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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대응TF 박명하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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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대응TF 박명하 위원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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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무조건 반대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과거 의료계에선 ‘원격의료’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볼드모트를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 사람’처럼 여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원격의료의 ‘원’자만 나와도 결사 반대를 외쳤고, 지난 2014년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집단 휴진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원격의료였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지속된 코로나19로 비대면진료를 포함한 비대면 활동이 활발해지고, 한시적이긴 하지만 전화처방이 이뤄짐에 따라 의료계 내에선 오랜 난제인 원격의료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과거 원격의료의 ‘원’자만 나와도 반대만 외치던 의료계가 이젠 원격의료라는 난재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접근, 연구 및 방안을 찾기 시작한 것.

이런 의료계의 원격의료 연구에 앞장선 이가 바로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대응TF 박명하 위원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다. 박명하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원격의료대응TF와 서울시의사회에서 구성한 원격의료연구회에 이르기까지 원격의료에 대한 다양한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대응TF 박명하 위원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원격의료대응TF와 서울시의사회에서 구성한 원격의료연구회에 이르기까지 원격의료에 대한 다양한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대응TF 박명하 위원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원격의료대응TF와 서울시의사회에서 구성한 원격의료연구회에 이르기까지 원격의료에 대한 다양한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대응TF

지난달 4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상임이사회를 열고, 원격의료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격의료대응TF를 구성, 공동 위원장으로 박명하 위원장과 이정근 위원장(의협 상근부회장)을 선임했다.

TF구성 배경에 대해 박명하 위원장은 “정부와 국회, 국민 여론 등 동향을 파악하면서 대응하자는 취지가 크다”며 “기존에도 원격의료 관련 법안이 나왔지만 최근 의료계의 요구가 반영된 법안이 발의되다 보니 원격의료에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상황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고, 회원들도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에 참여하면서 원격의료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진 것도 큰 역할을 했다”며 “특히, 감염병 시대가 끝나도 닥터나우 같은 플랫폼이 원격의료의 또 다른 플랫폼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개선책을 만들기 위해 발족됐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첫 회의를 개최한 원격의료 대응 TF는 ▲공동위원장 박명하(서울시의사회장)ㆍ이정근(의협 상근부회장) ▲간사 박용언(의협 기획이사) ▲위원 선재명(전라남도의사회 의장), 이승주(충청남도의사회 의장), 박보연(충청남도의사회장), 김봉천(의협 부회장), 유인상(대한개원의협의회 정책부회장), 이영화(대한개원의협의회 의무부회장), 이현미(의협 총무이사), 박준일(의협 보험이사), 우봉식(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 문석균(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김성현(의협 기획자문위원)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박 위원장은 “TF는 의협과 각 직역 및 시도의사회장, 대의원회 등 원격의료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들로 구성됐다”며 “공동위원장인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실무적인 부분을, 나는 회의 주재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TF 간사인 박용언 의협 기획이사의 경우 지난 40대 집행부에서 정부에 원격의료 관련 대응을 하고 많은 연구를 한 만큼 원격의료에 대한 조예가 깊다”며 “회의는 특정한 날짜를 정해 진행하기보다 안건 내용을 온라인에서 조율하고 논의한 다음, 오프라인 회의 날짜를 잡아 진행하기로 했다. 수시로 온라인상에서 의견을 조율하며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원격의료 관련 용어 정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원격의료와 원격진료, 비대면 진료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단어를 하나로 정리하기 위해서다”며 “원격의료에 대해 국민은 물론 의사들도 개념이 잡혀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의 용어와 의미도 다르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의료계 내에서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또 다른 혼선을 낳지 말자’는 입장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회의에서는 원격의료, 원격진료, 온라인 진료, 비대면 진료 등 4가지 용어 가운데 어떤 용어를 선택할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원격의료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반대’ 입장이지만, 지난 의협 총회에서 대의원회가 시대 흐름에 따라 집행부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원격의료에 대한 방향성과 법·제도적 문제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의정협의체 논의에서 코로나19가 안정된 이후 논의하기로 정부와 약속했고, 내년 의협 총회에서는 대의원들에게 진행 결과를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 원격의료연구회

▲ 박명하 위원장.
▲ 박명하 위원장.

의협 원격의료대응TF와 별개로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원격의료를 연구하기 위한 ‘원격의료연구회’를 구성했다. 원격의료연구회는 전국 지역의사회 중 처음으로 설립된 원격의료 관련 연구단체로, 최근 의료계 내 원격의료 설문조사를 시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명하 위원장은 원격의료연구회 발족 배경에 대해 “관련 용어도 헷갈리는 상황에서 사회적·시대적 변화에 따라 의료계도 무조건 반대가 아닌 제대로 알고 대응하기 위해 연구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35대 집행부 임원들 사이에서 나왔다”며 “매주 금요일 아침 진행되는 상임이사회에서 연구회 발족 안건을 통과시킨 뒤 7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연구회는 임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총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며 “특히 자율성을 보장해 독립적·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위원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원격의료연구회는 총 세 차례에 걸친 세미나를 진행했으며, 세미나를 통해 원격의료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집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정책 제안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원격의료연구회는 말 그대로 ‘연구회’”라며 “서울시의사회의 카운터 파트너는 서울시청인 만큼, 정부와 협상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와 함께 의견을 교류하고 토론하면서 만들어진 안을 의협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회는 서울시 회원들의 뜻을 살피고 연구하며 대안까지 만들어 의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격의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만큼, 아직 의료계 내에서 원격의료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반대 의견에 맞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전국의사총연합은 서울시의사회 원격의료연구회 3차 세미나에서 제기된 의견을 두고 연구회를 해산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원격의료에 대한 회원들의 ‘반대’ 입장은 최근 연구회가 진행한 원격의료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며 “설문에 참여한 회원의 과반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시대 흐름에 따라 원격의료에 대응하라는 의협 대의원회 의견처럼, 원격의료에 대해 제대로 연구해 적극 대응하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준비해 달라는 게 회원들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구회의 한 위원의 경우 ‘원격의료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논의를 시작했는데, 연구를 할수록 ‘시행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라는 의미로,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진료차트, 청구자료 등 결부된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며 “나 역시 원격의료 TF 위원장을 맡은 이후 원격의료가 첨예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회의 목적을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소통해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내년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 TF 활동 보고할 것

박명하 위원장은 내년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 원격의료대응TF 활동에 대해 보고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의협 대의원회가 매년 결의하던 원격의료 저지에서 시대적 상황에 맞게 대응하라고 집행부에 위임한 것에 대한 보고라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대의원총회에서 보고할 때 어느 정도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기준점을 잡기 어렵고, TF에서 내린 결론 자체가 미흡하다고 여길 수 있다”며 “다만 용어정리부터 회원들이 걱정하는 법적인 부분까진 결론을 내릴 것이고, 이를 정기총회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의사협회 원격의료대응TF 박명하 위원장은 “의협 원격의료 대응TF나 서울시의사회 원격의료연구회에 많은 우려와 기대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TF와 연구회는 원격의료에 대해 고민·연구하며 검토해 의료계에 맞는 원격의료를 만들어 가기 위한 곳이라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내년 4월 대의원회 총회에서 TF의 진행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는 자료가 나온 이후 해줬으면 좋겠다”며 “한 가지 약속드릴 수 있는 건, 의료계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구해 결과물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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