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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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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1.12.23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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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조직 관련 폐동맥고혈압, 인식 개선 절실

폐동맥고혈압 치료 환경 개선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희귀 질환으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이 2~3년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인 절환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폐동맥고혈압에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등장하면서 기대 여명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워낙 낮아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폐동맥고혈압으로 진단받기까지 2년 가까이를 허비하고 있다,

이에 폐동맥고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해 조기 진단을 유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폐동맥고혈압 중에서도 자가면역질환 환자에서 나타나는 결합조직관련 폐동맥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폐동맥고혈압보다 예후가 좋지 않지만, 특정 환자들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와 함께 결합조직 관련 폐동맥 고혈압의 특징과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와 함께 결합조직 관련 폐동맥 고혈압의 특징과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를 조명했다.
▲ 의약뉴스는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와 함께 결합조직 관련 폐동맥 고혈압의 특징과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를 조명했다.


◇기대 여명 짧은 폐동맥고혈압, 조기진단 및 적극적 치료로 생존율 향상
폐동맥에서 고혈압이 발생하면 점차 폐혈관의 저항이 증가, 결과적으로 우심실 후부하가 증가해 우심실 부전과 조기 사망으로 이어진다.

5년 생존율은 50% 미만으로 주요 암종보다 더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호흡곤란이 발생한 후 2년 이상 지난 후에야 진단을 받고 있어 인식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허진욱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우측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해 생기는 병으로 사망률이 높은 희귀질환”이라며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고혈압과는 달리 폐동맥의 압력이 증가되면 오른쪽 심장에 부담이 증가되고 질병이 진행되면 결국 호흡 곤란 및 우심부전으로 인해 사망의 위험이 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2020년 1694명으로, 2015년 1413명 대비 1.2배 증가했으며, 발생률은 인구 100만명당 4.84명”이라며 “성별로는 여성(70%)이 남성(30%)보다 많고, 그 중에서도 40대 이상 여성 환자가 전체 환자의 약 54%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질환의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질환 인지도가 낮아 국내에서 아직 진단받지 못한 숨겨진 폐동맥고혈압 환자까지 포함한다면 약 4500~6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생존율은 3년 기준으로 54.3%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폐동맥고혈압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질병 자체가 치명적이기도 하지만, 진단이 늦어져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폐동맥고혈압부터 류마티스 면역질환, 폐나 심장의 다른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면서 “다른 질병과 달리 심장에 계속 혈류 부담이 증가하고 호흡 기능이 떨어지게 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은 2~3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필수”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진단까지 약 2년까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폐동맥고혈압은 진행성 난치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최근 다양한 약제의 개발을 통해 생존율이 약 3배까지 올라간 것은 물론, 병용요법을 통해 기대 생존율도 7.6년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처럼 조기 진단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증상이 나타난 이후 진단까지 평균 2년 이상이 걸리는 이유는 희귀질환이다 보니 워낙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허진욱 교수는 “아직 국내에서는 폐동맥고혈압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낮다”며 “일반적으로는 처음 들어보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또 처음 증상은 단순히 숨이 차거나, 가슴통증, 피로감 등 비특이적인 증상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바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질환에 비해 발병률도 높지 않다 보니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검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따라서 숨이 차는 증상이나 가슴통증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특히 자가면역질환을 진단받고 치료받는 환자분이 이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경우에도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심 증상이 확인되면 심장초음파검사, 심전도, 가슴 X선, 폐기능검사 등을 거쳐 확진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경구약제 또는 주사제 등의 치료를 받게 된다”면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2~3년 내 사망까지 할 수 있지만, 최근 다양한 약제의 개발 및 병용 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로 생존율이 많이 증가 되고 있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예후 좋지 않은 결합조직 관련 폐동맥고혈압, 조기 진단과 기저질환 동반 치료 중요
폐동맥고혈압은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자가면역질환이나 선천성 심장질환 등 특정 환자에서 나타나는 이차성 폐동맥고혈압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합조직관련 폐동맥고혈압의 비중이 높은데, 이 경우 상대적으로 예후가 더 좋지 않다.

이와 관련, 허진욱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WHO에서 제시한 폐고혈압 5개군 중 1군에 해당하며 전체 폐고혈압 중 2%를 차지하는데, 원인이 특별히 없는 특발성이나 가족력이 나타나는 유전성 그리고 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해 동반되는 이차성(결합조직질환 관련, 선천성 심장질환 관련 등) 폐동맥고혈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특히 결합조직질환 즉 루푸스, 경피증과 같은 면역질환에 동반되는 이차성 폐동맥고혈압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합조직질환 중에서도 주로 전신경화증, 전신 홍반성 루푸스 등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동맥고혈압은 전체 폐동맥고혈압 환자 중 약 49%를 차지할 정도로 다른 원인들 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발성 폐동맥고혈압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기저질환의 동반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폐동맥고혈압 등록 레지스트리(KORPAH)에 등록된 297명의 환자의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결합조직질환 관련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사망률이 18.8%로 특발성(8.1%)이나 선천성(3.9%)보다 크게 높았다는 것이 허 교수의 설명이다.

이처럼 결합조직관련 폐동맥 고혈압의 예후가 좋지 않은 이유에 대해 허 교수는 “진단까지 최대 4년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생존율도 폐동맥고혈압 중 가장 나쁜 것으로 확인됐으며, 치료제에 대한 반응 또한 좋지 않고, 결합조직질환 관련 동반질환 및 합병증도 나쁜 예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 환자에서 폐동맥고혈압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가면역질환은 몸 속 어디에나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염증이 폐동맥에도 발생해 쌓이고, 혈관이 좁아져서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자가면역질환들 중에서도 서로 다른 폐동맥고혈압 유병률을 보이는데, 전신경화증에서 7~12%으로 가장 높고 루푸스에서는 1~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결합조직 관련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급여 확대ㆍ다학제적 접근 필요
조기 진단은 폐동맥고혈압의 예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진행성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을 통해 보다 심각한 상황으로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조기 진단은 결합조직질환 관련 폐동맥고혈압 환자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의 진행을 잠재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실제로 전신경화증 동반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생존기간을 관찰한 연구 결과, 체계적인 추적 검사를 받은 환자는 관찰 기간 8 년 동안 64%의 생존율을 보였으나, 단순 치료만 받은 환자는 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가면역질환 환자와 같은 폐동맥고혈압 고위험환자군 중) 숨이 차거나 가슴통증 등이 동반되는 환자분들은 병원에 빨리 내원해 폐동맥고혈압 관련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일본에서는 증상의 유무와 관계 없이 폐동맥고혈압 고위험군인 결합조직질환 환자에게 연간 검진을 권고하고 있으며, 유럽심장학회(ESC)/유럽호흡기학회(ERS) 가이드라인에서도 폐동맥고혈압 관련 증상이 없는 전신경화증 환자에게 매년 심장 초음파, 폐확산능검사(DLCO), 바이오마커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결합조직질환 관련 폐동맥고혈압이 발생한 경우 폐동맥고혈압 치료뿐만 아니라 기저 질환인 결합조직질환을 같이 치료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면역억제제의 사용이나 염증의 치료가 포함된다”면서 “따라서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 약제의 급여기준 확대와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외 폐동맥고혈압 진료지침에서는 중등도 위험군 이상 환자부터 적극적인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는 것이 허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보험급여 기준상 고위험군 이상에서부터 병용요법에 대한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진료지침에서 권고하는 병용 요법을 조기부터 사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학제적 접근에 있어서는 “이전 연구결과 다학제 환경에서 폐동맥고혈압을 위한 협업(스크리닝, 진단, 환자 전원 등)이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환자의 진단 및 치료 또한 빠른 것으로 보고되었고 국내에서 그러한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허 교수는 결합조직관련 폐동맥고혈압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지도 제고 및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조기 진단과 함께 치료제 대한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허 교수는 결합조직관련 폐동맥고혈압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지도 제고 및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조기 진단과 함께 치료제 대한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그는 “국내에서는 충남대학교에서 다학제 환경을 모델로 폐동맥고혈압을 위한 협업을 진행했으며, 의심 환자 37명이 심장초음파를 통해 PAH 가능성 환자로 걸러졌으며, 다시 우심도자술 통해 4명이 최종 폐동맥고혈압으로 판정되어 보다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면서 “해외에서도 호주 시드니의 연구 결과, 다학제 환경 하에 첫 방문에서 치료제 처방까지 16일이 소요됐으며, 4년까지 100%가 6개월 간격으로 추적관찰 치료(retention)을 받아 빠른 진단 및 처방이 가능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허 교수는 “전문의들의 질환 인지도 제고와 다학제 진료 시스템 도입 등 폐동맥고혈압에 대한 인식 개선과 조기 진단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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