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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넘어 레드, 방역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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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넘어 레드, 방역 전환 '시급'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9.1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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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醫, 설문조사 진행...불안ㆍ우울 증상 등 호소

코로나19가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정신적, 심리적 불안의 양상이 변해가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초창기 ‘코로나 블루’라고 불린 질병에 대한 ‘공포’, ‘불안’, ‘우울’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코로나19 장기로 인한 스트레스 과부하로 ‘분노(코로나 레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방역전략을 전환, 확진자 억제보단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김동욱)는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진료 환경의 변화에 대한 설문을 2020년 10월 및 2021년 8월, 2차에 걸쳐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1, 2차 모두 구글의 설문지 도구를 활용해 진행했으며, 151명이 참여한 1차 설문조사는 2020년 10월 11일부터 31일까지, 338명이 참여한 2차 설문조사는 2021년 8월 22일 시행했다.

▲ 내원 환자에서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레드의 비율에 대한 조사 결과.
▲ 내원 환자에서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레드의 비율에 대한 조사 결과.

최근 모 언론에서 보도된 ‘코로나19 초기에는 질병에 대한 ‘공포’ ‘불안’ ‘우울’이 주요한 감정이었다면, 최근에는 ‘분노’의 감정이 앞서고 있다.

코로나19 장기전에 대한 스트레스 과부하로 우울함(코로나 블루)을 넘어 분노(코로나 레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라는 기사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의견을 확인한 결과, 코로나 블루와 레드 환자의 비율이 7:3 정도에 달한다는 의견이 35.8%로 가장 많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코로나 블루 및 레드의 호전을 위해 ▲방역의 전략을 전환,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36.7%) ▲책임성 있는 개인위생 관리를 전제로, 사회경제적 활동 참여를 장려한다(27.5%) ▲코로나19 팬데믹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철저한 준수를 강조한다(12.2%) ▲감염병 준칙 준수로 전제로 개인들 간 사적 접촉을 늘리도록 권고한다(12.2%) ▲코로나19 팬데믹 예방을 위해 개인의 감염병 예방준칙의 철저한 준수를 강조한다(11.3%)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방역대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2021년 대비 8.2% 증가한 96조 9,377억 원으로 2022년 예산(안)을 편성했는데, 복지부의 예산에는 국민의 마음건강을 위한 정신건강복지 투자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지역주민의 정신건강을 지원할 수 있도록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을 전국으로 확대(12개소→17개소)하고, 코로나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 대응을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 확충 및 전문인력을 증원(2021년 228개소/1575명 → 2022년 245개소/1875명)하기로 결정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코로나19 초기에는 불안과 우울이 주된 증상으로, 시간이 흐르면서는 불안은 감소한 반면 우울과 답답함 그리고 무기력감이 상당히 증가했다”며 “짜증, 분노도 상당히 늘어 코로나 레드 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회는 “코로나 블루 및 레드의 호전을 위해 우리 사회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불안증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방역의 전략을 변경하고, 책임성 있는 개인위생관리를 전제로 사회 경제적 활동을 조금씩 늘려나가야 된다는, 코로나 사태의 연착륙을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도 고려할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지난해 10월 진행한 1차 설문조사 결과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했는데, 많은 전문의들이 정신과 내원 환자들 중 10~29%가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36.5%)’고 답했다. 

정신과 내원 환자들 중 30~49%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였다는 대답도 많았는데, 이는 1차 응답에서의 36.7%, 23.3%와 유사했다.

즉,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운 환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증상을 겪고 있다고 추정된다는 게 의사회의 설명이다.

정신과 신환의 주 증상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된 심리적 고통이라는 응답이 2020년 10월의 1차 설문조사에 비해, 2021년 8월의 2차 조사에서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환 중 10~29%는 팬데믹의 심리적 고통이 주 증상이라는 응답이 23.2%에서 35.4%로 크게 증가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주된 심리적 증상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불안, 우울, 답답함, 무기력, 짜증이라고 응답했으며, 지난해 1차 설문조사와 비교하면 분노, 대인관계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백신과 관련된 국민들의 우려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
▲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단장: 정은경 청장)은 9월 14일 0시 기준으로 1차 접종은 82만 5438명으로 총 3397만 9519명이 1차 접종을 받았고, 이 중 42만 2119명이 접종을 완료해 총 2048만 5521명이 접종을 완료하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국무총리 김부겸)는 현재대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추석 전까지 1차 접종 목표인 3600만 명을 차질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조사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에 대해 ▲70% 이상의 다수 국민들이 백신을 기꺼이 수용하는 것 같다(49.4%) ▲백신에 대한 수용 정도가 50~70% 수준으로 보통인 것 같다(45.2%)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응답자의 65.7%가 ‘아직 다수 국민들이, 백신에 대한 부작용을 상당히 우려하는 것 같다’고 응답해, ‘정부 및 언론, 접종 국민들의 경험 공유 등으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경감된 거 같다’고 응답한 31.6%보다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이번 설문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코로나19 팬데믹과 연관된 국민들의 고통을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회는 “코로나 블루의 장기화는 사람들에게 불안과 우울은 물론 답답함 심지어 분노와 짜증을 증가시키고, 무기력감을 증폭시켜 정신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형태의 코로나 대처방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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