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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를 여성건강의학과로' 이재명 공약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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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를 여성건강의학과로' 이재명 공약 눈길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1.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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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로 10여개과 명칭 변경...타 진료과 반대 넘어야
▲ 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 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산부인과’ 명칭 변경이 다시 한 번 의료계 내 이슈로 떠올랐다.

내년 3월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여당 대선주자가 현재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꾸겠다고 공약을 한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22일 SNS를 통해 “산부인과는 부인만 치료하는 것이란 인식이 있다. 향후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꿔 의료접근성 높이겠다”고 밝혔다. 

여성질환 관련 성장기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생리통, 생리불순, 질염, 폐경 관련 질환 치료 등 생애주기에 맞는 적정 진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산부인과'라는 이름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산부인과를 임산부와 기혼여성만을 위한 곳으로만 인식하고 있어 명칭 변경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왔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1월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을 바꿔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4만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을 변경하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자 산부인과 의사들이 적극 환영하고 나섰지만, 내과나 가정의학과 등 의료계 내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산부인과 명칭 변경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 이 후보는 “미혼여성이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어려운데 이는 임신과 출산 등 기혼여성을 위한 병원이라는 선입견이 큰 탓”이라며 “의료법을 개정해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산부인과처럼 진료과 이름을 변경한 사례가 여럿 존재한다. 과별 역할 분화가 정립된 21세기 들어 이름이 바뀐 진료과는 총 10개 과목으로 이들은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진료범위 변화와 국민 인식 개선 등의 이유로 개명을 추진했고, 현재는 바뀐 이름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진료과 이름 변경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을 바꿔야 하는데 먼저 의료계 내부 합의 과정을 통해 입법화가 진행되며 정부가 발표한다.

2000년대 이후 진료과 이름을 바꾼 곳은 지난 2004년 ‘임상병리과’가 ‘진단검사의학과’로, ‘치료방사선과’가 ‘방사선종양학과’로, ‘마취과’가 ‘마취통증의학과’로, ‘해부병리과’가 병리과로, ‘일반외과’가 ‘외과’로 무려 5개 과가 이름이 바꿨다.

과거 병리과에서 해부병리과와 임상병리과가 분리됐고 이중 혈액검사만을 담당하던 임상병리과는 진단검사의학과로 명칭을 바꿨다. 단순 검사에 그치던 학문은 미생물검사, 면역분석학 등 새로운 진단학이 도입되면서 인체에서 채취된 각종 검체를 이용해 질병을 파악하게 됐고, 따라서 포괄적 영역을 아우르는 명칭으로 변경된 것.

해부병리학은 해부라는 말이 ‘일반인에게 혐오감 준다’는 학계 의견에 따라 해부를 뗀 병리과로 이름을 바꿨고, 방사선종양학과는 과거 치료방사선과에서 ‘방사선 이용 암 치료’ 기술 발전에 따라 이에 명확한 역할을 명시하기 위해 바뀌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과거 마취과에서 신경통 암성통증 등의 새로운 진료 분야가 추가되면서 바뀌었으며, 수술을 주로 하던 일반외과는 혼용해 쓰다가 외과라는 정식 이름을 가졌고 이후 신경, 흉부, 성형, 정형외과 등을 제외한 나머지 외과를 가리키게 됐다.

2007년에는 ‘진단검사과’가 진단장비 변화에 따른 치료변화를 이유로 ‘영상의학과’로 명칭을 바꾸었고, ‘소아과’는 청소년까지 진료 범위를 넓히기 위해 ‘소아청소년과’로 변경, ‘어린아이들만 진료하는 과’라는 인식에서 벗어난, 명칭 변경에 있어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12년에는 ‘신경정신과’가 ‘정신병자들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의료기관 방문을 기피하자 ‘정신건강의학과’로 변경했고, ‘산업의학과’는 ‘직업환경의학과’로 이름을 바꾸었다.

가장 최근에 명칭 변경 사례는 지난 2018년 ‘비뇨의학과’로, 남성질환만 치료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 기존 ‘비뇨기과’에서 비뇨의학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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