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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미운오리새끼 오송회관, 백조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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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미운오리새끼 오송회관, 백조로 키운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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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회, 임총 통해‘'부지 매입 특별회계 신설안’ 승인...1차 중도금 5억 9000만원 마련

의협의 ‘미운오리새끼’였던 오송회관이 ‘백조’로 날갯짓을 하기 위한 단계를 밟아가게 됐다. 의협 임총서 ‘오송부지 매입 특별회계 신설’ 안건이 통과되면서 건립에 탄력을 받게 된 것.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박성민)는 지난 19일 더케이호텔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총회는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오송 부지 매입 특별회계 신설’ 안건으로 개최된 이번 임시총회는 재적 대의원 242명 중 현장에 참석한 대의원이 45명, 온라인으로 참석한 대의원이 126명, 총 171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성원됐다.

▲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박성민)는 지난 19일 더케이호텔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총회는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박성민)는 지난 19일 더케이호텔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총회는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박성민 의장은 “240여명의 대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한다는 자체가 현 시국에서 큰 부담이었다. 처음으로 하는 화상회의라 진행상에 미숙함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길 바란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오송부지 매입에 관해 대의원의 총의를 묻고 결정해야만 하기에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임시대의원 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필수 회장도 “임총의 논의 안건은 오송 바이오폴리스 지구 부지 매입 특별회계 신설의 건으로, 향후 의료계의 미래를 좌우할만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제41대 집행부는 오송회관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 4차례 위원회를 개최해 오송부지 매입안을 만들었다. 특별회비를 걷지 않고 현재의 예산범위 내에서 부지를 마련하고자 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오송회관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집행부는 오송부지 매입이 의협의 발전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에 동의하며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기에 긍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제39대부터 제41대 집행부까지 상당한 시간동안 오송부지 매입 문제에 대해 숙고를 거듭해온 만큼, 이번 임시총회에서 이와 관련한 대의원님들의 고견을 모아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오송회관 추진의 역사는?

의협의 오송 제2회관이 의협 역사에 대두된 것은 지난 2017년 4월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 69차 정기대의원총회부터다.

당시 충청북도의사회에서 긴급 안건으로 올린 ‘충북 오송부지매입안’이 당시 집행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의결됐고, 이듬해 충북 오송2생명과학단지 부지 확보 관련 투자협약이 체결됐다.

2019년 4월 의협 제71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오송부지 매입이 최종결정됨에 따라 의협의 오송 제2회관 건립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후 오송회관의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오송 부지 매입을 위한 자금 충당 방안이 명확히 마련되지 않아, 매입 추진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고, 2019년 9월 계약금 1억 9400여만원을 납부한 이후, 기한이 도래한 1차 및 2차 중도금을 납부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의협 대의원회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분과위원회에선 오송 제2회관 부지 매입과 관련, 지난해 5월과 9월 두 차례 회의 모두 부결시켰다.

▲ 김봉천 위원장.
▲ 김봉천 위원장.

지난해 5월에 열린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분과위원회 회의에선 의협 집행부가 2020년도 회관신축기금회계에서 오송회관특별기금회계를 별도 분리하는 안과 오송회관특별기금 특별회비 신설 안을 심의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별도 분리하는 안에 대해선 찬성했지만, 오송회관특별회비 15만원 신설하는 수정동의안은 부결됐다. 또 집행부가 상정한 오송회관특별기금 특별회비 신설 안 역시 부결됐다.

이후, 9월에 열린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분과위원회 회의에서도 기타 안건으로 오송 제2의협 설립 추진위 구성에 대한 건이 상정됐지만, 이 역시 부결이란 결과를 맞게 됐다. 

이처럼 오송 제2회관 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안들이 모조리 부결되자,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긴급 동의안을 발의, 제72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논의하게 했지만, 이 역시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결국 40대 집행부에서 결론짓지 못한 오송회관 문제는 41대 집행부로 넘어오게 됐다. 41대 집행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오송회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출범 직후부터 상임이사회 회의에 오송회관 관련 안건을 상정해 논의를 계속해왔다.

논의를 지속해오던 41대 집행부는 김봉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오송회관특별위원회’를 구성, 오송회관 문제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의협에 따르면 오송부지 매입 소요 예산은 약 20억 3000여만원으로 추정되나, 납부 시점에 따라 최종 금액은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현재 계약금 2억원만 납부한 상태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나머지 금액을 납부해달라는 최고통지를 의협에 보낸 상황이다.

오송회관관련특별위원회는 오송부지 매입을 위한 소요비용 충당 방안으로 2014년 의료계의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를 반대하는 집단휴진에 대한 공정위 과징금으로 납부한 과징금 5억 9000여만원을 최근 환급받은 것을 회계 전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공정위 과징금 환급액으로 오송부지 매입 관련 중도금을 충당하는 예산(안)을 활용하고자 한 것.

오송회관관련특별위원회 김봉천 위원장은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오송부지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가 가기 전에 이 부분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임시총회가 소집됐다.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료계 미래 위해 필요 VS 후배에 부담 떠넘기지 마라

이어진 찬반토론에선 오송회관이 의료계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과 후배에게 회관 건립 부담을 떠넘기지 말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 대의원이 오송부지 계약이 잘못됐을 때 매각할 수 있는 방안과 조건에 대해 질의하자, 의협 이현미 총무이사는 “계약서를 살펴보면, 사유지가 아니기 때문에 교육 등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사용한다던지, 임의로 용도를 변경하면 매매가 취소되고 땅을 반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이사는 “의협이 용지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처음 계약한 가격에 그동안의 이자 및 대통령령에 의한 원칙에 의해 가격이 책정되며, 건축물이 있다면 별도의 감정을 거쳐 가격을 책정한다”며 “해당 부지를 의협이 제3자에게 매매할 수 없다. 산업공단 측에 의협이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소유권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강태경 대의원은 “그동안 대의원회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됐다는 건 사업성이 없다는 의견이 전제된 것으로, 이미 오송회관 추진 사업이 없어져야 했지만 계속 지연되다 여기까지 왔다”며 “학술대회를 오송회관에서 유치할 수 있다는 등 활용방안을 설명하고 있지만, 학술대회는 숙박이 중요함에도 오송회관 부지는 용도변경이 안된다. 현장을 가보면 알겠지만 허허벌판”이라고 밝혔다.

강 대의원은 “의료정책연구소 직원들을 그곳으로 보낸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연구소 직원들이 있는 건 연구소가 서울에 있기 때문”이라며 “한번 진행되면 오송회관 추진은 도미노처럼 계속 진행해야 하는데, 당장 내년 총회에선 15억원을 더 내야 한다. 이제까지 진행되지 안 된 것은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영부 대의원도 “현재 이촌동 회관도 지난 정기총회 때 건축 융자를 46억 받겠다는 걸 의결해줬다. 이건 앞으로 회비를 걷어서 3~4년에 걸쳐 갚아야 하는 빚”이라며 “이촌동 회관은 이제 지하 공사를 하고 있고, 앞으로 건물을 올려야 하고, 인테리어 비용은 아예 계산도 못 하고 있다. 현재 의협의 현실이 이렇다”고 전했다.

박 대의원은 “오송회관 부지는 그에 걸맞는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바닥면적이 700평에, 다른 건물 면적까지 다 합치면 2800평짜리 건물을 지어야 한다. 평당 500만원씩 잡으면 신축 비용으로 140억원이 든다”며 “오송역에서 연구단지까지 자차든, 택시든 20분 남짓 걸릴 정도로 교통이 좋지도 않은데, 무슨 컨벤션 센터에 수련을 받으러 오라고 하는가. 후배들에게 부담을 떠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엄철 대의원은 “오송회관은 2017년 추무진 회장 때 정기총회에서 가결된 것으로, 이듬해인 2018년 충북지사와 의협이 MOU를 맺고 추진하다가 최대집 집행부 때 잠시 중단된 사업”이라며 “지난 정기총회에서 오송회관과 관련된 사업을 승인해줬다. 돈이 남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12월 31일까지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계약금 2억이 날아가버린다”고 말했다.

엄 대의원은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도 중도금과 잔금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지부가 세종에 있으니 대관업무도 가능하고 의학회가 시뮬레이션 등 교육과 관련된 용도로 쓸 수 있다”며 “내년에 이촌동 회관이 완성된다고 하지만, 의협의 규모를 생각하면 회관이 작다. 찻잔도, 주전자도 다 그릇이지만 용도가 다른 점을 고려해 특별회계 승인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의결권은 없지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주신구 회장도 오송회관 특별회계 신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주 회장은 “오송회관에 센터가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얼마든지 활용을 해서 후배들의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의사 수는 13만으로 매년 3000명씩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연구기관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이는 꼭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찬반토론 후, 대의원들은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재적대의원 242명 중 현장 참석 대의원 45명, 온라인 참석 대의원 133명, 총 17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찬성 125명(현장 39명, 온라인 86명), 반대 35명(현장 6명, 온라인 29명), 기권 5명(현장 0명, 온라인 5명)으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 ‘오송 부지 매입 특별회계 신설’ 안건에 대해 재적대의원 242명 중 17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찬성 125명, 반대 35명, 기권 5명으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 ‘오송 부지 매입 특별회계 신설’ 안건에 대해 재적대의원 242명 중 17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찬성 125명, 반대 35명, 기권 5명으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의협 집행부, 무거운 책임감 느끼지만 최선 다할 것

오송부지 매입 특별회계 신설의 건이 통과되면서 부지매입은 물론, 오송회관 건립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내년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선 오송부지 매입과 관련 나머지 중도금 납부(안) 및 오송제2회관 부지매입에 따른 회관 건축비용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보고할 계획이다.

오송회관관련특별위원회 김봉천 위원장은 “회원들의 동의를 얻었지만, 오송회관 건립 추진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오송회관 추진방안 및 활용방안 등을 잘 만들어서 회원들이 미래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회장도 “오늘 대의원들이 결론을 내려줘서 감사드린다”며 “일부 우려하는 대의원들의 의견도 겸허히 받아들여서, 이에 대한 대책도 충분히 세워가며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트레이닝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공의들이 트레이닝을 받기 쉬운 환경이 아닌데, 그때마다 다른 곳에서 교육을 받으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정기적 관점에서 교육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배의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많은 대의원들도 이를 고려해 찬성해준 거라고 보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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