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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2-05-16 12:55 (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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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21.11.0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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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전의 신약으로 뇌전증 환자들에 희망을

 

Mechanism of Action


국내 뇌전증 전문가들이 새로운 기전(mechanism of action)의 신약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뇌전증은 대부분의 경우 조절이 가능하며 일부에서는 완치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현재 국내에서 접근 가능한 치료제만으로는 적절하게 조절할 수 없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대한뇌전증학회 약물위원회가 국내 뇌전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5가지 이상의 항뇌전증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1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해도 조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 중 절반 이상이 ‘효능 부족’을 꼽았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들도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새로운 기전의 신약들을 추가로 투약하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전의, 차세대 뇌전증 치료제를 빠르게 도입, 환자별로 다른 뇌전증 발생 기전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하는, 합리적인 치료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대한뇌전증학회 약물이사이자 상임운영위원으로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를 만나 뇌전증 치료 현황과 연구의 의의를 들어봤다.

 

▲ 국내 뇌전증 전문가들이 새로운 기전(mechanism of action)의 신약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여러 가지 약제에도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라 하더라도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새로운 기전의 신약들을 추가로 투약하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대한뇌전증학회 약물이사이자 상임운영위원으로 최근 대한뇌전증학회지에 발표된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항경련제 치료에 관한 조사(Survey on Antiepileptic Drug Therapy in Patients with Drug Resistant Epilepsy)’ 연구의 교신 저자로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를 만나 뇌전증 치료 현황과 연구의 의의를 들어봤다.
▲ 국내 뇌전증 전문가들이 새로운 기전(mechanism of action)의 신약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여러 가지 약제에도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라 하더라도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새로운 기전의 신약들을 추가로 투약하면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의약뉴스는 대한뇌전증학회 약물이사이자 상임운영위원으로 최근 대한뇌전증학회지에 발표된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항경련제 치료에 관한 조사(Survey on Antiepileptic Drug Therapy in Patients with Drug Resistant Epilepsy)’ 연구의 교신 저자로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를 만나 뇌전증 치료 현황과 연구의 의의를 들어봤다.


◇뇌전증, 적절한 치료로 조절 가능한 질환이지만 사회적 편견에 유병률 파악도 힘들어
학회측에 따르면, 뇌전증(epilepsy)의 어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외부에서 악령에 의해 영혼이 사로잡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근현대에 들어와 뇌파 등의 의과학 기기나 신경생리학의 발달로 신경세포의 일시적이고 불규칙적인 이상흥분현상에 의해 뇌전증발작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러한 현상을 억누르는 약물을 쓰거나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병소를 제거하면 증상의 완화와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조절이 가능하며, 일부에서는 완치도 기대할 수도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 학회측의 설명이다.

서대원 교수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들의 과도한 연결과 지나친 흥분에 의해서 반복된 발작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서 다양한 문제를 동반하게 되는 질환”이라며 “뇌전증에서는 뇌의 문제가 주이지만, 동반문제로 인지, 행동, 정신, 신체적 증세를 함께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작의 영향으로 부정맥을 일으키면서 심정지가 일어날 수도 있고, 발작 중의 사고로 질식, 익사 등도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이외에 이유 없이 갑자기 사망하는 SUDEP(sudden unexpected death in epilepsy, SUDEP)도 사망에 이르는 이유 중의 하나”라며 “뇌전증 환자의 3명 중 1명은 2가지 이상 약물로 충분히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인데, 의료기관 이용, 장기간의 치료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더욱 커지며, SUDEP을 포함한 사망의 위험성도 더욱 높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심각한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뇌전증의 유병률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서 교수의 지적이다.

해외에서는 뇌전증의 유병률이 1000명당 4-10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매년 10만명 당 20-70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뇌전증발작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숨어 지내는 환자들도 적지 않아 정확한 유병율은 파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뇌전증은 굉장히 오래된 질환이지만, 인지도는 낮다”면서 “뇌전증의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환자들이 스스로 병을 알리고 서로 교감을 하지 않고 환자들이 대부분 질환을 숨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전증을 숨기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질환이 발병한 모습을 보기 힘든 것이 크다”며 “(발작을 하면) 뇌가 손상된 사람으로 보이거나, 주변 사람들이 혐오의 감정을 느낄까봐 걱정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뇌전증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옛날부터 계몽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으며, 그 가운데 하나로 질환명을 간질에서 뇌전증으로 바꾸기도 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 뇌전증 치료의 역사를 살펴보면 뇌전증 치료제가 없던 시절 길에서 발작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었다”면서 “지금도 뇌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비슷한 것으로 보이지만, 길에 쓰러져 발작하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는데, 이는 우리나라 의료 수준이 잘 갖추어져 있고 치료제가 발전해 많은 환자들이 발작을 하지 않고 지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부에 보이지 않는 숨은 뇌전증 환자도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증상이 있어도 숨기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면서 “수면 발작만 하는 경우에는 본인도 발작을 일으키는 지 모를 수 있고, 2-3년에 1번씩 발작을 일으키는 정도라면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뇌전증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숨기는 환자들이 많아 전체적인 유병률 파악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뇌전증은 흔한 만성 신경계 질환(common chronic neurological disorder) 중 하나이며 뇌졸중, 치매와 함께 뇌가 망가져서 생기는 신경계 질환 중 Big3에 속하는 질병”이라며 “환자들이 밝히지 않을 뿐 굉장히 흔한 질환 중 하나”라고 역설했다. 

이어 “뇌 자체로 봤을 때 혈관 쪽이 망가지면 뇌졸중이고, 뇌 기능이 떨어지면 치매고, 뇌 기능이 흥분하면 뇌전증이 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뇌전증 환자는 점차 증가되고 있다”며 “국내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7년까지의 8년간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뇌전증 발생률은 10만명 당 2009년 28.7명에서 2017년 35.4명으로 증가했으며, 유병률은 1000명당 2009년 3.4명에서 2017년 4.8명으로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뇌전증은 노인에서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향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더욱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뇌전증, 동반증세까지 살펴야
뇌전증은 뇌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3대 신경계 질환 중 하나로 흔한 질환 뿐 아니라, 다양한 신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는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뇌전증 치료는 뇌의 발작 현상은 물론, 동반증세까지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뇌 기능이 떨어지거나 혈관에 문제가 생긴 것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발작은 순간적, 일시적인 현상으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며 “그 영향으로 인해 다양한 동반증세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반증세라는 것은 뇌전증 때문에 생기는 증상, 징후, 변화 등을 통틀어 이야기하는데, 신체적인 부분, 즉 인지 기능부터 시작해서 정서적인 부분, 내과에 속하는 심장, 소화기, 근골격계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결국에는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동반증세 중에서 사망 쪽만 살펴봐도 뇌에 돌발적인 현상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문제가 많은데, 질식, 폐렴이 일어나기도 하고 발작이 멈추지 않고 계속될 수도 있다”면서 “이를 뇌전증 지속상태(status epilepticus)라고 하는데 뇌전증 지속상태 환자의 사망률이 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불안 하다 보니 우울증세로 인한 자살 충동도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런 상태를 떠나서 이유 없이 돌연사로 사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뇌전증은 흔히 질병(disease)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동반증상을 모두 고려하는 질환(disorder)이라고 표현한다”면서 “따라서 발작부터 조절해 나머지 동반증세를 막는 것이 뇌전증 치료의 핵심으로, 뇌의 발작 현상부터 모든 증세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뇌전증 치료에 있어서는 다양한 동반증세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들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뇌전증 치료는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삶의 질은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 관계(personal relationship), 가족 관계(family relationship), 사회적 관계(social relationship)를 고려해 발작 완전 조절(seizure free)로 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뇌전증에 동반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으로 운전, 결혼, 고용 등이 있다”면서 “ 이러한 사회적 동반증세까지 잘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뇌전증 치료를 미래의료(future medicine) 관점에서 보면, 항뇌전증약 자체가 환자별 맞춤 또는 개별화 치료를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신약들이 계속해서 나오다 보면 환자들의 발작 소실율(seizure free rate)은 조금 낮더라도 자신의 발작을 완화시키면서 동반증세를 잘 조절할 수 있게 되어 결론적으로는 삶의 질을 높이며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뇌전증 전문가, 새로운 기전의 신약에 대한 갈증 커
실제로 뇌전증은 약물을 비롯해 수술과 시술 등 치료 방법이 다양하며, 이를 통해 대다수의 환자들은 적절하게 조절되고 있다.

일부 조절이 잘되지 않는 환자들도 기존 약물의 농도를 높이거나 다양한 약물을 병용하면 대부분 반응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여러 가지 약제를 병용하고 환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최대 용량까지 농도를 높여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한뇌전증학회 약물위원회에서는 국내 뇌전증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항경련제 치료에 관한 조사(Survey on Antiepileptic Drug Therapy in Patients with Drug Resistant Epilepsy)’를 진행했다.

교신저자로 이 연구에 참여한 서 교수는 “뇌전증은 다른 신경계통, 혈관, 치매 등의 다른 병과 비교했을 때 뇌와 관련된 질환 중에서 초기부터 실험이 잘 형성돼 약의 개발이 잘 이루어진 분야였다”면서 “당시에는  치료되는 병은 뇌전증 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치료가 잘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수술 방법도 발전하고 다양한 약들이 개발됐지만, 여전히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꽤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또,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지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이번 서베이 형식의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또한 “다른 이유로는 새로운 뇌전증 치료 방법이 많아지고 있는데, 진단적 부분에선 메디컬 웨어러블 디바이스부터 전자약(Electroceuticals)까지 나왔으며, 수술, 시술적 치료법과 더불어 새로운 약들이 들어오고 있어서, 이러한 상황에 어떤 식으로 치료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모아보고 싶었다”면서 “다시 말해, 뇌전증 치료의 다양한 변화 추세에 있는 현 시점에서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떤지 서로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 진행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연구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100여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는데, 한 달 여 만에 마무리됐다는 것.

서 교수는 “전국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굉장히 짧은 시간안에 마무리됐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첫 번째로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꼽았다.

이어 “연구가 한 달 정도 만에 끝난 것은 전문가들의 관심 덕분”이라며 “약 100명에게 서베이를 보냈는데, 이들 가운데 80% 이상이 단기간 내에 회신해와 놀라웠다”고 소회했다.

100여명의 전문가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그만큼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가 컸다는 방증이다.

서 교수는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가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있었을 것”이라며 “그들의 치료 과정에 아쉬움이 크고 전문가로서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바쁜 와중에서도 답을 주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답변을 줬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빠르게 서로의 의견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의료 전문가들의 장점인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 결과에 있어서도 전문가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신약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서 교수는 “조사 결과, 많은 전문가들의 생각이 비슷했다”면서 “약제가 잘 듣지 않는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방법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의 전문가가 신약에 기대를 걸어본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뇌전증 발생의 메커니즘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치료에 대한 메커니즘, 즉 약물의 기전에 따라 약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치료(rational therapy) 방법이라고 답한 결과가 이번 연구의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며 “전문가들은 기전을 고려한 새로운 뇌전증 약제 도입에 굉장히 긍정적이며,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치료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효능 부족’

▲ 서 교수는 “앞으로 뇌전증 치료의 핵심은 약의 기전이 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단일 약제 최대 용량에 다른 약 몇 개 섞는 정도였지만, 앞으로의 뇌전증 약물 치료 트렌드는 약의 기전으로 갈 것이며,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 환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서 교수는 “앞으로 뇌전증 치료의 핵심은 약의 기전이 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단일 약제 최대 용량에 다른 약 몇 개 섞는 정도였지만, 앞으로의 뇌전증 약물 치료 트렌드는 약의 기전으로 갈 것이며,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 환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연구 결과,약물 난치성 환자 중 10% 이상이 5가지 약제를 투약해도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5가지 약상의 약제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 이전 복용약 5개 이상으로도 조절되지 않은 환자의 평균 비율은 13.3%였으며, 현재 5가지를 복용하는 환자는 7.3%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5가지가 넘는 약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약물간 상호작용과 부작용이 적은 약제들이 늘어나면서 조합 가능한 약들이 늘었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 뇌전증 약물 치료의 원칙은 복용 약에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용량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약이 많이 개선됐다”면서 “특히 부작용이 굉장히 많이 낮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옛날 약이 1세대 약의 개념이었다면 2세대가 되면서 부작용을 많이 낮춘 약이 10개정도 더 나왔다”며 “부작용이나 약의 상호작용을 줄이는 연구들도 많이 나와서 약들을 조합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3세대 약이 10개 이상 나오고 있고 아직 국내 출시가 안 된 약들도 있다”며 “이러한 약제 변화에 따라, 발작 조절이 어려운 뇌전증 환자에게 과거처럼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용량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효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약의 용량을 줄이고 다른 약과 조합하는 다제 요법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양한 약제를 투약해도 약물 난치성 뇌전증 조절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효능 부족’을 꼽았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전’의 약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 교수는 “난치성 환자의 1/3은 새로운 치료를 통해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1/3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나머지 1/3은 치료되지 않는지만, 이 경우에도 치료를 잘하면 발작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 “약으로도 발작이 조절이 안 되는 환자는 발작이 일어날 때 환자가 보이는 발작의 강도와 횟수, 동반증세 그 모든 것들을 종합, 발작의 빈도를 줄이지는 않지만, 강도를 줄일 수 있는 정도, 또는 동반증세를 완화할 수 있는 정도의 약을 추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서베이에서 국내 뇌전증 전문가들은 환자의 발작 조절 실패의 원인으로 효능부족(57.4%), 이상반응(20.4%), 순응도(18.6%)를 꼽았다”면서 “특히 약물 효능 부족에 대한 응답은 소속 병원의 유형, 임상경험, 지역, 전문지식에 불문하고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전문가들의 절반 이상이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 새로운 약물을 추가하면 발작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며 “특히 중요한 부분은 새로운 항뇌전증약의 선택 기준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약물의 작용 기전을 꼽았다는 것으로, 이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서 새로운 기전의 새로운 약물 치료 옵션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다양한 원인만큼 다양한 기전의 약제 필요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전문가들이 기존 치료제의 한계로 순응도나 내약성, 약물 상호작용보다 약제 자체의 효능에 아쉬움을 지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순응도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그 날에 잘 먹느냐 또, 아침 약과 저녁 약을 잘 구분해서 먹느냐, 그리고 복용 시간을 잘 맞춰 먹느냐 등이 있다”면서 “하지만 환자가 복용할 5가지 약을 아침 저녁으로 나눠 준다든지, 자기 전으로 맞춰준다든지, 외래에서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가이드를 주면 순응도에 큰 영향은 없었으며, 대부분 본인에게 맞는 약을 맞춰서 처방하기 때문에 순응도는 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나온 뇌전증 약들은 약물 상호작용이 별로 없다”며 “특히 3세대 약으로 올수록 약물 상호작용을 줄이는 약들이 많이 나와서 순응도, 내약성 등에서는 우려가 적다”고 부연했다.
 
이에 “내약성이나 순응도도 다 중요하지만, 효과를 고려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실레로 “최근에 허가 받은 약제 중에는 기존 약물에는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서도 효과를 입증한 약제도 있다”면서 ”신경전달물질의 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소포단백질 SV2A에 작용해 강력한 효과를 보이면서 기존의 약제에 반응하지 않았던 약물 난치성 환자에서 발작을 감소시키는 우수한  약제“라고 소개했다.

특히 ”기존 약제의 정신행동적인 부작용도 현격히 줄일 수 있었다“면서 ”이처럼 강력한 약효를 입증한 약제는 신속하게 임상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음에도 급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한 것.

이처럼 뇌전증 전문가들이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를 갈망하는 이유는, 그만큼 뇌전증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환자에 따라 뇌전증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그에 맞는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서 교수는 “뇌전증 뿐만 아니라 고혈압도 난치성 고혈압이 있는 것처럼, 모든 질병이 그렇다”며 “모든 질병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조절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절이 안 되는 원인을 뇌전증의 기전 면에서 보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뇌전증은 신경 세포가 흥분도(excitability, firing)가 변하여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연결이상으로 지나치게 동기화(synchronization, wiring)되어 나타나는데 약제가 그 발작을 일으키는 부분에 작용하는 효과가 미흡해서 그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을 잘 못 드셔서 조절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어떤 약을 써도 독해서 힘들어하는 환자들이 있으며, 이 경우에는 용량을 높일 수가 없어서 심한 발작만 막아주는 정도로 지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더해 “드물지만 약을 잘 안 드시는 경우도 있다”면서 “뇌는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 과로, 스트레스, 음주 관리가 잘 안 되시는 분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뇌 자체가 변하는 것도 있다”며 “뇌가 발작 조절이 잘 안 되는 쪽으로 변해가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여러 가지 환자가 전체 뇌전증 환자 중 난치성인 30% 안에 섞여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많은 이유로 발작 조절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별화된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약제의 효과면에서 보면 동일한 기전을 가지는 약제보다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기전이 같은 약들을 사용했을 때와 다른 계통 약을 조합해 사용했을 때의 치료 효과를 비교해봤을 때 후자가 치료 효과가 더 좋다”고 역설했다.

이번 연구에서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 역시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약물 난치성 뇌전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서 교수는 “이번 조사 연구를 통해 뇌전증 전문가들이 약의 기전을 중시하고 치료 효과 측면에서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새로운 약을 추가해서 어느 정도 효과 있겠냐는 물음에 50% 이상은 효과를 볼 수 있겠다고 답변했고, 그렇다면 앞으로 새로운 약을 추가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하겠냐고 물어봤을 때는 8-90%가 기전이라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새로운 기전의 신약들이 많이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뇌전증, 사회문화적 인식개선 위한 지속적 교육과 함께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 뇌전증 전문가들은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간질이라는 질환명에 덧대진 낙인을 떨쳐내기 위해 뇌전증으로 변경하고,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라며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작 증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여전히 뇌전증 환자에 대한 편견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사회의 현실이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뇌전증 환자들은 회사에서 일을 잘해도 다른 사람과 경쟁이 안 된다. 직장에서도 발작하면 해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가정 유지 마찬가지로, 집안에서 발작을 일으킨 후에 부부 사이가 나빠져 이혼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뇌전증 환자에게 동반된 사회적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환자 주변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전증 환자에게 발작 증상이 나타나면 주변의 사람들이 두려워 하지 말고 다치지 않도록 지켜봐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서 교수의 당부다.

그는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환자가 발작을 일으키면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적절한 처치를 하지 못한다”면서 “적절한 조치는 간단히 말하면 환자가 발작 중 경련을 하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며 회복할 때까지 지켜주는 것으로, 발작이 끝나면 환자가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상황을 설명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자가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환자를 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발작으로 인한 골절, 화상, 낙상, 손상 등에 취약하게 되고 환자들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환자와 보호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뇌전증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

이어 “보호자가 옆에서 잘 대처해주면 발작도 더 잘 관리될 것이고 평소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뇌전증 환자도 편안함을 가지며 충분한 보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예를 들어 그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질환에 대해서는 아무 꺼리낌 없이 의료진은 물론 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다 같이 모여서 강의도 하고, 교육도 하고, 자세히 얘기하고, 토의도 할 수 있다”며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슈화되고 다양한 면이 받아들여 질 수 있는 환경이 쉽게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뇌전증은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아 환자나 보호자가 다 같이 모여서 즉 개인의 신분이 밝혀지는 공개적인 참여 방식이 어려워 이슈화되기 힘들다”며 “이런한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약을 잘 먹으면 많이 조절된다는 점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한, 이를 위해 “누구나 발작을 무서워하지 않고, 발작할 때 도와주면 더욱 열심히 보답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하며, 같이 함께 살아가는 좋은 동료이자 친구이자 가족으로 보는 환경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치료제의 도입과 접근성 개선에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바람이다.

그는 “건강보험 급여는 임상 연구 결과와 현재 국내 상황, 환자, 비용 경제성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시스템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보다 의료진들이 더 활발하게 나서서 전문적인 사항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혀 주어야 하며, 미디어와 같은 채널을 통해서 뇌전증의 다양한 면을 계몽하고 이슈화해 ‘뇌전증은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 주변인들의 도움도 많이 필요하다’는 사회 분위기가 잘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러면서 새로운 치료의 도입도 모두가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 좋겠다”며 “현시점에서는 새로운 약제의 신속한 도입으로 뇌전증이 이슈화되면서 뇌전증 치료 개선이 한차원 높게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뇌전증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 계몽의 새로운 물결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나아가 “앞으로 뇌전증 치료의 핵심은 약의 기전이 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단일 약제 최대 용량에 다른 약 몇 개 섞는 정도였지만, 앞으로의 뇌전증 약물 치료 트렌드는 약의 기전으로 갈 것이며,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 환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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