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위원회가 중국 임상시험에서 연구된 일라이 릴리와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의 PD-1 항체 신틸리맙(Sintilimab, 제품명 티비트)에 대해 새로운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릴리와 이노벤트는 미국에서 작년 5월에 신틸리맙을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를 위한 페메트렉시드, 백금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신청했다. 이 승인 신청은 주로 ORIENT-11 임상 3상 시험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는 14대 1의 압도적인 표결 결과로 임상시험이 중국에서만 실시된 신틸리맙에 대한 자료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승인을 거절할 것을 권고했다.
자문위원회 회의에 앞서 FDA는 브리핑 문서를 통해 신틸리맙 임상시험에서 다양한 피험자군이 시험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FDA 우수종양학센터의 리처드 파즈두르 센터장은 “단일 국가 자료는 미국에서 필요로 하는 인종적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있어 퇴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는 이러한 자문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으며 FDA가 신틸리맙 심사를 완료하는 동안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시험 수행과 임상시험 다양성 면에서 윤리의 중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당사는 임상시험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발전시키기 위한 오랜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틸리맙은 진행성 또는 재발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질병 악화 없이 생존한 기간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에 관한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FDA 자문위원회는 피험자 다양성 부족 외에도 항암제 임상시험의 표준 지표인 전체 생존기간 대신에 PFS를 연구 주목표로 삼은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MSD의 키트루다, BMS의 옵디보 등 동일한 계열의 다른 효과적인 항암제가 이미 존재하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신틸리맙의 승인이 시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이외에도 임상시험 인구통계특성은 미국 내 일반적인 환자 인구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자문위원회 표결 결과는 중국에서 개발을 수행해 더 낮은 임상시험 비용으로 이득을 얻으려 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에 경고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국가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전체 생존기간을 주목표로 삼을 경우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릴리는 신틸리맙을 다른 PD-1 억제제보다 40%가량 더 낮은 가격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FDA 측은 규제 의사결정에서 의약품의 가격은 고려할 수 없으며 자문위원회 검토 또는 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방침이다.
FDA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다음 달까지 신틸리맙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