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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중재치료학회 4년, 의료진ㆍ환자 인식 개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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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중재치료학회 4년, 의료진ㆍ환자 인식 개선 성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2.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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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접근성은 여전히 부족...저변 확대 위한 급여화 촉구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에게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질환으로, 정부에서도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치매는 치료보다는 예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치매 예방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약물치료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비약물치료로서 다양한 인지중재적 접근이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7년 다양한 의료적 중재를 통해 뇌질환으로 인한 인지기능 이상을 치료하는 전문 학술단체로 인지중재치료학회가 창립했다.

▲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회장 양동원)는 지난 11일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회장 양동원)는 지난 11일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회장 양동원)는 지난 11일 백범기념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출범 4년차를 맞은 인지중재치료학회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출범 이후의 성과 및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동원 회장은 “인지중재치료라는 개념을 의료진들이나 환자들에 인식시켜줬다”며 “이전에는 인지중재치료에 대한 생각이나 욕구, 필요성이 없었으나, 학회 창립 이후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인식이 개선된 만큼 인지중재치료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넓은 의미의 인지중재치료는 인지기능의 개선 및 뇌질환의 예방을 포함하는 통상적인 의료영역에서 사용되는 치료가 포함된다. 환경적응훈련, 대인관계훈련, 스트레스 관리, 운동, 영양, 명상 및 예술 치료 등의 의료 외적 치료 전략도 포함되는데, 이러한 다양한 치료 전략은 개개인의 환자에 맞추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적용해야한다.

실제 현장에서 인지중재치료가 어느 정도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나해리 수련이사는 “인지중재치료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현장에서는 많이 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신의료기술에 등재돼 비급여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환자 부담이 큰 편이기 때문에 처방이 제한적이다. 인지중재치료가 급여가 돼 있지 않다는 점 때문에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지중재치료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동원되는 만큼, 치료를 하면 할수록 병원의 부담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 양동원 회장은 “병원 입장에선 인력을 투입하고, 공간을 제공하게 되면 거기에 맞는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하지만 인지중재치료는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것이 현실로, 병원에서 선뜻 나설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인력이 동원되는 만큼,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나해리 수련이사는 “인지중재치료는 특성상 1대 1치료를 해야한다. 병원에서 1대 1 맞춤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인지중재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다”며 “내 환자 중에는 10년 이상 치료를 받는 분도 있는데, 치료를 할 때와 안 할 때의 차이가 큰 환자도 많다”고 전했다.
문소영 보험이사는 “1대 1로 치료를 하는 것은 엄청난 장점인데, 치료를 하다보면 SNSB(신경심리검사)에서 잡아내지 못하는 행동들도 보게 된다”며 “기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1주일에 한번씩 보면 환자들의 학습능력이나 경과, 습관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인지중재치료에 사용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은 어떻게 이뤄질까? 문소영 보험이사는 이에 대해 좀 더 다양하고 심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 이사는 “프로그램의 수준이 차이가 크다. 임상이나 논문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것도 있는 반면, 실망스런 제품도 있다”며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오랜기간동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6개월짜리 프로그램도 많은데, 더 다양화되고 심화된 프로그램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해리 수련이사도 “학회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검증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며 “프로그램이 갖춰야 할 기본 요소가 무엇인가에서도 객관적인 치료의 방법도 일관되지 않은 상태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으로 프로그램의 근거 수준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방법을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양동원 회장도 “학회 차원에서는 비교적 근거가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한다”며 “보험이 되는 시점에서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교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문소영 보험이사, 나해리 수련이사, 양동원 회장.
▲ (왼쪽부터)문소영 보험이사, 나해리 수련이사, 양동원 회장.

여기에 인지중재치료가 신의료기술에 등재된 상태됐지만,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문소영 보험이사는 “실손보험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은 F 코드에 해당되는데, 인지중재치료를 받는 환자 중 여기에 해당되는 환자는 손에 꼽아 실제 혜택을 적은 편”이라며 “한 달에 수십만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은 치료받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환자 중에서 이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는 이나 보호자가 매우 적극적이지 않는 이상 인지중재치료 참여를 꺼린다는 게 문 이사의 설명이다.

이에 문 이사는 급여화 논의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이미 급여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최근에도 심평원에서 인지중재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질의를 한 적이 있다”며 “급여화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점차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인지중재치료학회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양동원 회장은 “진단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치료는 그 속도를 못 맞추고 있다”며 “인지중재치료 뿐 아니라 전류나 초음파 등 새로운 기구를 이용한 치료방식이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지중재치료의 확장을 위해서는 표준화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해리 수련이사도 “초고령화사회에서는 치매 뿐 아니라 정상 인지를 가진 사람에게도 인지중재치료는 필요하다”며 “특히 고위험군 환자에게는 필수적인 만큼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인지중재치료학회는 추계학술대회와 함께 열린 총회를 통해 차기 이사장과 회장을 선임했다. 차기 이사장은 인하대병원 최성혜 교수가, 회장에는 상계백병원 이동우 교수가 맡게 됐다. 이사장과 회장 업무는 내년 1월부터 시작하며, 임기는 2년이다.

차기 이사장 최성혜 교수는 서울대의대를 나와 현재 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진료 분야는 치매와 행동, 기억장애이다. 연구 및 학술 활동으로 수십 편의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하고 있으며, 환자들의 치매 예방,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치매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차기 회장 이동우 교수는 서울대의대를 나와 현재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진료 분야는 치매, 노인우울증 등이다. 노인정신의학 분야에서의 활발한 학술활동을 해 왔으며,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후즈후 2009년 판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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