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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로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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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로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2.01.19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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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자의 죽음은 금기였다. 한동안 그는 죽었어도 산 사람이었다. 극소수의 측근들만이 그의 부재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침묵했다. 의도적인 침묵은 그것이 알려져서 돌아올 파장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는 흰 천 속에 가지런히 누워서 그렇게 삼 일을 지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절대자 역시 사람이었다.

그는 부활하지 않고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 다른 사람이 죽었을 때 나는 냄새와 다르지 않았고 그제서야 측근들은 그의 죽음에 대한 짤말한 논평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왜라는 질문은 받지 않았다. 그들도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추거나 숨기려는 의도보다는 알지 못하는 사실을 섣불리 발설할 수 없었다.

죽인 자 역시 죽었기 때문이다. 상황은 정리하거나 유추해 볼 수는 있었다. 유일하게 산 자가 있었다. 그러나 그 날 이후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어느 산 자락 아래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있었다. 죽음의 이유를 알아 내려는 자들이 그를 가둬 놓고 심문을 했던 것이다.

그는 시종일관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옆에 있던 자가 갑자기 윗주머니에서 새총을 꺼내 들고 그것으로 맞은편에 앉은 절대자를 향해 발사했다는 것이다.

총알은 상수리 알이었고 그것은 절대자의 이마를 뚫고 나와 콘크리트 벽에 박혔다. 절대자는 그 한방으로 고꾸라졌다.

그의 옆에 있던 경호원은 경호보다는 자신이 목숨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재차 발사하려는 것을 온몸으로 막기보다는 도망치는데 치중했다.

그 사이 새총은 쓰러진 절대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다. 상수리 알은 심장을 뚫고 반동으로 천장에 부딪쳤다. 매달린 전등이 꺼졌다.

순간 주변은 정적에 휩싸였다. 경호원은 도망치기 위해 막 문을 열려고 했다. 그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흰 색 와이셔츠를 입었기 때문이다.

살인자는 그의 등을 겨눴다. 평소에 야간사격 연습을 한 것이 주요했다. 짐승에게조차 등 쪽으로는 발사하지 않았던 새총이 이번에는 그의 등을 향해 정확히 날아갔다.

그는 문고리를 잡고 쓰러졌다. 거구의 몸이 쿵 소리를 질렀다. 쓰러지면서 그는 앞에 있던 이미 쓰러져 있던 절대자의 목을 잡았다. 이번에도 경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잡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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