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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동네의원ㆍ병원 간 유기적 협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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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치료, 동네의원ㆍ병원 간 유기적 협조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2.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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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전문가 좌담회 개최..."의료전달체계 맞춰 역할 분담해야"

코로나19 5차 대유행이 기승을 부리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또 다른 대유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재택치료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의 재택치료 중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동네의원과 병원급 의료기관 사이 유기적 협조 체계 및 의료전달체계에 맞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29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재택치료의 응급상황 대책 관련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의협 박명하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 박수현 홍보이사겸대변인, 대한응급의학회 이형민 회장, 서울의료원 표창해 응급의학과 과장, 중랑구의사회 오동호 재택치료관리 운영단장, 서초구 우선옥 보건소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 따르면, 12월 29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총 5409명이며, 위중증 환자는 1151명이고, 어제 신규 사망자는 36명이다.

병상가동률은 12월 28일 17시 기준으로 일반병상은 1만 3915병상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가용병상은 6405병상으로 가동률은 54.0%였고, 중환자 병상은 1384병상 중 348병상이 가용병상으로, 가동률은 74.9%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는 계속 진행 중이고, 오미크론과 같은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의료현장의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의협은 현장상황 점검하고 개선방향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 좌담회를 진행하게 됐다.

▲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29일 ‘재택치료의 응급상황 대책 관련 좌담회’를 개최했다.
▲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29일 ‘재택치료의 응급상황 대책 관련 좌담회’를 개최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의협 부회장)은 현재 의사회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울시재택치료의 모델 및 서울의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박 회장은 “재택치료 관리에 있어 서울시의사회와 지자체가 협조, 추진하기 위해 의사회에서 재택치료 모델을 준비했다”며 “현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의 적극적인 협조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문제는 지난 11월부터 준비한 모델이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된 이유는 서울시 각구 추진단장, 보건소장들이 취지는 알겠으나,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 모델이 큰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으니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실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은 적정 환자 수보다 3~4배 많은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며 “의료전달체계에 맞춰 항체치료제 주사, 단기외래 진료센터, 코로나 환자 위한 병상 확보, 중환자 병실 확보에 대한 역할을 병원급에서 해주고, 기존 만성질환자 등 호흡기질환 가진 환자들을 의원급 재택치료기관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재택치료는 중환자로 진행되는 단계의 환자를 모니터링 등을 통해 막는 게 중요하지만, 그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따라 코로나 확진자가 1~3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는 걸 대비해야 한다. 의원급 재택치료 모델이 중요하고, 입원실로 가기 전 단계로 서울의료원에서 시작한 단기외래진료센터를 각 구마다 병원급에서 담당, 1~2개 정도 만들어, 역할을 담당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랑구의사회 오동호 재택치료관리 운영단장은 “성공적인 재택치료에 있어 중요한 환자배정이나 야간백업, 증상악화 환자의 이송 및 전원에 대해서 시스템 문제가 아직 많다”면서 “이것은 동네의원과 2차 의료기관인 동네병원 간에 얼마나 협조하는 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오 단장은 “초기 병원급 모델에서 간호인력 의존도가 높고 행정적으로 복잡한 문제가있어서 의원급 참여가 어려웠다. 의원급 참여 및 활성화로 1차 의료기관이 경증환자를 담당하면, 의료시스템 과부하를 줄이고 지역전반에 1차의료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1차의료기관은 지역에 뿌리 내리고 있고 숫자도 많기에 질병 초기단계에서 우수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최대한 많은 1차 의료기관이 재택치료에 참여하고 2차 의료기관인 동네병원을 거점병원으로 구축하는게 백업시스템이 (재택치료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초구보건소 우선욱 소장은 “재택치료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기 전에는 원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그때 재택치료는 그 사람의 인권이나 건강권을 존중해주는 차원에서 시행됐다”며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면서 확진자가 폭증했고, 병상부족이 심화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모든 확진자를 재택치료하는 것으로 원칙이 선회된 거 같다”고 밝혔다.

우 소장은 “그러다보니 환자 본인이 도의하던 하지 않던 원칙적으로 재택치료가 우선이 됐고, 건강상태가 악화돼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하지만, 병상배정까지 기다려야 하게 된 것”이라며 “병상배정을 못 받은 상태에서 자택에서 사망하는 사례들이 기사화됐고, 서초구에서도 응급상황에서 119가 출동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산소투여밖에 없다”고 전했다.

병상 배정까지 무조건 기다리는 상황에,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때문에 직원들도 그렇게 업무적으로 지치고, 정서적으로 허탈한 경험을 많이 겪었다는 게 우 소장의 설명이다.

우 소장은 “앞으로 위드 코로나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 확진자를 축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역을 완화하면 이번과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기존 협력병원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기에 의원급 참여가 필수”라며 “다만 의원급 참여시 협력 의료기관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보건소에서는 의료기관 별로 분류해 관리해야 하고, 행정적으로 복잡해지기 때문에 선입견을 갖고 참여하려는 입장을 선뜻 내비치지 못하는 자치구가 있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위드 코로나로 진행하면, 의원급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역할을 맡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지금부터 진료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행정적으로 어렵더라도 의료기관과 협력, 환자를 분류해 의원급으로 보낼 환자는 보내고, 병원급에서 보낼 환자를 의뢰하는 역할을 보건소에서 해주면 재택치료가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병원급 재택의료와 의원급 재택의료가 좀 더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이 회장은 “응급실 현장의 입장을 말하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응급의료에 대한 대책자체는 한 번도 없었다”며 “어떤 방향이든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데, 재택치료라는 목표가 경증환자를 관찰, 중증으로의 진행을 막고 병실 부족을 막겠다는 정책 목표를 갖고 있다. 병원급에서 의원급으로 확대도 맞지만 이 과정에서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논의는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제부터 계속 근무했는데, 12시간 동안 재택환자의 상태가 안좋다는 연락을 15통이나 받았다. 15통 중 한 통도 수용 못했다”며 “어떤 식으로든 막혀있는 부분을 풀어야 하는데 의료인 입장에선 이렇지만 담당하는 공무원 입장에선 업무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연락을 받고,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응급의료체계는 현재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여기다가 무언가가 더 얹어져선 안 된다”며 “의원급 재택치료가 만성질환 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으로 간다면 병원급은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나 치료법을 다 사용해서 악화되는 걸 막고, 예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수동적이기보단 적극적으로 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누군가는 병상 배정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의료자원이 충분해지기 전까지는 중앙에서 관리하는 게 맞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금 인력 수준으로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행정지원인력 역시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표창해 과장은 “의원급 재택치료는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며 “지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었는데, 코로나19 상황을 2년 가까지 지켜보면서 답답한 부분은 관련 정책 등이 2주 후를 바라보고 진행해야 하는데, 현 상황만 보고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표 과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수 늘어나고 중증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문제가 있다”며 “의원급에서 재택환자를 관리할 때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방향이 마련되고 진행돼야 한다. 의뢰만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환자를 최종적으로 보내고 치료, 검사할 수 있는 연계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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