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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이어진 집단휴진 공정위 과징금 소송, 판결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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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이어진 집단휴진 공정위 과징금 소송, 판결 배경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9.10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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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의협 집단휴진 이후, 7년만에 의협 승소...노환규ㆍ방상혁 소송은 아직 재판 中
▲ 지난 2014년 의협 집단휴진 당시 노환규 전 회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 지난 2014년 의협 집단휴진 당시 노환규 전 회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의협이 주도한 집단휴진과 관련,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5억 원에 대한 재판이 일단락됐다. 아직 관련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법원까지 진행된 공정위 과징금 소송에서 의협이 승소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9일 대한의사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상고를 기각,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나온 지 5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원심에선 의협의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14년 3월 10일 의협이 원격의료에 반대하기 위해 집단 휴진을 실시하자 공정위가 이에 대해 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심사보고서를 의협에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집단 휴진 당일인 2014년 3월 10일 진료수가 줄어든 것 자체로 국민의 건강권에 피해를 줬으며,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반대가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협은 사전에 집단 휴진을 예고했다는 점과 집단 휴진을 강제하지 않았다는 점, 집단 휴진을 하루만 실시했다는 점, 집단 휴진으로 인해 가격인상 등의 시장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 참여율이 20%에 불과했고 응급실은 정상 운영되고 휴진 병의원에서는 인근 병의원을 안내하는 등을 통해 국민 건강을 저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공정위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러한 공방 끝에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의협의 주장을 받아들여 과징금 처분을 취소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당시 대법원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생산ㆍ출고ㆍ수송 또는 거래의 제한이나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합의를 하거나 다른 사용자가 행하도록 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도록 결정하고, 사업자단체 구성원 간에 사업자단체의 의사결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공동인식이 형성됨으로써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의협과 의사회원들이 휴업을 결의하고 실행한 이유는 정부의 원격진료 및 영리병원 허용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것으로 의료서비스의 가격ㆍ수량ㆍ품질ㆍ기타 거래조건 동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의사나 목적이 없었다”며 “실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건강보험제도의 특성상 가격 인하를 유발하는 의료기관간 경쟁이 불가능한만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없다”며 “휴업으로 의료기관이 줄었다 하더라도 휴업하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동일한 비용으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고, 종전보다 더 높은 진료비를 요구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서비스의 품질도 휴업 이전보다 너 나빠졌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소비자의 불편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업자의 공동행위에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이를 인정하게 된다면 사업자의 모든 거래 제한 또는 거래 거절행위 그 자체로 공정위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경쟁제한성이 있는 경우에 부당한 노동행위로 인정하는 공정거래법 취지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판부는 “휴업이 의료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가격 상승ㆍ다양성 감소ㆍ서비스 품질 저하ㆍ경쟁사업자 감소 등 가격ㆍ수량ㆍ품질ㆍ기타 거래조건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고, 의도와 목적이 인정돼야 휴업의 경쟁제한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업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의사의 이익이나 이윤이 더 늘어난 것도 아니고, 의료소비자가 동일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더 많은 경제적 지출을 하거나, 동일한 진료비 부담으로 진료시간 단축 등 의료서비스 품질 저하를 계속 감수하게 된 것도 아니다”며 “휴업으로 일부 소비자들이 불편과 후생이 감소된 사실만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재판부는 휴업으로 수가가 인상됐다는 공정위의 주장에 대해 “2013년 2.4%, 2014년 3.0%, 2015년 3.1%로 예년과 비슷할 뿐 2015년에만 예외적으로 높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성원 사업자들에게 휴업을 강요했다는 지적에 대해 재판부는 “의협이 휴업에 참여할지 구성사업자들에게 직ㆍ간접적으로 강요하거나 휴업 불참으로 인한 불이익이나 징계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며 “사후에도 불이익이나 징계를 가했다고 볼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의협이 휴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것은 구성사업자들이 다수 의사에 따라 휴업실시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투표가 공동 인식 형성을 위한 기법으로서 집단휴업에 반대하는 의사들로 하여금 의사에 반해 휴업을 하도록 강요하는 수단이 됐다. 휴업결의ㆍ통지ㆍ권고 등의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공정위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후, 공정위의 상고로 사건은 대법원까지 진행되게 됐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2심 판결과 같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의협은 ‘지극히 당연한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의료계의 자율적인 의사 표출 방식인 집단휴진이 정당했다는 것을 인정한 사법부의 판단이 지극히 당연하며, 이에 이번 판결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의협은 “이번 판결은 불합리하고 잘못된 의료정책이 추진될 경우, 의료계가 정당한 의견을 표출함으로써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이는 의료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문가단체로서 지속적으로 정당한 의사 표명을 통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보건의료 수준의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환규 전 회장ㆍ방상혁 전 상근부회장 형사소송은?

이번 대법원 판결이 과거 집단 휴진으로 인해 고발됐던 의협 노환규 전 회장 등에 대한 형사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집단 휴진 사건으로 인해 노환규 전 회장과 방상혁 전 상근부회장(당시 기획이사), 의협은 검찰에 의해 기소돼 재판이 진행됐으며, 지난해 3월 선고된 1심 판결에서 전원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집단휴진의 위법성이 성립하려면 경쟁제한성과 부당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봤다. 

경쟁제한성은 집단휴진으로 가격, 수량, 품질, 거래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고 부당성은 공동 행위가 전반에 미치는 효율성 등 구체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휴업은 국가 정책 결정에 반대하면서 초래됐다”며 “원격진료와 의료민영화는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전문가와 관련자의 활발한 토론이 필수다. 집단 휴진은 의료전문가가 국가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정치적 의사표현을 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후,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됐으며, 2심 재판부에서는 의협의 공정위 과징금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보고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소송에 대한 선고는 조만간 기일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방상혁 전 상근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전문가 집단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과 행동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처음부터 몰아붙인 건 잘못인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가 의료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의료전문가 단체인 의협에서 반대하면 그 의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방 전 부회장은 “2014년부터 재판 때문에 노환규 전 회장과 내가 마음고생이 많았다. 아직 노 전 회장과 내 재판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 결과가 우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 빨리 재판이 진행돼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이 내려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의협 역시, “집단휴진 당시 의료계 미래를 위해 투쟁의 전면에 나선 노환규 전 회장, 방상혁 전 상근부회장 및 의협에 대한 형사소송에서도 이번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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