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에는 절구로 방아를 찧었다.
절굿공이를 들어 올려 힘껏 내리치면
‘덜거꿍, 덜거꿍’ 소리가 났다.
행여 낱알이 튈까 노심초사했다.
그럴 것 없다.
방아깨비는 태평하다.
뒷다리만 잡고 있으면 저절로 방아를 찧는다.
마치 숙련된 로봇처럼 긴 머리를 사정없이 아래로 박는다.
돌출된 겹눈도 덩달아 위로 아래로 들썩인다.
그러나 매우 조심해야 한다.
손으로 잡고 있는 근육이 발달했어도
여차하면 마디가 끊어져 더는 방아질 못한다.
그러면 잘 나는 날개가 있어도 천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두 번 해보고 얼른 놓아줘야 한다.
방아 맛만 보고 곡식은 뒷전으로 밀어 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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