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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상황 의료진, 정신건강보호 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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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상황 의료진, 정신건강보호 대책 절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1.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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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TV 좌담회 참석 전문가들 제언...충분한 휴식 등 근본적인 지원 필요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우울증’을 겪는 국민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및 치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의 정신건강 문제도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최근 ‘코로나 우울증’이란 주제로 전문가 진단 좌담회를 유튜브 채널인 ‘KMATV’에서 공개했다. 이번 좌담회에는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 아주편한병원 정재훈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협 박수현 홍보이사겸대변인이 출연했다.

▲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최근 ‘코로나 우울증’이란 주제로 전문가 진단 좌담회를 유튜브 채널인 ‘KMATV’에서 공개했다.
▲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최근 ‘코로나 우울증’이란 주제로 전문가 진단 좌담회를 유튜브 채널인 ‘KMATV’에서 공개했다.

이날 전문가 진단 좌담회에선 K-방역의 주역이자, 현재 ‘번아웃’ 상태에 내몰린 의료진들의 정신건강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백종우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국가와 사회가 챙겨야 하는데, 이 중 하나가 방역과 치료에 힘쓰는 의료진”이라며 “코로나19 방역과 진료의 일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K-방역 3T’라고 불리는 Test(검사)-Trace(추적)-Treat(치료)를 위해 2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책임감과 사명감 하나로 버텨왔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얼마 전 보건소의 방역 인력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우울 위험군이 33%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방역 인력의 피로감이 점점 커지면서 번아웃 증후군에 놓이기 직전”이라며 “맨 앞에서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이런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계에 부딪히면 소진된다. 내가 빠지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일을 더해야 하니 인력이 적으면 못 쉰다”며 “지금 의료진, 소방, 경찰에 대해서는 위드 코로나 시기에는 이분들이 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원장도 “의료진의 정신건강은 0순위로 신경써야 한다. 의료진이 무너지면 방역시스템 또한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현재 의료진은 큰 사명감을 가지고 국가나 지역사회를 위한 희생정신으로 일해오고 있다. 의료진 또한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수많은 진료소에 의료진들이 번아웃 되어 가고 있는데, 이분들이 언제든지 힘들 때 상담할 수 있는 심리상담소 연계가 부족하다”며 “전시에 군인이 부상을 당하면 후방으로 빼서 치료를 하지 않은가? 실제로 상담해서 지금 단계에서 무너질 거 같다고 하면, 치료하고 복귀하도록 해야 잘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코로나19가 장기가 지속될지 몰랐다고 하지만, 지금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많다”며 “지금껏 K-방역을 위해 힘써 온 사람들을 일선 현장과 심리상담소 연계 등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코로나19 방역 및 진료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의 정신건강보호를 위해 나름대로의 대책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코로나19 방역 업무로 지친 의료진과 대응인력의 심리지원을 위해,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보건소 등 관내 대응인력을 대상으로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연계, 주기적 심리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심리상담 핫라인(1577-0199)’과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심리상담을 안내하고, 소진관리 프로그램, 숲 치유ㆍ사찰체험 등 힐링ㆍ치유프로그램, 찾아가는 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부터는 방역 현장 대응인력을 대상으로 마음 안심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마음 안심버스는 국가ㆍ권역별 트라우마센터에서 5개 권역별(수도권ㆍ충청권ㆍ강원권ㆍ호남권ㆍ영남권)로 총 5대를 운영하며, 방역 현장 대응인력에게 휴식공간과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더해 좀 더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의협 박수현 홍보이사겸대변인은 “방역현장 뿐만 아니라 진료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은 의식주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서 진행하는 정신건강을 위한 상담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코로나19는 장기전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고,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막막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근무자 수를 늘린다던지, 충분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재난 상황의 의료진들에게 의무적으로 정신적 케어를 해주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을 요청하면 유약하고 불안정한 사람인양 낙인을 찍는다”며 “이런 부분의 편견을 불식시키고, 의료진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권고함과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신건강 보호 대책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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