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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2-12-09 18:50 (금)
덜컹 거리며 달리는 트럭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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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 거리며 달리는 트럭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2.02.18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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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라고는 하지만 차창 밖은 쌀쌀했다. 그나마 한낮의 태양이 한기를 조금 누그러트렸다. 트럭은 한참을 달렸다.

계속 북으로 가는 것 같았다. 국경을 넘었다. 조선 땅이 뒤로 밀렸고 이제는 중국 땅이다. 아니 일본 땅이다. 만주 어디쯤일까. 요동반도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왔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트럭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차 안의 사람들은 공포를 느꼈다. 그러기에 앞서 심한 멀미가 왔다. 여기저기서 무슨 상황인지 알고 있으면 말해 달라는 호기심의 눈길이 사방을 가로질렀다.

점례는 묻기고 하고 모른다고 눈을 껌벅이기도 하면서 이 상황이 어서 멈추기를 기다렸다. 참다못한 일부는 속을 달래기를 포기한 채 그대로 트럭 바닥에 토를 했다. 그렇다고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칠 상황은 아니었다.

아직은 단단히 잡은 정신 줄을 풀지 않았다. 함께 타고 있던 군인 하나가 버럭 고함을 지르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때 차가 뒤뚱거렸고 그 바람에 군인은 오물더미에 발을 헛디뎠다.

그가 넘어지면서 점례 쪽으로 쓰러졌다. 그는 화가 나 있었다. 그는 점례에게 화풀이를 했다. 일어서면서 힘을 주어 밀쳤다.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점례가 지른 것인지 그 모습을 보고 놀란 옆자리의 소녀가 지른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 소리에 더 화가 났는지 일어선 군인이 워커 발로 토한 여자를 발길질했다. 그리고 군화에 묻은 오물을 치마에 쓱쓱 문댔다. 더러운 것을 어느 정도 처리한 때문인지 씩씩 거리던 군인은 더는 발길질을 하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러나 토는 멈추지 않았다.

점례도 곧 토할 것 같았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랐다. 앞이 어질거리고 사람들이 하나였다가 둘이었다가 자꾸 변하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화를 어느 정도 삭인 발길질 군인이 눈짓을 했고 눈짓을 받은 앞쪽의 군인이 운전석 뒤쪽의 유리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차가 멈춰섰다. 차에서 내린 조선에서 온 여자들이 쓰러질 듯 몸을 겨우 가눈 상태로 구역질을 해댔다. 일부는 구역질과 동시에 넘어져서 곧 죽을 사람처럼 신음했다.

그 모습을 보고 군인들이 크게 웃었다. 참고 있던 것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장면이 볼 만했는지 그들은 함께 낄낄거렸다. 좋아서 죽겠다는 표정이 가득한 얼굴로 그들은 담배를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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