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이전의 모습은 녹색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는 하나의 꽃이었다.
깊은 산 속에서 하얀 꽃이 무더기로 피었다면 마가목일 가능성이 크다.
넓은 우산처럼 혹은 커다란 쟁반처럼 이른 아침 물안개처럼 보였다면.
이제 노랑이다.
이 상태로 한 두어 달 태양을 빌려야 한다.
10월쯤이면 빨갛게 익는다.
비로소 '내 이름은 빨강'이 된다.
그때 따서 말려 약재로 쓴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으니 나는 인간을 위한 쓰임새가 많다.
사람 손 타지 않았다면 겨울에도 빨간 열매를 볼 수 있다.
말 이빨 닮은 새싹, 마가목의 변신은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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