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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돌입하는 RSA “환자 희망 꺾지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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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돌입하는 RSA “환자 희망 꺾지는 말아야”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4.25 06: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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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비툭스 2차 재계약 돌입...스핀라자ㆍ듀피젠트 등 재계약 줄대기
첫 재계약 당시 수차례 고비...“비급여 전환, 제도 취지에 맞지 않아”

[의약뉴스] 위험분담계약제(Risk Sharing Agreement, RSA)가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하면서 이제는 재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두 번째 재계약에 돌입하는 대장암ㆍ두경부암 치료제 얼비툭스(머크)를 시작으로 재계약 대상 약제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면서 어렵게 치료를 이어가던 환자들에게 급여 공백의 위기감이 커져가고 있는 것.

▲ 위험분담계약제(Risk Sharing Agreement, RSA)가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하면서 이제는 재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위험분담계약제(Risk Sharing Agreement, RSA)가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하면서 이제는 재계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00년을 전후로 만성질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희귀ㆍ난치성 치료제 시장을 중심으로 고가의 신약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세계 각국의 보건의료 정책에서 ‘환자 접근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면서도 이로 인해 재정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와 제약사가 위험을 공유하는 RSA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역시 2010년을 전후로 RSA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해 2013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출범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어 2013년 12월, 소아 백혈병 치료제 에볼트라(사노피)를 시작으로 어느덧 올해 RSA 도입 10년차를 맞이했다.

RSA 도입 초기에는 여러 가지 논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는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RSA를 비롯한 접근성 강화정책으로 80%를 하회하던 신약 급여등재율이 90%를 넘어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RSA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2016년~2019년 사이에 급여목록에 등재된 신약 3개 중 1개는 RSA를 통해 등재됐으며, 2015년~2017년 허가된 항암제 중 90% 이상이 RSA를 통해 보험 급여를 인정받았다.

나아가 2021년 11월까지 20종이 넘는 질환에 대한 59개의 중증, 희귀질환 치료제가 RSA를 통해 급여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성과만큼 그늘도 짙어가고 있다. RSA 품목이 늘어나면서 재계약 대상도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것.

RSA로 급여목록에 등재된 약제는 5년 주기로 재평가를 받고 이를 근거로 재계약을 해야 한다. 올해는 도입 10년차가 되다 보니, 두 번째 재계약 대상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재계약 과정에서 한 차례 비급여 전환 위기를 겪었던 대장암ㆍ두경부암 치료제 얼비툭스와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아스텔라스)가 2차 재계약 대상이다.

이외에도 다발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암젠)과 다잘렉스(얀센), 위암치료제 사이람자(릴리),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바이오젠),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사노피) 등 내년까지 7개 의약품이 재계약에 돌입한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최악의 경우 계약이 종료될 수 있으며,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의 약제비 부담은 하루아침에 수십 배로 늘어난다.

결국 환자들은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 수십 배의 비용을 부담하거나 치료를 포기해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계약 과정은 순탄치 않다. 재계약때마다 비용효과성을 재평가하는데, 급여 등재 후 인하 기전이 즐비한 우리나라의 약가제도를 감안하면 RSA 대상 약제가 5년 후 무난하게 재평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평가 방법을 두고도 논란이 적지 않다. 올해 두 번째 재계약에 돌입하는 얼비툭스는 베바시주맙(오리지널 제품명 아바스틴, 로슈)과의 비교 적정성을 두고 소란스럽다.

KRAS 변이 표적치료제인 얼비툭스를 표적과 무관한 베바시주맙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

특히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베바시주맙 약제비가 크게 인하된 터라 이 같은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 역시 첫 재계약 당시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얀센)의 비교약제 적정성을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정부와 제약사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바라봐야 환자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한국혈액암협회 장원영 부장은 환자들에게 갑작스러운 치료비 증가는 치료 중단을 고려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환자분들은 사실 RSA가 무엇인지, 재계약이 필요한 이런 상황을 잘 모르시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항암치료로 부작용과 싸우고 치료에 집중하시느라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만약 환우분께서 RSA에 해당되는 약제로 약값의 5%만 부담하여 치료 중이시라면 당연히 이 조건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실 것”이라며 “예를 들어 그 누구도 한 달에 25만원이던 약값이 하루아침에 500만원으로 바뀔 것이라 상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만약 이 사실을 투약 전에 알게 된다면 경제적인 이유로 투약을 아예 시작하시지 않는 분도 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례로 그는 “다행스럽게도 아직 RSA 재계약이 불발된 약제는 없어 이러한 이유로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는 없었지만, 회원분들 중에 함께 처방받는 약이 바뀌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급여에서 전액본인부담으로 달라지게 될 경우, 갑작스레 약값이 너무 비싸져 너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하신다”면서 “더욱이 암 환자는 상대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시는 고령이 많아서 갑작스러운 치료비 증가는 치료 중단을 고려할 만큼 중요한 사유임에는 틀림없다”고 밝혔다.

환자 접근성 향상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감안한다면, 재계약 결렬로 환자들의 희망을 꺾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장 부장의 지적이다.

그는 “암이라는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환우 본인과 가족분들이 느끼시는 두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치료할 약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다행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RSA(위험분담제) 제도 역시 신약에 대한 접근성 확대의 측면으로 시작된 것으로, 제약사와 건강보험공단이 힘겹게 투병 중이신 환우분들의 성공적인 치료를 기원하며 조금씩 양보해 신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RSA 재계약 결렬은 이처럼 훌륭한 제도의 최초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개인의 경제 사정에 따라 쓸 수 있는 약이 다르고 접근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달라 치료제가 있음에도 쓸 수 없는 상황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면서 “제약사와 건강보험공단 모두 힘겹게 투병 중이신 환우분들을 생각해 조금씩 양보해서, 열심히 치료 중이신 환우분들의 희망이 꺾이지 않게 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스핀라자의 급여 확대와 신규 SMA 치료제의 급여 등재를 바라고 있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우회에서는 이 같은 변수들이 스핀라자의 재계약에 영향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환우회 관계자는 “스핀라자는 현재 급여권에 진입한 유일한 SMA 치료제기 때문에 SMA 환자들은 당연히 내년 스핀라자의 RSA 재계약이 지연없이 순탄하게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미 다수의 환자들이 스핀라자를 통해 증상의 완화를 경험하고 있고, 안전성도 입증되고 있어 정부가 이 치료제의 약효를 충분히 인정해 지나친 약가 인하를 요구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가격 협상에만 몰두하다 보면 재계약을 결렬시키거나 지연시키는 일도 일어날 수 있을 텐데 제약사와 정부가 환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SMA 환자사회에서는 스핀라자의 RSA 재계약 뿐 아니라 성인 환자의 급여확대 여부에도 촌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이 뿐 아니라 후속 치료제인 졸겐스마(노바티스)나 에브리스디(로슈)도 급여 등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중으로, 이런 상황이 내년 초까지 계속 유지된다면, 각 치료제들의 RSA 재계약이나 급여 기준, 급여 등재 여부 모두가 동시에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각 상황이 모두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정부와 제약사들 모두가 환자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주시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RSA 재계약 대상이 늘어나고 2차 재계약 대상 약제까지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재계약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약 간격을 재설정해 반복된 재평가를 지양하고, 협상 결렬시 환자들의 피해와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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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발견 2022-04-25 09:40:39
중간에 오타가 있네요
“더욱이 암 환자는 상대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시는 고령이 많"으써" 갑작스러운 치료비 증가는 치료 중단을 고려할 만큼 중요한 사유임에는 틀림없다”고 밝혔다.

기존환자 2022-04-25 07:52:28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711

기존환자는 보호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