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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정맥학회, 표준진료지침ㆍ윤리강령 제정 '자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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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정맥학회, 표준진료지침ㆍ윤리강령 제정 '자정' 선언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11.0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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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 맞아..."환자에 맞춤형 치료할 기회 마련해야"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정맥학회가 표준진료지침, 회원윤리강령 제정 등을 통해 적극적인 자정 활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학회는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할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한정맥학회(이사장 윤상섭)는 지난 7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1년 창립총회를 할 당시엔 200명이 조금 넘는 회원으로 시작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180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큰 규모의 학회로 탈바꿈했다.

▲ 대한정맥학회(이사장 윤상섭)는 지난 7일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대한정맥학회(이사장 윤상섭)는 지난 7일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정맥학회에서 주로 다루는 하지정맥류는 다리 피부의 정맥이 확장되고 비틀리면서 늘어나는 질환을 말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6~2020년 진료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환자 수는 2016년 16만 2000명에서 2020년 21만 2000명으로 증가, 연평균 7%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윤상섭 이사장은 “정맥학회가 창립된 지 20주년이 됐다”며 “정맥학회가 주로 다루는 하지정맥류는 지난 2000년 국민들이 질환으로 인지하면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정맥학회는 정맥 질환의 치료의 질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창립된 학회”라고 밝혔다.
 
홍기표 회장은 “정맥질환에 대해 각 과별로 각기 다른 방향으로 접근, 시술이 이뤄졌는데, 이분들이 함께 모여 논의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며 “당시 정맥질환 중심의 학회가 우리나라에 없었기 때문에 뜻을 모은 발기인들이 학회를 창립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하지정맥류에 대한 환자의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환자 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맥학회는 정맥류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표준화된 진료지침을 마련, 근거에 기반한 치료법을 회원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를 진료하는 일부 병원에서 진단을 과장해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권하고 실손보험금을 노린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학회 내에서 의료윤리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하지정맥류는 초음파로 일정시간 이상 역류를 측정, 진단하며, 치료는 보존적인 방법과 수술적인 방법으로 이뤄진다. 보존적 치료로는 운동, 약물복용, 압박스타킹 착용을 들 수 있고, 수술적 치료는 늘어난 혈관을 수술로 제거하는 발거술, 고주파나 레이저를 이용한 정맥내 가열치료,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한 정맥내 비열치료 등이 있다. 

문제는 하지의 불편감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면서 성급히 하지정맥류로 진단,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 고가의 수술치료를 받았음에도 본인의 불편감이 사라지지 않은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환자의 불편과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 윤상섭 이사장(왼쪽)가 홍기표 회장.
▲ 윤상섭 이사장(왼쪽)가 홍기표 회장.

이에 대해 윤상섭 이사장은 “일간지 등 보도를 살펴보면 하지정맥류 치료가 너무 과하다거나, 치료의 적응증 범위를 너무 넓게 잡는다, 치료를 강요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일부 회원들의 과도한 치료로 인해 문제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제약을 둘 수밖에 없고, 환자가 늘어나다보니 수련을 받지 않은 다른 전문의나 하지정맥류가 뭔지 모르는 의사가 치료를 남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맥학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러한 문제를 개선시키기 위해 회원윤리강령을 선포, 이를 지키기 않은 회원들을 제명할 수 있도록 회칙을 수정했다. 전공의 기간 동안 하지 정맥류에 대해 수련받지 못하는 과의 전문의는 정회원 조건을 강화하기로 했고, 기존 정회원이라도 학술대회의 참석 의무를 부여하는 등 지속적인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자정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학회가 발표한 윤리강령은 하지정맥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비전문가의 진료를 지양하고, 최신지견을 바탕으로 최선의 진료를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윤 이사장은 “학회가 외형적으로 커지고, 학술적으로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노력이나 전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개원가나 대학병원 모두 마찬가지지만 정맥류 치료는 비급여다 보니, 가격이 일률적이지 못하다. 몇몇 회원들은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비용을 받고 있고, 실손보험에 들었는지 여부에 따라 진료 방법이 바뀌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회원들에게 진료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학회 차원의 제약을 두긴 어렵다. 다만 표준진료지침을 만들고, 회원윤리강령을 통해 제약을 두는 학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미약하지만 노력을 하려고 한다”며 “학회는 학술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선 접근하긴 어렵다. 다만 근거에 기반한 진료를 하지 않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회원으로서 보호해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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