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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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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2.02.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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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파이팅 정신이 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환자의 건강에 기여하겠다.

 

 

▲ 한국 법인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메리알 매각 이후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를 오펠라헬스케어코라아로 독립시키고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의 역량은 핵심 성장동력인 전문의약품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하고 성과 관리 제도도 개편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높여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다.다국적 제약사 출입기자 모임은 올해로 취임 10년차로 접어든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를 만나 이같은 변화의 의미와 비전을 들어봤다.
▲ 한국 법인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메리알 매각 이후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를 오펠라헬스케어코라아로 독립시키고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의 역량은 핵심 성장동력인 전문의약품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하고 성과 관리 제도도 개편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높여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다.다국적 제약사 출입기자 모임은 올해로 취임 10년차로 접어든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를 만나 이같은 변화의 의미와 비전을 들어봤다.

기업은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기업 역시 생명체처럼 희비 속에 생멸한다는 의미다.

외부적으로는 좋은 토양과 영양분을 공급해야 잘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며, 기업 스스로는 변화에 잘 적응, 또는 순응하거나 때로는 과감하게 도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21세기에 들어 제약계는 끊임없는 M&A를 통해 성장을 모색했다. 약육강식의 시대처럼 대규모 임상에서 성공해야 생존이 가능했던 환경 속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확대해야만 규모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제약계의 생존 공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10년 여에 불과한 특허 존속기간에 기업의 명운이 갈리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전성기를 지난 사업부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먹거리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2019년 사노피의 글로벌 CEO로 선임된 폴 허드슨은 “획기적인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기회가 있는 영역에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변화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실제로 사노피 역시 같은 길을 걸어왔다. 1973년 출범한 사노피는 1999년 신데라보와의 합병을 통해 사노피-신데라보가 됐고, 2004년에는 아벤티스를 끌어안으면서 사노피-아벤티스로 거듭났다. 

이후 2011년에는 또다시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젠자임을 합병하며 외형을 더욱 확대, 만성질환부터 희귀질환과 백신까지, 또 인체용 의약품에서 동물의약품(메리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외형을 갖추었다.

그러나 2016년, 메리알 매각을 신호탄으로 사노피도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특히 폴 허드슨 취임 이후로는 수익성이 떨어진 특허만료 의약품과 함께 주요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과감하게 손을 댔다.

‘이기기 위한 행동(Play to Win)’이라는 전략하에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회사의 방향성까지, 혁신의 기치를 올린 것.

이후 글로벌 사노피는 젠자임과 사노피파스퇴르 등 독립 브랜드들을 통합, ‘사노피’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대동단결했다.

사노피의 한국 법인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도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메리알 매각 이후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를 오펠라헬스케어코라아로 독립시키고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의 역량은 핵심 성장동력인 전문의약품에 집중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하고 성과 관리 제도도 개편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높여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다국적 제약사 출입기자 모임은 올해로 취임 10년차로 접어든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배경은 대표를 만나 이같은 변화의 의미와 비전을 들어봤다.


◇환자를 위한 전략, Play to Win
2019년 말 글로벌 사노피의 CEO로 부임한 폴 허드슨은 특허만료 의약품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제품의 성장세가 더뎠던 당시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Play to Win’이라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성장에 초점을 두고 ▲혁신으로 이끌며 ▲효율성을 높이고 ▲업무 방식을 재편, 정체된 사노피의 성장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우선 프랄런트나 듀피젠트 등 신성장 동력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혁신을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배경은 대표는 “파이프라인 측면에서는 플랫폼에 기반한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본사에서는 사노피가 가지고 있는 제품에 R&D 플랫폼 기술을 접목할 수 있도록 플랫폼과 관련한 선진 기술을 가진 기업의 인수를 활발하게 진행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듀피젠트는 아토피, 천식, 부비동염 등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확장 중이며, 면역 쪽 파이프라인도 면역항암제를 비롯해 연관성을 가진 신약들로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면서 “항암제와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 백신 분야도 사노피가 우선순위로 두고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소개했다.

Play to Win 전략에 있어 기존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당뇨병 분야다. 

2019년 말, 허드슨 대표가 성장을 위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분야의 임상연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

사노피에게 있어 당뇨병 분야는 간판과 다름없다. 1999년, 아벤티스가 세계 최초로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했던 훽스트를 인수한 데 이어 2004년 사노피-신데라보가 아벤티스를 인수하며 오늘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노피는 2000년, 당시 세계 최초의 장기지속형(24시간) 기저인슐린 란투스를 출시해 역사적으로나(最古) 실적으로나(最高) 세계 최고의 인슐린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보유한 사노피가 당뇨병 분야에서 힘을 빼겠다고 선언하자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배경은 대표는 허드슨 대표의 발언이 당뇨병 사업의 철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남들이 모두 하는 동일한 임상연구가 아니라,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당뇨병은 사노피가 인슐린의 100년 역사를 함께한 것을 비롯해 오랜 기간 헤리티지를 보유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도 솔리쿠아를 포함해 투제오와 같은 인슐린 제품에서 새로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고,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환자 중심적인 파이프라인도 도입할 예정”이라며 “이미 시장에 출시된 다양한 당뇨치료제와 더불어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부응할 수 있는 최초 및 최고의(First in class, Best in class) 제품에 대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앞으로도) 사노피가 보유한 제품의 지속적인 임상 데이터 발표, 그리고 디지털 솔루션 측면에서의 노력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이미 다수의 좋은 제품이 시장에 포진한 상태로, 약물 자체 개발에는 일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노피는 약물을 넘어(beyond drug) 환자 중심의 솔루션을 통해 궁극적으로 치료 결과를 높이는 부분, 즉 치료-디바이스-결과의 유기적 연결이 가능한 환자 중심의 디지털 시스템에 주력하고자 하며, 이와 관련한 새로운 디지털 솔루션을 하반기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물을 넘어선 솔루션, 디지털 혁신
제약기업이지만, Play to Win 전략에서 말하는 혁신(Innovation)이란 ‘약’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배 대표의 설명이다.

진정으로 환자를 위해서라면, 다른 제약사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무의미하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환자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배경은 대표는 먼저 “사노피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에 “고위험군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프랄런트 같은 치료제나 당뇨병 관련 신규 데이터를 토대로 치료제를 확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외에도 백신, 중증, 만성, 일반의약품과 같은 좋은 솔루션을 가지고 예방에서 치료까지 환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응하는 건강한 삶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미션을 바탕으로 올해는 디지털 솔루션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소통, 솔루션, 사회공헌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디지털 혁신 중 소통의 측면에 대해서는 “고객과의 디지털 소통 채널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비대면 시대인 만큼 전통적인 대면 방식에 디지털 접근을 더해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례로 “사노피는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는데, 이 전략의 핵심은 고객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어떤 채널을 편안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지 이해하고, 그에 맞는 채널을 선택하여 믹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영업부에서 고객을 직접 방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채널까지 폭을 넓혀, 고객에게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적재적소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통해 더 좋은 디테일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이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배 대표의 설명이다. 관련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는 것.

그는 “IQVIA에서 분기별 제약 기업들의 콜 데이터를 집계하여 발표하는데, 이 중 고객들이 인지하고 있는 각 제약기업의 디지털 채널 디테일의 양을 알아보는 데이터가 있다”면서 “2020년에 약 3~4위 정도의 순위에 머물렀으나, 2021년부터 격차가 큰 1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고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리서치를 통해 결과를 분석해 보니 다른 회사의 디지털 채널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채널에서 사노피의 디지털 채널이 가장 유용하다는 고객의 답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솔루션의 측면에서는 환자들이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기존 치료제에 디지털 솔루션을 접목한 환자 중심 솔루션 실현에 힘쓸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본사 차원에서는 ‘사노피 버츄얼 헬스케어 비전’을 수립하고, 디지털 기술을 만성질환 관리에 접목하기 위한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례로 “국내에서는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제1탄’의 수요기업으로 참여, ‘고령 친화적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 개발’에 대한 스타트업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헬스케어 관련 빅데이터가 업계에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유연하고 전향적으로 정책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헬스케어 관련 디지털 솔루션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다만 “전통적인 치료제(약물)는 물질을 개발하고 임상 데이터로 효과를 입증해서 허가를 받는 일종의 익숙한 모델과 절차가 확립되어 있는 반면, 디지털 솔루션 쪽은 그렇지 않다”면서 “결과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데이터 관리는 누가 할 것인지, 서버는 어디에 둘 것인지,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 등에 대해 마련된 기준이 없다 보니 고민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노피가 좋은 사례를 만들어서 디지털 솔루션 분야가 국내에도 잘 정착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사회공헌의 측면에서는 환자 참여형 앱을 개발,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배 대표는 “사회공헌활동에도 디지털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현재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당당케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디지털 툴인 앱을 활용해 행동 활성화 교육을 기반으로 당뇨병 환자들의 정신 건강은 물론 식단과 운동 등 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전하고, 스스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보건소 두 곳과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에는 일반 당뇨 환자들에게도 보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스스로 설계하는 업무 방식, WEWE
지난 1월,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흥미로운 선언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방식으로 일한다는 의미로 WEWE(Whenever Wherever) 제도를 도입한 것.

업무 방식의 재정립은 사노피의 ‘Play to Win’ 전략 중 하나로, 이를 통해 근무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다양성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직원들 스스로가 각자의 업무 방식을 정한다는 제도의 취지에 맞게, WEWE라는 명칭도 직원들간의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배 대표는 “직원들이 업무 성격, 특성, 선호도,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근무 방식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한 달의 절반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으며, 하루 중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의 코어타임 이외에는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핵심은 근무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근무 방식을 새롭게 전환하고자 한 데에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업무 방식과 함께 성과 평가 방법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의 목표 중심의 성과 주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조직의 성과와 문화에 대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상시 피드백(Feedbck)하는 구조로 바꿔 동반 성장을 도모한 것.

그는 “기존의 평가방식에서 직원 개인이 조직 성과 및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따라 상시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네 단계 평가 방식으로 성과 관리 제도를 완전히 개편했다”면서 “과거에는 업무 목표를 정하고 달성 여부를 체크하며 고과와 성과를 평가했다면, 올해부터는 퍼포먼스 임팩트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니저와 직원이 상호 논의해 목표를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과정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매니저도 코칭과 피드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피드백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자신도 지난해 임직원에게 피드백을 받았는데, 스스로는 보지 못한 부분(blind spot)을 보게 하고,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는 것이 배 대표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워라벨(Work-life blance) 등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해서도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고 내세웠다.

그는 “비대면 시대 속 재택근무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약해질 수 있는 임직원 간 유대관계를 강화하고자 직원들의 자발적인 글로벌 네트워킹 커뮤니티인 ERG(Employee Resource Groups) 제도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작년 말 직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 디지털 ERG, 일하는 부모 ERG, MZ 세대 ERG, 소셜 ERG의 4개 그룹이 만들어진다. ERG는 직원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가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웰빙 제도의 일환으로 본사의 파격적인 복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양성평등 및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남성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사노피 직원들에게 14주간의 유급 '글로벌 자녀휴가'가 제공되는데, 출산, 자녀양육으로 인한 휴가 또는 휴직을 사용하는 전세계 모든 사노피 정직원이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고민이 많은 임직원들의 고충을 고려해, 회사가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고자 한다”며 “이 밖에도 복지 프로그램 전문 외부 파트너와의 협약을 체결해 사노피 임직원의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과 재정 건전성까지 지원, 도움이 필요한 임직원들은 비밀이 보장되는 전문 상담을 진행하거나 영양 및 체력 관리, 경제 관련 교육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오펠라헬스케어코리아 독립 통해 각자에 특화된 전략 구축
Play to win 전략에 따라 신성장 동력을 중심축으로 교통 정리에 나선 사노피는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분리, 오펠라헬스케어로 독립시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매각을 위한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배 대표는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의약품이 중심인 다른 사업부와 한 데 묶여 동일한 규제를 받을 것이 아니라, 성격이 다른 컨슈머헬스케어를 분리해 각자의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것.

배경은 대표는 “제약 비즈니스와 구별되는 사노피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의 잠재력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사노피 안에 소속된 독립 사업부로서 오펠라헬스케어코리아로 새롭게 법인을 출범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일반의약품(OTC)나 건강기능식품은 전문의약품(ETC)와 비교해 시장 상황이나 규제, 신제품 개발, 판매 채널이 모두  다르다”면서 “사노피의 주요 분야는 전문의약품 쪽이다 보니 내부 정책이나 가이드라인이 이를 중심으로 한 측면이 있어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가 동종업계에서 다른 기업들과 경쟁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이에 컨슈머 헬스케어에 특화된 조직과 전략을 구축함으로써 사업부의 성장을 가속화하고자 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가 사노피 내에 속한 단독 법인으로 출범함으로써 다른 회사와 경쟁하는 데에 있어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문의약품에 초점이 맞춰진 사내 프로세스나 규정의 영향을 덜 받고,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시장 특성에 맞는 조직과 자원을 강화함으로써 더욱 기민하게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핵심적인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치료제, 접근성 향상 위해 유연한 정책 필요
21세기에 들어서 보건의료분야에서는 ‘환자 중심’이라는 표현이 일반화됐다. 심지어 환자 만족, 환자 감동 나아가 환자 체험을 통한 환자 공감에 이르기까지 환자 중심주의를 표방하는 메시지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약의 가치도 변화하고 있다. 유효성 평가 항목 중 삶의 질이 중요한 지표로 부상했고, 환자의 신체적 상태 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수준까지 고려하는 맞춤 치료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반면, 재정에 발목이 잡힌 보험 정책은 여전히 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보다 ‘비용 효과성’을 앞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배 대표 역시 아쉬움을 토로했다. 예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무엇보다 좋은 약이 개발되어도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빛을 발하는데, 코리아 패싱 등을 이유로 타임라인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에서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에 대해 제도적으로 심도 있게 확장성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이 과정에 예산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고, 경우에 따라 트레이드 오프도 필요하겠지만 미충족 수요가 있는,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좋은 치료제에 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정책을 통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고 피력했다.

특히 “젠자임에서 근무하던 시절, 유럽에서는 매년 희귀질환 관련 환자단체와 정부, 학계가 모여 제도나 접근성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보며 부러웠다”면서 “이제 국내 환자 단체도 직접 목소리를 내고, 정책 관련 새로운 제도를 제안하는 모습이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회사를 위해서도 후배들을 위해서도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배경은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1994년 한국노바티스에 입사하며 제약계에 첫 발을 디뎠다.

이어 2010년 젠자엠코리아의 대표로 취임한 그는 3년 만인 2013년,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로 올라섰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로서는 그가 한국인 중에서, 또 여성 중에서 처음으로 선임된 지사장(General Manager, GM) 이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고 취임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우리나라 의약품 시장 최대 품목이었던 플라빅스를 비롯해 회사의 주력 품목들이 대부분 특허가 만료됐거나 만료를 앞두고 있었고, 처음으로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대규모 일괄 약가인하(2012년)가 단행된 직후였다.

정체기를 넘어 역성장기에 배턴을 넘겨받은 배 대표는 굴곡을 거치며 결국 지난해 업계 4위까지 매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두 차례에 걸쳐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을 받으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소회다.

배 대표는 “젠자임에서 사노피로 넘어오던 무렵, 당시 주력 제품이었던 플라빅스, 아프로벨, 란투스와 같은 제품이 특허가 만료돼 약가가 인하되는 상황이었고, 매출액도 마이너스를 기록했었다”면서 “이 시기에 대표이사를 맡게 되었는데,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를 다시 좋은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사기 진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고 소회했다. 

이에 “고민 끝에 성장 잠재력이 있는 주요 품목을 선정하며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각오를 다졌고, 그 결과 지금은 당시 8~9위였던 업계 순위가 작년 기준 4위로 올라섰다”면서 “그때 잘해낸 것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뿐만 아니라 “또 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것은 다양성과 존중의 문화로, 사노피는 프랑스 회사이다 보니 ‘관용(tolerance)’이라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비대면, 저성장 시대에 업무현황을 실질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각 부서의 실무에 있는 직원이 임파워링(empowering)되어서 아이디어를 내고 필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잘 자리잡고 있어야 직원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이러한 노력을 통해 실력을 가진 좋은 직원들이 회사에 머무르게 한 것도 회사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회사의 노력에 대해 정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두 차례 인정받았던 것 같아 뿌듯하고 보람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배 대표는 앞으로 후배들이 글로벌로 나아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 스스로도 노바티스 본사 항암제사업부에서 글로벌 프로덕트 디렉터(Global Product Director)로 활약하며 경력을 쌓은 바 있다.

그는 “본사는 한국 팀의 긍정적인 에너지, 열정, 실행력 등을 좋게 보고 있다”면서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파이팅 정신(Fighting spirit)’이 있다고 하며,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운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글로벌에서는 놀라는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이에 “한국의 좋은 인재들이 리전(region)이나 글로벌팀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저 또한 커리어 적인 측면에서는 제가 맡은 바 역할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처럼 워킹맘으로서 고민이 많을 여성 후배들에게 경험담을 전해주고 싶다는 것이 배 대표의 전언이다.

▲ “한국의 좋은 인재들이 리전(region)이나 글로벌팀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저 또한 커리어 적인 측면에서는 제가 맡은 바 역할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의 좋은 인재들이 리전(region)이나 글로벌팀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면서 “저 또한 커리어 적인 측면에서는 제가 맡은 바 역할을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일 욕심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고 소회했다.

그러나 “작년 말 둘째 입시를 마무리하며 생각을 해 보니, 결론적으로는 일을 계속했기 때문에 업무적으로도 성장하고, 더불어 내가 인간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아이들의 사춘기 시절에 함께 공감해 주고 다양성과 다름을 인정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에서 배운 리더십과 인간관계 덕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물론 일과 삶, 커리어에 관한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일에 대한 꿈이 있는 여성이라면, 아이 때문에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강의나 멘토링을 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내 경험을 담아서 진솔하게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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