잡았다.

C씨는 예정대로 수술을 시작해 약 45분만에 수술을 마쳤고, 환자 가족에게 “환자 배에 유착이 심해 예상보다 시간이 늦어졌지만, 혹 제거는 잘 됐다”고 수술 경과를 설명하면서 제거한 혹을 보여준 후 돌아갔고, G씨는 수술실 바로 옆에 있는 회복실로 이동해 회복 중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1시간 가량 지나자, 간호사는 A씨를 회복실에서 병실로 옮겼고, 병실에 도착해 침상으로 옮기려는데 A씨는 목이 힘없이 아래로 축 처져서 의식이 없었다.

간호사는 A씨의 상태를 본 후 산소호흡기를 들고와서 코에 호스를 삽입했으나 A씨의 반응이 없었고, 수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와서 앱부배깅으로 산소 주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C씨가 병실에 도착해 A씨를 지켜보다가 수술실로 다시 가자고 결정했고, C씨는 수술에서 나와서 환자 가족에게 “환자가 호흡곤란이 와서 위독하다.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산소 부족으로 인해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은 상태로 도착했고, 대학병원에서 저산소성 뇌손상 소견을 받아 저체온요법으로 72시간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뇌 MRI 촬영결과, 전체로 확산된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으로 인한 혼수상태 소견으로 양쪽 동공이 팽창되고, 각막 반사가 없으며, 구역 반사가 없고, 운동반사반응이 전혀 없고, 뇌간 반사가 없는 등으로 상태가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심폐소생 거부 상태로 지속적인 인공호흡기 치료 등이 필요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됐지만, 뇌손상으로 인한 혼수, 폐렴 및 이로 인한 심폐기능부전으로 인해 사망했다.

이에 유족들은 C씨와 D씨를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고소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A씨에 대한 부검이 이뤄져 부검감정서가 작성됐다. 부검감정서에는 ‘수술 후 자발 호흡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호흡보조가 제거돼 저산소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부검소견을 통해 배제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마취의인 D씨는 형사 합의금 1500만원 지급에 고소취소의 효력이 인정돼 불기소결정됐고, 검찰에서는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집도의인 C씨는 경찰청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에 유족들은 C씨와 D씨, 그리고 대표원장인 E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민사소송을 진행했고, 재판부는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D씨는 마취의로서 전신마취에 의한 수술 환자에 대한 회복관리 및 응급조치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제대로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A씨의 산소마스크를 제거하고 회복실에서 퇴실시켜 A씨의 상태를 악화시키고, 이후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이는 업무상과실치사 즉,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원장인 E씨에 대해선 “병원 사용자로서 상당한 주의를 해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손해배상의 책임이 없으나, 이러한 사정에 대해 사용자가 주장 및 입증을 할만한 증거가 없어 대표원장은 A씨와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재판부는 대표원장에 이어, 집도의인 C씨에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록 형사절차에서는 상호독립성 내지 신뢰의 원칙이 적용돼 무혐의처분을 받았으나, 민사책임의 영역은 이와 달리 마취와 수술의 관계는 어떤 검사와 후행하는 진단ㆍ진료의 관계와 비교해 보더라도 훨씬 더 일체성이 강하다고 여겨지고(부득이하게 수반되는 의료행위임), 이는 환자를 포함한 거래관념에 비춰볼 때 수술 등의 진료행위 내에 이미 마취행위가 포함돼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술과정에서 마취의는 집도의 내지 주치의의 이행보조자의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수술에 수반된 마취과 의사의 부주의에 대해서도 집도의는 환자에 대한 계약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피고들은 공동해 망인과 가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는 62세의 고령이고, 과거 좌측 난소 절제술을 받은 기왕력과 수술 당시 고혈압, 콜레스테롤, 당뇨, 류마티스, 뇌경색 예방 약, 혈전 용해제(심장약), 심장비대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춰볼 때 피고들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8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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