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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ㆍ화이자 “바벤시오 요로상피세포암 급여 등재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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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ㆍ화이자 “바벤시오 요로상피세포암 급여 등재 최선”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1.11.06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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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유지요법 통해 사망위험 31% 감소...PD-L1 발현율과 무관한 효과

 

연구자들조차 믿기 어려웠다.

지난 8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최초로 1차 유지요법제로 허가를 획득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를 두고 머크와 화이자가 조속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항 PD-L1 면역항암제인 바벤시오는 진행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국가 무작위 대조 3상 임상, JAVELIN Bladder 100을 통해 획기적인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했다.

강력한 데이터로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20) 기조 강연으로 초청된 이 연구는, 백금기반 1차 항암화학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서 기존의 최적 지지요법(Best Supportive Care, BSC)에 더해 유지요법으로서 바벤시오의 임상적 가치를 확인하고자 진행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45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연구에는 4~6사이클의 표준 항암화학요법(시스플라틴+젬시타빈 또는 카보플라틴+젬시타빈) 이후 완전반응(Complete Response, CR)이나 부분반응(Partial Response, PR), 안전병변(Stable Disease, SD) 환자로 절제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 700명이 참여했다.

▲ JAVELIN Bladder 100 연구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재련 교수는 연구 결과를 두고 “연구자들 조차 믿기 어려웠다”고 소회했다.
▲ JAVELIN Bladder 100 연구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재련 교수는 연구 결과를 두고 “연구자들 조차 믿기 어려웠다”고 소회했다.

각각의 환자들은 임상 연구 전 4~10주간 휴지기를 거쳐 바벤시오 10mg/kg 2주 1회+최적지지요법군과 최적지지요법 단독군에 1대 1로 배정됐다.

최적지지요법에는 항생제나 영양제, 수액제, 진통제 등과 완화를 위한 방사선 요법 등이 포함됐으며, 다른 전신항암치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으로 각각 전체 환자군과 PD-L1 양성군으로 구분해 평가했으며, 2차 평가변수는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과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 안전성과 내약성, 환자가 평가한 결과 등이었다.

이 가운데 1차 평가변수인 전체 환자군에서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바벤시오 유지요법+최적지지요법 군이 21.4개월로 최적지지요법 단독군의 14.3개월보다 7개월 가량 연장, 사망의 위험을 31%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HR=0.69, 95% CI, p<0.001)

2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또한 바벤시오+BSC 군이 3.7개월로 BSC 단독군보의 2.0개월보다 길었으며,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은 38% 감소했다.(HR=0.62, 95% CI, p<0.001)

이어 같은 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ESMO Congress 2020)에서는 이 연구에 대한 2건의 하위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먼저 바벤시오 투약 전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젬시타빈+시스플라틴군 병용군과 젬시타빈+카보플라틴 병용군으로 나눠 새롭게 분석한 연구에서는 1차 요법과 무관하게 바벤시오이 이점이 확인됐다.

이 연구에는 기저시점인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반응에 따른(완전반응, 부분반응, 안정병변) 분석 결과도 포함됐다.

연구 결과,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중 젬시타빈+시스플라틴 그룹에서는 바벤시오 유지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25.3개월, 위약군은 16.5개월로 바벤시오군의 사망 위험이 31% 낮았으며(HR=0.69),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바벤시오군이 4.6개월, 위약군은 2.0개월로 바벤시오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7% 낮았다(HR=0.63).

1차에서 젬시타빈+카보플라틴을 사용한 그룹에서는 바벤시오 유지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9.9개월, 위약군은 12.9개월로 바벤시오군의 사망위험이 34%(HR=0.66),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바벤시오군이 3.0개월, 위약군은 1.9개월로 바빈시오군의 질변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41%(HR=0.59) 적었다.

수치상으로는 젬시타빈+시스플라틴 그룹에서 생존기간이 더 길었지만, 위약과의 차이는 젬시타빈+카보플라틴 그룹에 더 크게 나탔으며, 두 그룹 모두에서 바벤시오군의 이점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반응률에 따른 분석에서는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 중 바벤시오 그룹과 위약군 모두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가운데 바벤시오의 사망위험이 19% 더 적었고(HR=0.8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바벤시오군이 7.4개월, 위약군은 3.8개월로 바벤시오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5% 더 낮았다(HR=0.65).

부분반응을 보인 환자에서는 바벤시오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9.2개월, 위약군은 12.1개월로 바벤시오군의 사망위험이 38%(HR=0.62),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바벤시오군이 3.1개월, 위약군이 1.9개월로 바벤시오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42%(HR=0.53) 더 적었다.

안정병변의 환자들 역시 바벤시오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9.9개월, 위약군은 14.0개월로 바벤시오군의 사망위험이 30%(HR=0.70),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바벤시오군이 3.7개월, 위약군은 2.1개월로 바벤시오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9%(HR=0.61) 낮았다.

이외에도 나이, ECOG 수행 평가 점수, 사구체여과율, PD-L1 상태, 내장 전이 여부, 간병변, 폐병변 등 다양한 하위그룹에서도 바벤시오군의 결과가 더 나은 경향을 보였다.

이를 근거로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벤시오를 백금기반 화학요법으로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유지요법제로 허가했다.

이와 관련, 한국머크바이오파마와 한국화이자제약은 5일 바벤시오의 요로상피세포암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JAVELIN Bladder 100 연구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재련 교수는 연구 결과를 두고 “연구자들 조차 믿기 어려웠다”고 소회했다.

요로상피세포암 관련 연구에서 표준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보다 7개월 이상 생존기간을 연장한 연구는 유례가 없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요로상피세포암에서 20개월이 넘는 생존기간을 보여준 연구는 JAVELIN Bladder 100 이 유일하며, 앞서 요로상피세포암에 적응증을 획득했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로슈)은 물론, 최근 면역항암제간 병용요법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도 이르지 못한 수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대조군으로 배정돼 최적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70% 정도가 다른 면역항암제를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인 이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기존의 표준치료(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곧바로 약제를 변경해 유지요법을 시행했기 때문으로, 재발한 이후에야 면역항암제를 투약할 것이 아니라, 재발하기 전에 투약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는 것.

또한 하위분석 결과 PD-L1 음성 환자에서도 생존기간 개선효과가 입증된 만큼, PD-L1 발현 여부로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건강보험 급여는 과학적인 근거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굳이 병이 나빠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이 연구는 PD-L1 양성인 환자와 음성인 환자 모두에서 생존에 이득을 보여주었으며, 따라서 PD-L1 양성 여부를 따져 급여를 적용할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경제적인 것을 우선시해 과학을 저하시킬(Degrade) 필요가 없다”고 피력했다.

머크와 화이자 관계자들은 바벤시오가 요로상피세포암에서도 빠르게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급여 등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대표 자베드 알람 제너럴 매니저는 “이번 추가 적응증 허가를 통해 그동안 미충족 수요로 남아있던 요로상피세포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으며, 한국화이자제약 항암제 사업부 대표 송찬우 부사장은 “바벤시오가 그간 요로상피세포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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