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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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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2.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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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정책 추진에 신사적 대응 필요 없어

지난해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으로 어려웠던 의료계는 수술실 CCTV 설치, 비급여 보고 의무화, 의사면허박탈법,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 수많은 현안에 둘러싸여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어려움은 해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나아질 기색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 지난해 연말부터 논란이 된 간호법과, 대선을 둘러싼 의료계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선심용 공약 남발 등이 눈앞에 쌓여 있다.

지난해 제41대 대한의사협회의 수장으로 당선된 이후, 정신없이 달려온 이필수 회장은 이전 최대집 전 회장에 비해 온건한 인물로 평가되며, 최 전 회장이 내세운 ‘투쟁’보다는 ‘협상’에 기치를 둔 회무를 해왔다고 보여진 인물이다.

이 회장은 지난 26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협상파’로 알려진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듯, 대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일방적인 정책 추진 시 신사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이필수 회장은 지난 26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협상파’로 알려진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듯, 대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일방적인 정책 추진 시 신사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이필수 회장은 지난 26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협상파’로 알려진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듯, 대화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일방적인 정책 추진 시 신사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필수 집행부의 회무수행 점수는?

집행부 출범 이후, 10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이필수 회장은 회무 수행 점수를 몇 점이라고 평가하고 있을까?

이 회장은 “9개월이라는 기간을 중간평가를 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진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다져놓은 내부적 단합력, 조직력의 기반 위에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회원들로부터 10점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새해를 맞아, 새로 추진할 의협의 주요 회무에 대해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산적해 있는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방역과 진료로 충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를 더욱 힘들게 하는 각종 법안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데 집중, 의사회원의 권익을 보호해나가겠다”며 “당면한 간호단독법, 실손보험청구간소화법, 특사경법, 의료인면허결격사유확대 관련 의료법개정안 등 각종 악법과 악제들에 대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을 지킨 우리 회원들에게 마땅한 보상이 따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힘쓰겠다”며 “의료기관들의 손실이 충분히 보상될 수 있도록, 또한 심신이 지친 의료진들이 다시 힘을 내어 국민건강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회원권익보호위원회를 더욱 활성화하고 고도화해나가고, 올해 중 회관신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 등에 주력해나가겠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특히 이 회장은 취임 당시 회원 권익보호와 대국민 신뢰회복을 언급한 것과 관련, “취임 이후 9개월간 두 가지를 이뤄내기 위한 밑거름을 뿌리는 작업을 했고, 지금도 꾸준히 해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보호ㆍ권익 실현의 전초기지인 회원권익센터가 매일 회원들의 다양한 민원을 처리하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눔을 펼쳐나가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펼치고 전문가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모인다면 회원과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의사상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해야

지난 26일 코로나19 국내 일일 확진자는 첫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로, 최대인 1만명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정부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의사들의 대표 단체의 수장으로서 이필수 회장의 고심은 깊어 보였다.

이 회장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킴에 있어서 정부와 의료계,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나아가야한다”며 “코로나19 방역에 있어 국민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는데, 방역 지침에 잘 따라주고, 적극 협력해 주고 있어서 코로나19 극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화되면서 확진자수가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지금의 사태가 보건의료체계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증 환자가 증가하면 병상 등 한정된 의료자원으로는 모든 환자를 돌볼 수 없기 때문에 재택치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전담병원에서 모든 재택치료자를 관리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협회에서는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원급 재택치료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해왔다”며 “의원급 재택치료가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업무 부담을 분산시키는 등 기존의 의료자원을 유연하게 활용해 지금의 오미크론 확산과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마련한 의원급 재택치료 서울형 모델은 제대로 된 매뉴얼만 확립된다면 미래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출현에 대응하는 표준체계를 구축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특히 인구밀집도가 높은 서울부터 재택치료가 확립된다면, 재택치료가 아니라 방치 아니냐며 불안해 떨던 국민들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의료기관에서도 원활한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

이 회장은 “전문가 단체로서 아쉬운 부분은 정부가 방역 관련 정책을 마련할 때 전문가 단체와 소통 없이, 탑다운 방식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었고, 어려웠다, 모든 정책이 그러하듯이 최소한의 오류를 겪기 위해 이해 당사자와의 충분한 논의 끝에 진행돼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복지부와 소통이 잘되는 편으로, 섭섭한 부분이 있으면 대화로 풀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코로나19의 대응에 있어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지만, 더 이상의 실패 없이 단계적 일상회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나아가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면밀한 검토를 통해 사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료계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대화 창구가 열려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수면 위로 드러난 비대면진료 실시, 공공의료 확충 등의 여러 사안들에 대해선 지난 9.4 합의에 따라 논의를 일체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정부-의료계 간 구성된 의정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으니,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비대면진료의 경우 촉진, 타진, 청진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고 진단할 수 있는 대면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안전성이나 효과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국민건강에 커다란 위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염병 대응 강화와 의료 불평등 해소를 위해 내놓은 해답으로 공공병원 및 공공필수 의료인력 양성 등을 통한 공공의료 확충을 이야기 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공공의료가 취약한 이유는 공공의대가 없거나 공공병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문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부족, 낮은 처우로 인한 공공부문 종사 기피 등이 근본적인 문제인데, 이를 외면한 채 단순히 시설과 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건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협의 없는 일방적 정책 추진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

현재 제41대 집행부는 투쟁보단 협상을 위주라는 노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노선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이필수 회장은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진실된 목소리는 반드시 전달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협상과 대화의 방법을 우선할 것으로, 명분 없는 목소리는 아집일 뿐이며 논리 없는 목소리는 억지이기에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수많은 현안들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논리를 개발해 협상에 임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명분과 논리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반박이 아닌 無지성과 비논리로 일관하며 일방적으로 악법과 악제도들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더 이상 신사적일 필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원만한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특단의 강경책을 모색해 이를 실행에 옮기는 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께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명분과 당위성을 확보한 후 과감히 투쟁 모드로 전환할 복안도 갖고 있다. 41대 집행부는 의료환경을 악화시키고 국민건강에 위해를 초래하는 그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호할 땐 단호하겠지만, 그 이전에 대화를 통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게 이 회장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의협은 국회 출신 고재경, 김수철 대외협력이사를 선임, 정치적 대응력을 키우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의협 회장 후보 당시부터 일관되게 말씀드린 것 중 하나가 바로 의협의 정치 역량 강화”라며 “오래 전부터 협회와 의사회의 임원으로 회무를 진행할 당시 국민건강을 위한 정책이 아닌 오히려 위해를 가하는 법안들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정치권 대응력에 대한 한계를 크게 느껴 정치역량 강화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와 소통은 물론 당정과의 스킨십을 통해 의료계의 입장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며 “때문에 의료계와 당정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등용했고, 두 분 모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2달 남은 대선, 철저히 준비

▲ 이필수 회장.
▲ 이필수 회장.

오는 3월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다른 보건의료단체와 마찬가지로 의협 역시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각 대선 후보의 공약을 분석, 회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한 매니페스토 위원회까지 구성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필수 회장은 “올해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보건의료 공약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며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분석해서, 국민들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후보들이 간호법, 공공의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 보건의료정책에 관심을 갖고 관련 공약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며 “현재까지의 공약 발표 내용을 검토해 보면, 해당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부족해 보이고, 의료계 의견수렴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각 대선 후보들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세심한 정책 설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의협은 국민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서 대선 후보 캠프에 전문가단체로서의 의견을 전달할 준비가 되어있다. 원칙적으로는 소통과 대화를 우선해 당정의 움직임에 대응해 나갈 것이지만, 사안에 따라 강한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환자 진료에 매진한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회장은 “현재 의료계는 대외적으로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의협이 정부와 국회에 의사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올바른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주기를 기대해 때로는 아쉬움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에 대한 정부와 국회와 국민들의 눈높이를 고려해가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와 협상 테이블이 최대한 자주 마련되도록 하겠다. 보건의료정책의 수립과 시행은 반드시 전문가단체와의 충분한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각인시킬 것”이라며 “의료계와의 협의없는 일방적 정책 추진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함을 주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의협이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신뢰받을 수 있는 전문가단체로 다시금 거듭나고, 성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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